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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한국의 최저임금은 OECD 3위" 사실은?

이경원 기자 입력 2022. 07. 01. 11:18 수정 2022. 07. 0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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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올해 최저임금인 9,160원 보다 5.0% 높은 금액입니다. 월 환산액, 즉 월 노동시간 209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201만 580원입니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 위원, 사용자 위원, 공익 위원, 각각 9명씩 27명으로 구성되는데,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워낙 클 때가 많아 공익 위원들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이 바로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수준은 OECD 30개국 중 3위(근로자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유감을 표했습니다.


정말 그런지, SBS 팩트체크 사실은팀이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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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최저임금, OECD에서 얼마나


전경련의 이 같은 입장문의 구체적 근거는, 지난 5월 전경련이 낸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중위임금(전체 근로자의 임금소득을 금액 순으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에 있는 소득) 대비 62.5%로 OECD 국가 가운데 7위, 평균임금 대비 49.6%로 OECD 국가 가운데 3위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2020년 구매력(PPP) 기준으로 달러로 환산된 액수로 따진 결과입니다. 여기에 한국의 최근 최저임금 인상률 역시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내용도 있습니다.
지난 5월 25일, 전경련이 발표한 보도자료 <韓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49.6%), OECD 30개국 중 3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후보자 시절이었던 지난 5월 청문회에 나와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경제 수장의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위 통계는 언론 보도와 SNS를 통해 계속 인용됐고, 전경련은 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냈습니다.

사실은팀이 OECD 관련 통계를 직접 확인했습니다. OECD는 통계 웹사이트(https://stats.oecd.org)를 통해 회원 국가들의 다양한 통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먼저, 최근 통계인 2020년 기준, 최저임금 액수와 중위소득 대비 최저임금 비율, 평균소득 대비 최저임금 비율을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했습니다.


최저임금 상승률도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최근 20년 동안 구매력(PPP) 기준으로 달러로 환산된 액수로 OECD 모든 국가의 최저임금 변화를 그려봤습니다. 빨간색이 한국인데, 2010년대 들어 다른 국가에 비해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10년 증가율을 수치로 계산해 보니 한국은 62.5%였습니다. 한국보다 높았던 나라는 리투아니아(127.7%), 에스토니아(81.4%), 헝가리(70.7%), 폴란드(65.8%) 정도였습니다.

사실은팀이 파악한 수치로 보면, 한국의 최저임금은 OECD 국가 기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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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와 '의도'


그런데, OECD의 자료를 인용할 때 유의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OECD는 국제 기구이기 때문에, 회원국들로부터 통계 소스들을 사실상 '자발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집계 기준이 다른 경우도 여럿 있습니다. 중앙 정부라면 통계청 같은 중앙 정부가 가이드라인 공문으로 보내고, 이에 따라 제출받으면 되지만, OECD는 국제기구인 까닭에 이를 강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 통계도 비슷한 측면이 있습니다. 가령, 상당수 유럽연합 회원국은 중위임금을 계산할 때 10인 이상 사업체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는 1인 사업체를 모두 포함합니다.

한국의 경우 작은 사업체까지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유럽연합 회원국에 비해 중위임금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테고, 자연히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노동연구원에서 기준을 똑같이 맞춰서 한국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을 가늠해 봤는데, 비율이 기존 통계보다 훨씬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기존의 계산 방법을 이용할 경우 한국의 최저임금 상대수준은 0.55로 중상위권에 속한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과 동일하게 업종을 제한하고 사업체 규모를 10인 이상으로 한정하고 한국의 임금의 중위값을 계산할 경우 최저임금 상대수준은 0.46으로 스페인과 에스토니아를 제외한 국가들보다 낮아지게 된다.
- 오상봉(2019), <최저임금 관련 통계에 관한 분석>, 한국노동연구원, 38쪽.

위 연구도 2019년 제출된 것으로 최근 통계는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최근 수치로 보정한 연구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최저임금이 OECD 국가들 가운데 3위라는 통계는 '수집 방식'의 차이 때문에 완벽한 통계로 볼 수 없습니다. 일부 언론과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이 통계를 인용하기 위해서는, OECD 국가들 간의 수집 방식의 차이를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이번 팩트체크가 최저임금 인상 혹은 동결과 같은 특정한 입장을 지지하는 취지로 읽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실은팀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여러 통계들도 다양한 층위와 맥락이 있다는 점입니다. 달리 말하면, 통계는 늘 정확하고 딱 떨어져 보이지만, 인용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달리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통계 너머에는 늘 복잡한 사회적 배경이 있습니다. 그 어떤 국가보다 자영업자가 많은 한국 산업 구조상 자연히 최저임금이 미치는 경제적 영향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교육과 의료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국가들, 이른바 사회적 임금(social wage)이 높은 국가들과 최저 임금을 동등 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반박도 있습니다.

통계 수치는 이런 배경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위와 같은 OECD 순위 통계 단기적인 여론전에 유용할 뿐, 공익적인 협의와 합의에 별 다른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언론과 권위 있는 단체, 정치인들은 이런 맥락과 층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OECD 국가 통계를 자주 활용해 팩트체크하는 SBS 사실은팀도, 이번 팩트체크를 계기로 통계 인용에 신중하겠습니다.

참고로, 같은 OECD 통계 가운데, 최저임금 통계와 나란히 있는 다른 통계를 추가로 인용했습니다. '중위소득의 2/3 미만을 받고 있는 노동자 비율' 통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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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팩트체크 사실은팀은 "한국의 최저임금은 OECD 국가 가운데 3위"라는 전경련의 주장을 검증했습니다.

OECD 통계를 직접 확인한 결과, 집계 가능한 OECD 회원국 30개국 최저임금을 구매력(PPP) 기준 달러로 환산했더니, 액수는 9위,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은 7위,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은 3위로, '높은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가 별로 수집 기준이 달랐습니다. 유럽연합 회원국 상당수는 중위임금은 10인 이상 사업체를 기준으로 계산하지만, 한국은 모든 사업체가 기준입니다. 이러면 한국의 최저임금이 높아보일 수 있습니다. 이를 보정하면 한국의 최저임금이 중간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다만, 아직 최신 자료를 보정한 연구 결과가 없기 때문에 조금 신중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은팀은 이런 측면을 고려해 판단을 유보합다만, 이를 계기로 통계 너머에 복잡한 사회적 맥락이 얽혀 있음을 시청자 여러분들과 함께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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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전경련 입장문 <2023년 최저임금 결정에 대한 입장>, 2022년 6월 30일.
전경련 보도자료 <최저임금제도 국제비교 및 시사점>, 2022년 5월 26일.
OECD 통계(https://stats.oecd.org)
오상봉(2019), <최저임금 관련 통계에 관한 분석>, 한국노동연구원, 38쪽.

(인턴 : 정경은, 이민경)

이경원 기자leek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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