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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도어스테핑'..계속돼야 하는 까닭

입력 2022. 07. 0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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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 정치 읽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도 내부 갈등 중이지만, 국민의힘 상황도 만만치 않다.

국민의힘 갈등이 유독 주목받는 이유는 여당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집권 초기라는 시기적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집권 정당에서 정권 초기에 갈등이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당연히 이유가 궁금해진다.

가장 큰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 외부에서 들어온 인사기 때문이다. 당내에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기에 한국 정치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당내 기반이 없는 상황은 대통령의 당 장악력에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때 장악력은 대통령이 여당 여러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당이 일사불란하게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민주적으로 돌아가는 정당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표출될 수도 있고 계파도 존재해야 정상이다.

일각에서는 계파의 존재를 부정적으로 말하지만, 계파는 외국 정당에도 존재하는, 민주주의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자연적 현상’이다.

계파가 부정적 현상이 아니라는 것은 영국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영국은 대표적인 내각제 국가다. 내각제는 입법부와 행정부 권력이 융합될 수밖에 없는 권력 구조다.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이 행정부인 내각을 ‘주도적’으로 구성하기 때문이다. 권력을 나눠야만 민주주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는 차원에서 보면, 내각제는 매우 위험한 권력 구조다. 하지만 내각제를 하는 국가 중에는 독재 국가가 없다. 내각제에서의 권력은 ‘수시로’ 바뀔 수 있고, 따라서 대부분 내각제 국가에서는 정당끼리 연정(聯政)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제에서 대통령 임기는 헌법 사안이어서 임기가 철저히 보장된다. 그러나 내각제에서 수상 임기는 헌법 사안이 아니어서 상황에 따라서는 임기 만료 이전에도 얼마든지 권력이 바뀔 수 있다. 또 행정부를 다양한 정당의 연합으로 꾸릴 경우, 수상 마음대로 내각을 움직일 수 없는 만큼 독재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내각제는 대통령제보다 더 민주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권력 구조다.

그런데 영국은 다당제 국가가 아니라 거대 양당이 정국을 주도하는 국가다. 당연히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특정 정당이 의회 내에서 절대 과반을 차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해당 정당 구성원만으로 내각을 꾸린다는 것을 뜻한다. 특정 정당이 행정부와 의회를 동시에 지배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영국이 독재로 흐르지 않는 이유는 영국의 뿌리 깊은 민주주의 전통과 영국 정당 내 다양한 계파 덕분이다. 특정 정당이 집권했어도 해당 정당 내 다양한 계파가 권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일본도 비슷하다. 자민당 내 여러 계파 덕분에 자민당이 계속 집권해도 적나라한 일당 독재로 흐르지 않는다. 결국 계파 존재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단, 계파 간 갈등이 무한 투쟁으로 흘러서는 곤란하다. 특정 계파가 권력을 잡을 경우 상대 계파의 정치적 생명력을 끊어버리겠다는 식의 행동은 안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당 내 계파 갈등은 이런 양상을 보인다. 현재 여당 내 갈등이 복잡하고 극한 양상을 띨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만일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컸다면 이런 식의 갈등은 없었을 것이다. 대통령의 당에 대한 장악력이란 당내 분란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봉합시킬 수 있는 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결국, 윤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뚜렷한 주류가 부상하지 못하고 대통령의 당에 대한 장악력도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복합적 현상이다. 여당 내 분란을 잠재우기 위해 대통령의 당에 대한 장악력을 키워야 하겠지만, 이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당에 뿌리가 약한 대통령이 당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 있다. 여론의 높은 지지를 통해 당에 대한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행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대통령 지지율이 높지 않고, 높지 않은 지지율의 원인 중 하나가 여당 내 갈등이다. 즉, 지지율이 높지 않아 여당 내 갈등은 더욱 격화되고, 격화되는 여당 내 갈등이 다시 대통령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 집권 초기 지지율에 비해 높지도, 그렇다고 낮지도 않은 수준이다. 한국갤럽 기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권 1년 차 1분기 지지율은 52%였고,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율은 42%였다.

윤석열정부가 사례로 삼을 만한 과거 정권은 이명박 정권이다.

그 이유는, 첫째 이명박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는 달리, 정치 팬덤을 갖고 있지 않다. 둘째, 이명박 정권 당시에도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했는데, 지금도 전 세계적 차원의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우리를 덮치고 있다. 먼저 경제위기라는 공통점에서 출발해보면, 이명박 정권은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기에 집권 3년 차 2분기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의 3년 차 2분기 지지율 중 최고였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번 경제위기를 잘 극복하면 지지율이 얼마든지 급상승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나 이 전 대통령 모두 팬덤이 없기에 지지율 측면에서 불리하다. 팬덤이 최소한의 지지율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명박 전 대통령처럼 윤 대통령 지지율도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팬덤이 없는 상황에서 여론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매우 의미가 있다. 미국이나 일본 정상에게는 일상화가 된 일이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던 것이 바로 도어스테핑이다. 도어스테핑에 문제가 있다는 소리도 들리지만,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모든 것을 그날그날 소상히 털어놓고 투명하게 국정을 운영하려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비판이 있더라도 도어스테핑은 계속돼야 한다. 이런 노력이 쌓이면 국민 여론도 좀 더 호의적으로 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윤 대통령의 당에 대한 장악력도 좀 더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집권한 지 두 달도 안 된 시점에서 지지율을 놓고 평가하는 것 자체가 가능하지 않다. 뭔가 성과를 내세울 시점도 아니고, 단지 방향성을 제시하는 수준의 정책만을 선보인 시점에서 평가를 내릴 수는 없다. 본격적인 평가는 이제부터다. 윤 대통령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이유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66호 (2022.07.06~2022.07.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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