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선도 뚫렸다' 흔들리는 원화의 운명..'통화스와프 논의 필요'

김성은 기자 입력 2022. 7. 6. 18:2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달러·원 환율 달러당 1311.0원까지 상승..약 13년 만에 최고 기록
"韓 '빅스텝'도 원화 강세 이끌진 못해..통화스와프 체결시 환율 진정"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2.6.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세계 금융시장에서 위험통화로 인식되는 원화의 운명이 미국 달러 강세와 맞물려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의 숨 가쁜 긴축 행보 속에서 달러·원 환율이 달러당 1300원선마저 뛰어 넘었지만, 앞으로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고점이 찍은 뒤 하향세를 나타낼 것이란 신호가 나타나야 환율 역시 하향세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환율 방어가 시급해진 상황에서 강력한 경제 안전판으로 꼽히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 종가에 비해 6.0원 오른 달러당 1306.3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1311.0원까지 상승하며 연고점인 1303.7원을 갈아 치웠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2009년 7월13일(고가 기준 1315.0원) 이후 약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 행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몸값이 치솟은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우려 역시 달러화 강세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위험통화인 원화를 피하려는 투자심리에 달러·원 환율은 빈번한 조정을 거치며 크게 출렁이고 있다. 당분간 추세적인 상승세를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물가 고점 형성 시기가 현재의 환율 흐름을 바꿀 변수로 남아 있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의 물가가 뚜렷한 둔화 양상을 나타낼 때까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한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어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변수가 남아 있긴 하지만 올 3분기 미국의 소비자물가에 정점이 형성되면 달러·원 환율 역시 고점을 찍지 않을까 싶다"면서 "현재로선 달러·원 환율의 상단을 1300원대 초반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1300원대 중반을 넘어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달러·원 환율의 추세를 바꾸는 동력은 미 달러의 방향성일 것이며, 미국 인플레이션의 고점 형성 여부가 중요하다"며 "올 하반기 달러·원 환율 상단은 135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3일 열리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으나, 이마저도 환율을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현재 1.75%로 미국의 기준금리(1.50~1.75%)과 같다.

연준이 7월 금통위 회의에 뒤따라 26~27일(현지시각)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 한·미 기준금리는 곧바로 역전된다.

전 연구원은 "한은도 '빅스텝' 인상안을 열어두고 있으나 0.50%p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원화 강세를 이끌지는 못할 것"이라며 "금리차 확대는 자본 이동의 관점에서 외국인의 국내 투자 유인을 높여 원화의 절상을 유도하는데, 현재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흐름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자금 유출 압력이 더 크다"고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비상금인 외환보유고는 한 달 새 급격히 줄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382억8000만달러로 전월말 대비 94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환 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선 결과다. 특히나 지난달 감소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11월(117억5000만 달러 감소) 이후 13년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일각에서는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나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부터 이틀간 한국을 방문하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첫 재무장관회의를 가질 예정이라 통화스와프 논의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는 양상이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 5월21일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선언문에서 "양 정상은 외환 시장 동향에 관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외환 시장 안정에 대한 협력을 한미 정상이 공동선언문에 명시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박 연구원은 "물론 한·미 통화스와프가 현실화할지가 관건이겠으나 만약 실제로 체결된다면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로 진정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며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e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