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빨라지는데 '키오스크'가 여전히 두려운 노인들

이민아 2022. 7. 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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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키오스크. 그 앞에서 혼자만의 싸움을 하고 있는 한 사람과 그 뒤로 줄줄이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 이런 풍경 종종 목격되는데요.

코로나19가 무인화 일상을 앞당겼지만, 부적응을 호소하는 고령층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디지털재단이 지난달 16일 발표한 ‘서울시민 디지털역량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만 55세 이상 고령층 중 키오스크를 사용해 본 사람은 불과 45.8%. 나이가 들수록 경험은 줄어들어 75세 이상은 13.8%만이 키오스크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키오스크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사용 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33.8%), ‘필요가 없어서(29.4)’, ‘뒷사람 눈치가 보여서(17.8%)’ 순으로 많았습니다.

키오스크 앞에 서는 것조차 두려운데, 키오스크 도입은 사회 전반에서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 게 현실.

문제는 음식점이나 카페는 키오스크가 어려워 못 먹으면 그만이지만, 생활에 꼭 필요한 부분까지 점차 디지털화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은행이나 주민센터뿐 아니라 기차역·고속버스 터미널, 아파트 단지까지.

애초에 무인화를 목적으로 키오스크를 설치한 터라 도와줄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급변하는 시대에 어딜 가나 ‘디지털 약자’가 된 노인들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기 일수입니다.

충북 청주에 사는 A(69)씨는 “요즘은 어딜 가기가 무서워요. 다 기계로 해야 되는데. 우리가 시대에 뒤떨어진 거지 뭐” 하며 자조 섞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는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1인 노인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디지털 고립화’는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문가는 “노인 혼자서도 디지털 기기를 다룰 수 있는 교육이 절실하다”며 “미국이나 유럽처럼 디지털 평등법 제정 등 법제화와 제도적 기반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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