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은 세계적 트렌드.. 한국 기업도 철저 대비해야" [2022 세계증권포럼]

이강진 2022. 7. 1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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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혁신과 ESG전략
숀 콜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ESG 투자시장 규모 지속적으로 증가
2016년 22조8390억弗 → 2020년 35조弗
"지속가능성 무시하는 건 위험한 전략"
수에이로 글로벌 임팩트 투자협 위원
온실가스 배출 많은 기업 90%가 亞
지속가능성 재무·기후 관련 공시 마련
'제조·수출 중심' 韓, 혁신의 기회될 것
국내 전문가들도 공감대
ESG 대비하지 않으면 기업 비용 증가
투자 방향 정하되 서두를 필요 없어
정부·학계 등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개최된 ‘2022 세계 증권 포럼’에서 숀 콜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영상을 통해 ‘글로벌경제와 자본시장 최근 동향 및 ESG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글로벌 석학과 전문가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및 공시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들 역시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ESG 경영 및 공시의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대를 표시했다. 다만 한국적 특수성을 고려해 섣부른 적용보다는 현실적 접근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13일 세계일보가 주최한 ‘2022 세계증권포럼’에 참석한 숀 콜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글로벌 경제와 자본시장 최근 동향 및 ESG전략’이라는 주제발표에서 “ESG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기업 전략에서 필수이자 핵심으로 떠올랐다”고 강조했다. 발표는 미국 현지에서 사전 녹화한 영상을 포럼 행사장에서 재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콜 교수는 ESG를 투자 결정에 있어 환경·사회·거버넌스와 같은 비재무적 요인들을 적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콜 교수에 따르면 ESG 기준을 활용하는 투자 시장 규모는 2016년 22조8390억달러, 2018년 30조6830억달러에 이어 2020년 35조3010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최근 ESG와 관련된 화두를 ‘지속가능성과 ESG전략이 실제로 기업 가치를 향상하는지 여부’라고 제시한 콜 교수는 ESG와 기업 성과 간 관련성에 대한 학술적 증거가 혼재된 상황이라면서도 많은 연구에서 긍정적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숀 콜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콜 교수는 이 같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ESG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연합(EU)은 ‘지속가능성 재무 로드맵’(Sustainable Finance Roadmap 2022∼2024)을 내놓는 등 전 세계적으로 ESG 규제가 강화되는 데다 불분명했던 ESG 관련 기준들도 점차 통합돼 가는 추세다.

콜 교수는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무시하는 건 위험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ESG에 지나치게 적극적인 전략 역시 위험이 따른다면서 효과적인 ESG 전략을 수립하고 해당 전략의 재무적 가치에 대해 주주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본시장 혁신과 투명성’을 주제로 발표한 산티아고 수에이로 글로벌 임팩트 투자협의회 정책분과위원은 최근 ESG 공시 의무화 트렌드에 대해 설명했다. 수에이로 위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투자·경영 업계는 지속가능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추세이며, ESG 공시제도는 국제적인 최신 트렌드다. 이러한 흐름의 가속화는 멈출 수 없는 만큼 한국 및 아시아 기업들은 기후 위험 요소 등에 대해 보다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산티아고 수에이로 글로벌 임팩트 투자협의회 정책분과위원
ESG 및 투명성 강화 추세는 지난해에 더욱 급격한 진전을 보였다. 2021년 11월에는 국제회계기준(IFRS)이 국제기준지속가능성위원회(ISSB)를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수에이로 위원은 우선 지속가능성 정보 공시를 확대하는 흐름은 최소 1∼5년간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므로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기업 10개 중 9개가 아시아에 있다”며 “아시아가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데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지속가능성 성과에 대한 평가가 철저해지는 것과 관련해 한국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 수에이로 위원은 “한국 같은 제조 및 수출 중심 경제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혁신의 기회도 있다. 제조공정과 사업 모델을 개선하고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기업 문화를 조성한다면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13일 서울 여의도 KRX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세계일보 주최로 열린 ‘2022 세계 증권 포럼’에서 정희택 세계일보 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이재문 기자
뒤이어 문철우 성균관대 교수 주도로 진행한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ESG’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는 “‘MZ세대가 기업에 중요 이해관계자로 부상하는데, MZ는 대체로 ‘ESG’에 관심을 갖는다”며 “기업의 마케팅 등이 문제되지 않듯이 ESG도 그렇게 가야 된다”고 말했다. 안욱상 한국산업은행 ESG 뉴딜 기획부장도 “스태그플레이션이나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ESG 투자가 주춤할 수는 있겠지만 ESG 공시 의무화나 이런 규범화되는 속도들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대비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는 기업 비용 증가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재무 성과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ESG 투자’라는 방향은 맞지만, ‘속도’에 있어서는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SG 공시 기준인 ‘ISSB’의 초안이 나오긴 했지만 각국의 수용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고, ‘ESG’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한 기준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최진석 한국투자공사 책임투자팀장은 “ESG 공시의 표준화가 중요한 과제고 다양한 평가체계가 통합되고 있는 최근 흐름은 분명 환영할 부분이나, ESG를 활용하려는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통합이 반드시 좋은 투자기회를 갖고 온다는 생각은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도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국제적 추세라고 무조건 ESG 통합 기준을 쫓아갈 것이 아니라 학계나 업계, 특히 정부가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강진·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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