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잠재울 수 있을까'..스리랑카 대선 3인 후보 확정·20일 투표

최서윤 기자 2022. 7. 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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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자가 고타바야 남은 임기 채우게 돼..2024년 11월까지
14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 위치한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국민들이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사임 소식에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2022.07.14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대대적인 국가 혼란을 겪고 있는 남아시아 스리랑카의 차기 대통령 선거가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AFP 통신에 따르면 19일 스리랑카 의회는 3명의 후보 지명 사실을 발표했다. 최종 선출을 위한 투표는 오는 20일 의회 비밀 투표로 실시된다.

이날 발표된 후보로는 우선 현재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라닐 위크레마싱헤(73) 총리 겸 재무장관이 있다. 의회 225석 중 위크레마싱헤가 속한 통일국민당(UNP) 의석은 1석뿐이지만, 고타바야 전 대통령의 스리랑카인민전선(SLPP, 100석), 엘람인민공화당(EPDP, 2석)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다.

라닐 위크레마싱헤 스리랑카 총리 겸 재무장관. 사진은 콜롬보에서 로이터통신과 가진 인터뷰 모습. 2022. 5. 24.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위크레마싱헤는 지난 5월 초 반정부 시위로 고타바야 전 대통령의 친형 마힌다 라자팍사 당시 총리가 쫓기듯 먼저 사임한 뒤 총리직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여론은 좋지 않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위크레마싱헤의 출마에 반대하는 학생들과 여러 단체들이 대규모 시위도 준비 중이다. 시위대는 위크레마싱헤가 결국은 축출된 고타바야의 사람이라고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스리랑카 대선 후보로 확정된 언론인 출신의 덜라스 알라하페루마(63) 전 교육부 장관.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다른 후보로는 언론인 출신의 덜라스 알라하페루마(63) 전 교육부 장관이 있다. SLPP 소속으로, 라자팍사 일가의 오랜 족벌정치 기간 여당 의원으로서 활동해오긴 했지만, 제1야당의 지지를 확보하면서 유력 후보로 올라섰다. 이에 위크레마싱헤 총리를 반대하는 시위대에겐 그나마 '차악'으로 꼽힌다.

이날 의회의 후보 지명 발표에 앞서 제1야당인 국민전선연합(SJB, 54석)의 사지트 프레마다사 대표가 알라하페루의 지지를 표명하기 위해 출마 의사를 철회하며 힘을 실어줬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프레마다사가 알라하페루마 당선시 총리 자리를 약속받았다는 말도 전해진다고 AFP는 전했다.

스리랑카 대선 후보로 나선 좌파 성향의 아누라 쿠마라 디사나야카(53) 국가인민의힘(NPP, 3석) 대표. 오른쪽 두 번째.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또 다른 후보로는 좌파 진영(JVP)의 지도자로 나선 아누라 쿠마라 디사나야카(53) 국가인민의힘(NPP, 3석) 대표가 있다.

이날 3인의 후보는 의회의사당에서 개회 10분도 채 되지 않아 공식 지명됐다고 AFP는 전했다. 사라스 폰세카 전 육군참모총장도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의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해 후보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스리랑카 의회는 오는 20일 비밀 투표로 3인 중 1명을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하게 된다. 새 대통령 임기는 고타바야 전 대통령의 남은 임기인 오는 2024년 11월까지다.

13일(현지시간) 국가 부도 위기를 겪고 있는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시위대가 라닐 위크라마싱하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며 집무실 밖에 집결하자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그러나 누가 당선하든 남은 길은 가시밭길이다. 고타바야 전 대통령이 폭발한 민심을 피해 줄행랑치듯 나라를 빠져나가 '이메일'로 사임계를 냈으니 나라가 멀쩡할 리 없다. 외환위기와 50% 넘는 인플레이션, 심각한 식량난, 연료 및 의약품 부족 속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도 해야 한다.

스리랑카는 지난 5월19일자로 국가채무 불이행, 디폴트가 공식화한 상황이다. 극심한 외환위기와 경제난에도 감세와 예산관리 부실 등 잇단 실책으로 민심을 잃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요 수익원인 관광업까지 타격을 받자 결국 국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콜롬보에서 마힌다 라자팍사 스리랑카 총리의 환영을 받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렇게 되기까진 라자팍사 일가의 책임이 적지 않은데, 사임한 마힌다 전 총리는 2005~2014년 스리랑카를 철권통치했고, 당시 고타바야 대통령이 국방장관을 지내는 등 족벌정치의 폐해가 심각했다. 2019년 고타바야의 당선으로 라자팍사 일가가 부활한 때부터 지금의 비극은 예견됐다는 평가다.

특히 라자팍사 형제의 SLPP는 강력한 친중국 성향을 띄는데, 이번 위기에서 중국의 책임론이 지적되는 건 이 때문이다. 중국은 스리랑카 외채의 약 10%를 쥔 최대 대출국으로, 2005년부터 인프라 개발을 해준답시고 많은 돈을 빌려줬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주력 일대일로 사업을 거치면서 스리랑카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에 스리랑카는 2017년 중국에 항구 한 곳의 운영권을 넘기기도 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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