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한 CJENM 순위조작 PD 회사 징계는 베일 속

정철운 기자 2022. 7. 2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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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영김용범PD 징계 수위, '개인정보' 이유로 공개 안 해…해고 대신 복귀 전망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프로그램 순위조작으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은 안준영PD(가운데). ⓒ연합뉴스

오디션 프로그램 순위 조작으로 PD들이 실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다녀온 방송사(史)에 전례가 없는 사건. Mnet, 나아가 CJENM의 흑역사가 된 사건. 문제의 PD들은 회사로부터 제대로 된 징계를 받았을까.

대법원은 2021년 3월 <프로듀스101> 모든 시리즈에서 순위를 조작해 사기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안준영PD에 대해 징역 2년 실형 및 3700여만원 벌금형, 김용범PD에 대해 징역 1년8개월 실형을 확정했다. 김용범PD는 2021년 7월4일, 안준영PD는 그해 11월4일 만기출소했다.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최종 선발 멤버를 미리 정해놓았음에도 시청자들 투표로 최종 멤버를 선발한다고 시청자를 속여 유료 문자 투표를 하게 해 방송사 업무를 방해하고 시청자를 속인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김용범은 총괄 프로듀서로 조작을 묵인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무겁고, 안준영은 메인 프로듀서로서 순위 조작에 적극 가담하고 연예기획사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점에서 책임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앞서 시즌1 1차 투표조작으로 김수현 서혜린이 탈락했고, 시즌2 1차 투표조작으로 성현우, 4차 투표조작으로 강동호가 탈락했다. 시즌3 4차 투표조작으로 이가은 한초원이 탈락했고, 시즌4 1차 투표조작으로 앙자르디 디모데, 3차 투표조작으로 김국헌 이진우, 4차 투표조작으로 구정모 이진혁 금동현이 탈락했다. '공정'을 믿었던 시청자와 오디션 참가자 모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프로듀스101>, <프로듀스101 시즌2>, <프로듀스48>, <프로듀스X101> 등 4개 프로그램에 대해 각 3000만원, 모두 1억2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방심위 역사에 남을 이례적 규모였으나, 조작사건이 불러온 사회적 충격을 감안하면 부족한 액수였다.

CJENM은 이 같은 잘못에 합당한 징계를 내렸을까. Mnet은 지난해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이후 이들에 대한 인사위원회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인사위 결과는 해가 바뀐 지금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당시 사건에 분노하며 CJENM의 책임있는 조치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정작 문제의 PD들이 어느 정도 수위의 징계를 받았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미디어오늘은 CJENM에 해당 징계 수위는 공적 가치가 있는 정보라는 이유로 거듭 확인을 요청했으나 “징계 수위 등은 개인정보이므로 구체적 내용을 확인해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는 답변만 받을 수 있었다. CJENM은 “본 사안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절차대로 진행 완료했다”고 밝힐 뿐이었다.

앞서 프로듀스101 진상규명위원회는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CJENM이 제작진들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는 점”이라며 “CJENM의 유감 표명에 진정성이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앞으로도 시청률만 나온다면, 돈벌이가 되는 그룹만 만들 수 있다면 계속 조작을 해도 된다고 종용하는 것인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CJENM은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징계결과를 밝혀야 하지만, 징계결과는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전혀 알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JENM. ⓒ연합뉴스

2019년 10월 MBC <PD수첩>은 'CJ와 가짜오디션' 편을 내보내면서 “CJ가 피해자가 되면서 조직적인 조작 의혹에 대해 더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되지 못했다”며 '꼬리 자르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 무렵 구속된 PD들과 CJENM 사이에 '신분보장'을 매개로 한 이면계약 내지는 조율과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다. 만약 그룹 차원의 '봐주기 징계'가 이뤄졌고, 회사 차원에서 이 사실을 애써 숨기는 것이라면 사안이 간단치 않다.

CJENM은 “안준영PD는 현재 징계 중이며, 김용범PD는 글로벌뮤직TF 소속으로 글로벌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해고를 면했고, 언젠가 제작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보인다. 안준영PD는 최근 Mnet의 한 예능프로그램 제작현장에 나타나 이것저것 지시하는 장면이 목격돼 주변 스태프들이 놀랐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 내부 직원들은 적지 않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만 사주가 있고 노조는 없는 조직에서 공개적인 의견 표시는 불가능에 가깝다. CJENM 조작사건은 어쩌면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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