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용접해 몸 구겨 넣은 유최안 씨.."살아서 나가겠다"

이가혁 기자 2022. 7. 2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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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청 노동자들이 협상 타결을 기다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동료 유최안 씨에 대한 걱정도 있습니다. 제대로 눕거나 설 수도 없는 1제곱미터의 좁은 철창 속에 스스로를 가둔지 30일째입니다.

이가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6명의 동료들이 내려다보는 그 아래 철제 감옥.

낡은 용접 작업복이 걸려있습니다.

딱 30일 전, 유최안 씨는 이걸 입고 스스로를 철판 속에 가두고 용접했습니다.

동료들이 주는 도시락으로 끼니를 겨우 해결하고, 기저귀로 배변을 해결하는 힘겨운 시간.

어느새 손발은 앙상해졌습니다.

[유최안/대우조선 하청지회 부지회장 : {30일째 되셨어요. 이렇게 오래 계실 것이라 예상하셨는지?} 두 달 보고 들어왔습니다. {지금 몸 상태는 좀 어떠세요?} 아프죠. 일단 관절이 안 아픈 데가 없어요. 일단, 이 공간에서 자세를 잡을 수가 없으니까 관절이 계속 아프고요. 아픈 만큼 관절이 가동이 잘 안 되기 때문에 뼈가 아픈 게 제일 문제입니다.]

오늘(21일) 아침, 400km 멀리 대통령실에서 전해진 발언.

[뭐 빨리 불법행위를 풀고 정상화시키는 게 국민 모두가 바라는 것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겁니다.]

최고 권력자로부터 '불법행위' 당사자로 낙인찍혔지만 덤덤합니다.

[유최안/대우조선 하청지회 부지회장 : 존재 자체가 불법이고 차별인 게 하청인데, 대통령이 보는 불법이 어떤 게 불법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유씨의 동료 하청 노동자 이모 씨의 연봉 명세서입니다.

2014년 한 해 5000만 원 가까이 벌었지만, 지난해엔 3400만 원을 간신히 넘겼습니다.

아무리 일감이 많아져도 하청 노동자 손에 들어오는 돈은 오히려 줄어드는 이런 구조를 바꿔 달라는 게 노조의 요구입니다.

유씨는 "배를 만들어 대금이 들어와야 돈을 더 줄 수 있다"며 농성을 먼저 풀라는 회사의 논리 역시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최안/대우조선 하청지회 부지회장 : 회사가 주장하는 대로라면 지금 수주를 받고 배가 인도되고 난 뒤에 대금이 들어와야 그때부터가 호황이지 않습니까. 배가 인도될 때쯤이면 저희는 잘려요. 이미 다 잘리고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한 번도 호황이라는 걸 누려본 적이 없어요. 지금 일 많은 시기에 대우받지 못하면 호황기에는 또 잘립니다.]

"살아서 나가겠다" 유씨를 비롯해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하청 노동자들이 여러 번 밝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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