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우기 없어진 케냐..사람도, 동물도 아사 직전

우수경 2022. 7. 2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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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리카의 뿔'이라 불리는 아프리카 북동부지역이 기후와 식량 위기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특히 케냐에서는 90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생사를 오가는데요.

벌써 3년째 우기가 사라지면서 물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우수경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쪽으로 비행기를 타고 2시간.

푸른 나무는 찾아보기 힘들고, 걷다보면 곳곳에 염소와 낙타 뼈가 발견됩니다.

3년째 우기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가축 주인 : "계속 가축을 잃고 있습니다.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여기 세 마리도 곧 죽을 것 같아요."]

태양열로 운영되는 마을 공동 물탱크.

물통을 빼곡하게 갖다놨지만, 언제 가득 채울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학교에 있어야 할 아이들은 물만 기다립니다.

[에르쿠디 니카델리오/주민 : "매일 물을 뜨러옵니다. 하지만 태양에너지가 부족하면 충분한 물이 안 나옵니다."]

좀 더 떨어진 마을 외곽.

4년 전만 해도 이 곳은 충분한 물이 흐르는 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땅을 깊게 파도 물을 얻기 힘듭니다.

어렵게 구한 물은 사람과 가축이 나눠 마십니다.

[레베카/주민 : "오래 걸렸습니다. (얼마나요?) 이 정도 구멍을 파는데 20일이 걸렸습니다."]

마을에 하나뿐인 보건소.

엄마들과 아이들로 늘 북적입니다.

[에롯 아드메/아기 엄마 : "아이와 가족의 건강이 걱정됩니다. 아이가 아픈데 음식도 없습니다."]

이번달 영양실조 진단을 받은 아이는 이 보건소에서만 114명.

지난해 평균 35명에 비해 3배가 넘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극심한 식량 위기로 케냐에서만 410만 명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가브리엘 이칼/WFP(유엔세계식량계획) 로드와지부 : "비가 오지 않아 지원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기였던 시기에도 식량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아프리카 대륙은 역설적으로 지구 환경 변화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케냐 투르카나에서 KBS 뉴스 우수경입니다.

촬영:방병훈/영상편집:이태희/자료조사:박제은

우수경 기자 (sw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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