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청 민원실 창구에 6급 팀장들.."주민 만족" "비효율" 시끌
전남 화순군이 군청 팀장인 6급 공무원들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일선 민원 창구에 배치했다. 화순군은 “경험 많은 공무원의 능숙한 업무처리로 주민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내부에서는 “단순 업무에 중간 간부인 팀장을 배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의견도 많다.
화순군은 “민선 8기 출범 이후 진행된 인사에서 군 행복민원과 팀장들을 민원실 창구로 전면 배치했다”고 24일 밝혔다. 화순군은 민원실 창구에 6급 공무원을 배치한 지방자치단체는 전국에서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행복민원과에는 종합민원·건축·개발·환경·부동산관리·지적·지적재조사·공간정보 등 8개 팀이 있다. 3~5명의 공무원을 이끄는 각 팀장들은 모두 군청 중간 간부인 6급 공무원들이 맡고 있다.
주민들이 각종 민원을 접수하는 창구에는 그동안 하위직급 공무원이나 공무직들이 주로 배치됐다. 화순군은 하지만 팀 업무를 총괄해 왔던 팀장 8명 모두를 민원 창구로 보냈다. 많게는 20년 이상 업무 경험을 쌓아 온 팀장들이 민원 응대와 업무처리를 능숙하게 할 수 있어 주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이유다. 화순군은 “팀장들의 민원 창구 전면 배치는 ‘주민과 소통하고 격이 다른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복규 신임 군수의 군정 철학이 담겼다”면서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신의 한 수’로 전국에서 가장 친절한 민원실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청 내부에서는 비판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원실 팀장들은 다른 부서나 관계기관 등과 복잡하게 얽힌 현안들을 조율하고 현장을 확인해야 하는데 창구 배치로 인해 이 같은 업무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민원실 창구는 각종 인허가 신청이나 단순 민원서류 발급 등의 업무가 많아, 기존대로 경험이 많지 않은 공무원이나 공무직 직원들을 배치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창구에서 곧바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민원이 있을 경우 팀장들이 나서 거들어도 충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화순군 한 공무원은 “팀장들은 팀 소속 공무원의 업무를 살피며 다른 과나 관계기관과의 업무 협의 등도 진행해야 하는데 창구에 배치해 옴짝달싹 못하게 했다”면서 “ ‘주민 만족’을 주장하지만 업무의 효율성을 무시해 오히려 혼란만 키운 ‘보여주기식’ 발상”이라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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