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가조작 의혹' 권오수 아들, 대통령 취임식 VIP 참석

박창민·이원석 기자 2022. 7. 2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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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으로 현재 검찰 수사 중
권혁민 대표, 취임식에 '대통령 친인척 포함 주요인사'로 초청받은 듯
대통령실 "취임식 초청이 수사에 영향 미칠 수도 없고 미쳐서도 안돼"

(시사저널=박창민·이원석 기자)

권오수 전 회장의 아들인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붉은 원)가 5월10일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VIP(주요인사)로 초청돼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 대표가 당시 앉았던 자리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친인척 등이 앉은 주요인사석이다. 권 대표 앞 쪽으로 윤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맨 앞 줄 제일 오른쪽) 등 친인척들이 앉아있다.ⓒ코시스(해외문화홍보원)에서 촬영한 취임식 자료사진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아들이 대통령 취임식에 VIP(주요인사)로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는 현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취임식 당시에도 검찰 수사는 진행 중이었으며 김 여사의 연루 의혹 가능성도 나오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 측에서 도이치모터스 핵심 관계자들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했다면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아들인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는 5월10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이날 권 대표뿐만 아니라 도이치모터스 주요 임원진도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된다.

권 대표를 비롯한 도이치모터스 관계자들은 취임식 초청자 중에서도 VIP석으로 분류되는 '주요인사'로 초청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자리는 대통령의 친인척 등이 포함된 VIP 중 VIP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주요인사석은 1~4구역으로 나눠진 취임식 관람 좌석 중 당선인 특별초청, 인수위 특별초청 등 주요 초청자들이 속한 3구역에서도 가장 앞자리에 위치했다. 실제로 시사저널이 당시 취임식 사진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권 대표와 도이치모터스 관계자들은 윤 대통령의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김 여사의 친인척들이 모여 있는 자리 바로 뒷편에서 대통령 취임식을 지켜봤다.

당시 대통령 취임식 상황을 잘 아는 정치권 관계자는 "원래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도 취임식에 VIP로 초청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직접 참석하지 않고 아들이 대신 참석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권혁민 대표는 지난해 말 권 전 회장이 구속된 이후 도이치모터스 대표직에 올랐다. 권 전 회장은 지난 4월 법원에서 보석을 허가 받아 석방됐지만,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권 전 회장이 직접 취임식에 참석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5월10일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대통령실·취임식준비위 "초청 명단 확인 어려워"

권오수 전 회장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사업을 같이 하는 등 20년 넘게 친분 관계를 이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적인 친분을 떠나 권 전 회장이 검찰로부터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고, 김 여사도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는 상황에서 권 전 회장 아들을 비롯한 도이치모터스 관계자들을 취임식에 초청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현재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에서 수사하고 있다. 일각에선 권 전 회장 등 주요 가담자들은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해서만 처분을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법조계에선 김 여사가 현직 대통령 부인이라는 점에서 수사에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 내외가) 당연히 가까운 인연들을 초청하고 싶고, 그들도 취임식에 참석해 진심으로 축하하고 싶었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극우 성향의 유튜버가 당선인 특별초청을 받았다는 사실도 논란이 됐는데, 여러 오해의 소지와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인사들을 초청한 것은 아쉽다"는 견해를 밝혔다.

대통령실과 취임식준비위 등은 당시 초청 명단과 초청 주체는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취임식준비위 측은 "준비위가 이미 해체됐고, 1만 명이 넘는 참석자에 대한 초청 주체도 각각 다르기에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명단을 확보해 확인하기는 현재로선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도이치모터스 측도 "(권 대표 참석 경위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만 답했다.

대통령실 "친인척 주요인사로 초청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아울러 대통령실 관계자는 "친인척 주요인사(자리)에 친인척이 아닌 권혁민 대표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 취임식준비위 관계자들은 의아해한다"며 "초청인사에 대한 추천은 여러 곳에서 받았기 때문에 권 대표 등이 포함될 수 있지만 친인척 주요인사로 초청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듭 "여러 곳에서 초청 인사 추천이 있었고 권 대표 등이 포함됐는지는 모르겠지만, 포함됐다 하더라도 그것이 해당 사건(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없고, 미쳐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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