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개딸, '이재명과 결 다르면 쫓아낸다' 주장..분열·총선 대패 불보듯"[민주 당권주자 인터뷰⑤]

입력 2022. 7. 26. 09: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예비후보 설훈 의원
"이재명 당대표 되면 당 분열 심화 자명
출마 명분이 적극 책임? 말 안되는 소리
의원 워크숍서 다들 눈치 보느라 말 안해
이게 무슨 민주당이냐..언로 활성화할 것
'불의 항거·도덕적 우위' 민주당다움 회복"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예비후보인 5선 중진 설훈(69·경기 부천시을) 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배두헌·이세진 기자] “개딸(이재명 의원 열성 지지층) 주장을 보면 ‘수박들은 다 잘라야된다’, ‘이재명과 결을 달리 하면 무조건 쫓아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게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입니까? 저는 여기에 이재명 의원 뜻이 녹아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예비후보인 5선 중진 설훈 의원(69·경기 부천시을)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당내 분열이 뻔히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 열성 지지층의 행태와, 이를 적극적으로 바로잡지 않는 이 의원의 모습을 보면 당의 분열이 자명하다는 주장이다. ‘수박’은 민주당 강성 개혁 지지층들 사이에서 ‘겉은 민주당인데 속은 국민의힘인 배신자’라는 뜻으로 당내 중도 노선 의원들을 비하할 때 쓰는 멸칭이다.

설 의원은 “개딸들이 그렇게 나오면 이 의원이 과감하게 나서서 ‘그건 나를 도와주는 게 아니라 해치는 것이다’라고 해야 하는데 그냥 적당히 얘기하고 넘어가니까 개선이 안되고 있다”며 이들이 쏟아내는 문자폭탄에 대해서도 “이 의원이 은근히 즐기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설 의원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당 총재 시절 비서·보좌관을 지낸 ‘동교동계 막내’로,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는 친이낙연계 좌장이자 이 의원 비판의 선봉장을 자임했던 인물이다.

그는 열성 지지층에 복무하는 이 의원이 당의 ‘시스템 공천’을 무력화하는 그림도 뻔히 예상된다고 했다. 설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권성동·장제원 의원이 싸우는 것보다 더 강력한 스파크가 민주당에 일 것이고 1년 9개월 뒤 총선 대패가 불보듯 뻔하다”며 “그게 눈에 훤히 보이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누가 나서든 ‘안된다’고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이 대선·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당대표 출마 명분으로 ‘적극적인 책임’을 내세운 데 대해서는 “정말 말이 안되는 소리”라며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비도덕적 자세”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이 의원으로부터 인천 계양을 공천 압박을 받았다’고 털어놓은 언론 보도와 관련해선 “충격이 크다”며 “정치를 이렇게 해야 되나. 낯 부끄럽다는 표현을 안 쓸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 같았으면 당이 벌써 조사하고 결과도 내놨을 텐데 (이 의원이 유력 당권주자다보니) 당에서 그런 걸 안한다”며 “사실인지 조사를 해야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예비후보인 5선 중진 설훈(69·경기 부천시을) 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 우려에 대해서는 윤석열 정부와 검찰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이 의원이 대선 후보일 때는 못했다 하더라도 지금쯤이면 수사 결과가 나왔어야 한다”며 “검찰이 아직도 수사 결과를 안 내놓고 갖고 있다는 건 계속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계속해서 이렇게 끌고나가는 건 무죄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의 장모는 그냥 두고 이재명 의원만 수사한다면 누가 공정하다고 하겠느냐”며 “윤 대통령이 본인 가족 비리 행위에 대해 확실히 매듭 짓고 이 의원 문제를 찾아 기소한다면 국민들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설 의원의 핵심 공약은 ‘당 언로의 활성화’다. 그는 “지난 달에 국회의원 워크숍을 했는데 다들 눈치 보느라 말을 안하려고 하더라”며 “이게 무슨 민주당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차기 총선부터 지역구 100% 경선 시행, 지구당 부활(합법화) 등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박용진·강병원 의원과의 사전 단일화 선언을 두고 당 일각에서 ‘가치 중심 단일화’가 아닌 ‘반(反)이재명 연대’라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지금은 이재명 의원이 나서는 게 당에 도움이 안된다는 결론이 있기에 절박한 상황”이라며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뭉쳐서 대응하는 게 옳은 방법”이라고 일축했다.

사전 단일화에 부정적 뜻을 나타낸 ‘86그룹’ 김민석 의원에 대해서도 “김 의원과는 오래 전에 단일화 하기로 둘만의 약속을 했다”고 했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강병원 의원과 중앙위원 표심이 일부 겹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래서 단일화를 하는 것”이라면서도 “중앙위원들은 정치를 오랫동안 한 분들이라 판단력이 뛰어나서 사표(死票)를 만들진 않을 것이다. 제가 너끈히 예비경선을 통과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당 대표 예비후보 중 국회의원 선수(5선), 나이(만 69세)가 가장 많은 설 의원은 ‘97그룹(1990년대 학번, 1970년대생)’ 주자 대거 출마로 분출된 ‘세대교체론’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며 “우리 당도 그렇지만 모든 건강한 조직은 노·장·청이 함께 있다. 각자의 포지션이 다르다”고 말했다. 현 시점 민주당엔 경험과 연륜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민주당 대표가 왜 설훈이어야 되느냐’는 물음에는 “우리 당이 불의에 항거하고 도덕적 우위를 갖춘 ‘민주당다움’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지금은 우리 민주당의 장점들이 다 스러져서 국민의힘에서 공격해와도 별로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열차에 뛰어드는 심정으로, 절박감으로 당 대표 선거에 나왔다. 제대로 된 당으로 다시 돌아가자고 외치고 싶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예비후보인 5선 중진 설훈(69·경기 부천시을) 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jinle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