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부부 세탁특공대"..예상욱·남궁진아 워시스왓 공동대표 [긱스]

안정락 2022. 7. 2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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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탁 서비스 앱 '세탁특공대'를 운영하는 워시스왓의 예상욱·남궁진아 공동대표는 35살 동갑내기 부부 창업자다. 두 사람은 영수증 포인트 적립 앱 관련 스타트업에서 만나 연인이 됐다. 2015년 공동 창업을 결심하고 아이템을 물색해 찾은 게 '세탁 시장'이었다. 아직 모바일 서비스로 전환이 되지 않았던 분야였기 때문이다. 세탁 서비스는 빠르게 성장했고, 두 사람은 2019년 결혼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국내 모바일 세탁 앱 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졌다. 한경 긱스(Geeks)가 두 공동대표를 만나 세탁특공대의 창업 뒷얘기와 사업 전략을 들어봤다.

남궁진아(왼쪽), 예상욱 세탁특공대 공동대표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예상욱 세탁특공대 대표는 세탁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그동안 세탁 서비스는 오프라인에서만 하고 있었잖아요. 우리는 이곳에서 성장 가능성을 봤죠. 아파트 상가 슈퍼마켓이 쿠팡으로 대체되고, 부동산 중개업이 직방으로 넘어가고 있었고, 온라인으로 가지 않은 게 또 뭐가 있는지 생각해봤죠. 세탁 시장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소비자들 인터뷰해 보고, 써보니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2015년 초였다. 예 대표는 남궁진아 대표와 의기투합해 사업을 구상했고 그해 5월 앱을 내놨다. "저희가 처음 시작할 때는 '배달의민족'을 봤습니다. 무언가 연결해주는 것을 생각했죠. 음식은 종류가 매우 많고, 경쟁이 활발한 시장이죠. 하지만 세탁소는 아파트 단지마다 '1단지 세탁소', '2단지 세탁소' 등이 있잖아요. 다른 곳과 차별화도 이뤄지지 않고,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서비스도 다 똑같았고요."

세탁특공대는 처음에 '수거 배송' 시장을 노렸다. 세탁물을 수거해 간 뒤 세탁소에 맡기고, 다 된 세탁물을 다시 고객에게 전달해 주는 모델이었다. 두 대표는 낮에는 세탁소 사장님들을 만나고, 밤에는 빨래를 들고 뛰어다녔다. 하지만 사업은 어려움에 봉착했다. 

남궁 대표가 설명했다. "동네 세탁소와 연계한 서비스 모델이 1년도 가지 않았어요. 확실하고 검증된 세탁소를 찾기가 쉽지 않았고,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도 어려웠습니다. 2016년에는 저희가 세탁소 하나를 인수해 사장님들의 노하우를 배워봤습니다. 그러다 우리가 세탁 서비스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하면 대량화,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바일 세탁 앱 서비스로 급성장

세탁특공대는 코로나19 사태에 반사이익을 봤다. 예 대표의 설명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가입자가 급증하더군요. 이 시장이 커진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고객이 편리한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있었고, 그걸 우리가 시도해 보는 시기였죠. 세탁 서비스도 모바일 시장으로 넘어온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월간 성장률이 평균 25%에 달할 정도입니다."

모바일 세탁 앱 이용자들은 집 앞에 세탁물을 내놓기만 하면 된다. 세탁물은 업체가 알아서 수거해 가고, 24~48시간 안에 모든 세탁을 마친 뒤 집 앞으로 배송해준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서비스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에 오프라인 세탁소들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예 대표는 "은퇴하신 (세탁소) 사장님들이 적지 않다"며 "작년에만 1600곳 정도가 폐업했다"고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그는 지난해 7월 경기도 양주시에 세운 '스마트 팩토리 2.0' 공장 덕분에 자동화 비율이 매우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일부 문제가 발생했던 배송 지연 등도 기술력으로 해결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궁 대표의 부연 설명이다. "올해는 정말 이를 갈았죠. 수요가 확보되니까 오히려 배송 쪽에서 문제가 일부 발생했습니다. 직원들이 코로나19에 걸린다거나 하는 문제도 있었고요. 요즘 하루에 4000가구 정도 이용하고 있는데요. 평균적으로 세탁을 맡기는 옷이 7.2벌 정도입니다. 하루에 2만8000~3만벌 정도 세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착한 가격'과 '좋은 품질'로 승부

예 대표는 서비스 품질을 높이면서도 가격을 낮추는 데 힘쓰고 있다고 했다. 최근 와이셔츠 한 벌을 980원에 세탁해주는 이벤트도 하고 있다. "우리가 크린토피아보다도 더 저렴하죠. 비용을 줄여야 고객들에게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시스템을 효율화해야 하는 이유죠. 경쟁사보다 티셔츠, 블라우스 등의 세탁을 좀 더 싼 가격에 제공하고 있고요. '구독 모델'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멤버십 모델인데요. 배송을 무료로 해주고 있죠."

남궁 대표는 '손쉬운 사용'도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쉬운 사용, 가격 낮추는 것, 하지만 품질은 유지하는 것. 이것이 3가지 포인트입니다. 세탁 과정에서 정확한 공정, 표준화한 공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그런 투자가 많이 이뤄졌죠. 이를 위한 인재들도 많이 모셔 왔습니다.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기술 자문을 받았고, 그분들 제자를 모셔왔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는 세제 배합 방법을 '레시피'라고 부르는데요. 레시피에 대한 노하우가 많이 쌓여 있습니다."

남궁진아(왼쪽), 예상욱 세탁특공대 공동대표가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세탁특공대는 30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공장 직원이 절반 이상이다. 예 대표는 세탁특공대가 고객들에게 주는 가장 큰 가치는 "옷을 다시 입는 것에 대한 편리함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세탁, 빨래 서비스만 하는데 저희는 옷 보관 서비스까지 내놨죠. 예를 들어 겨울철이 지나면 다시 옷장으로 들어가는데요. 집에 공간을 차지하게 되겠죠. 저희가 그것을 타깃으로 해서 집을 넓게 쓸 수 있도록 옷 보관 서비스도 내놨습니다."

남궁 대표는 보관 서비스 아이디어를 떠올린 게 스스로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방 하나가 드레스룸으로 쓰이는 게 너무 스트레스였다"며 "'세탁물을 다 보관해 주고 필요한 것만 받으면 안 될까'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파주에 '제3 공장' 설립 추진 

세탁특공대는 2019년 독산 공장, 2021년 양주 공장에 이어 올해 안으로 파주에 제3 공장 문을 열 계획이다. 예 대표는 "공장 위치는 다 확정했다"며 "새로운 세탁 서비스를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세제 회사 등과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타일러도 새로운 세탁 방법 중에 하나"라며 "물 없이 세탁하는 '무수 세탁'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작년 7월에 양주 공장 문을 열 때 설계 기간이 6개월 정도였고, 설비는 두 달 만에 끝났습니다. 현재 주문량이 우리가 처리할 수 있는 최대치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공장 설립을 준비 중입니다."

세탁특공대 양주 공장 내부 전경. 세탁특공대 제공


예 대표는 양주 공장은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을 도입한 세탁 공장이라고 소개했다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하는 것을 물세탁으로 한다든지, 이런 문제들을 컴퓨터가 판단합니다. 비전 AI 기술을 써서 컴퓨터가 소재, 사이즈 등을 알아서 분류하죠. 99.9%까지 정확도가 올라갔습니다. 무인화가 많이 이뤄져서 비용을 많이 아낄 수 있죠."

세탁특공대는 '중고 거래' 시장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우리 회사의 존재 이유는 옷을 다시 입게 해주는 것입니다.세탁은 내 옷을 다시 입게 해주는 것이고, 중고 거래는 다른 사람의 옷을 다시 입게 해주는 것이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소비자들이 맡긴 옷을 우리가 깔끔하게 다시 만들어 재판매해 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세탁특공대는 중고 거래 서비스를 위해 의류 가격 정보 데이터 등을 쌓아가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옷을 맡긴 고객에게 시세에 맞게 판매를 제안하고, 고객이 오케이(OK) 하면 시장에 내놓을 수 있겠죠. 저희가 일정 비용을 수수료로 가져가는 그런 구조가 될 것입니다. 네이버 크림, 무신사 솔드아웃 등을 보면 가치가 있는 중고 제품은 오히려 새것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 대표는 "세탁특공대가 가장 많은 의류 데이터를 갖고 있다"며 "집에 있는 옷을 다 아는 건 우리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패션 브랜드들도 자신들의 제품 데이터만 있지, 다른 회사 데이터는 거의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세탁특공대는 집 안에 있는 거의 모든 의류 데이터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컴퓨터에 케어라벨을 읽히고 있다. 세탁특공대 제공


세탁특공대는 공장에 세탁물이 들어오면 컴퓨터에 케어라벨을 읽혀 제조연월일, 판매가, 시세 등등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케어라벨 정보는 세탁 서비스에도 활용 중이죠. 제조 시기에 따라 너무 오래되면 세탁을 못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면 고객들에게 '세탁 불가' 통보를 하기도 합니다. 기계로 분류한 뒤에 사람이 한 번 더 보고 있죠."

세탁 서비스 품질은 어느 정도일까. 예 대표는 "사고율은 0.02% 정도"라며 "하지만 사고는 한 건, 한 건이 민감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면 일반 세탁소보다 높은 수준으로 보상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는 소비자표준약관, 소비자보호원 가이드 등에 따라 심의해서 소비자가 만족스러울 정도의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세탁특공대는 현재 수도권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예 대표는 "시장이 좀 더 커지면 부산, 대구 등지에도 진출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세탁특공대는 최근 셔츠 세탁 200만 건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295억원으로 우리은행, KB증권 등이 참여했다.

[영상] 세탁특공대가 고객에게 주는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예상욱 공동대표 답변

남궁진아 공동대표 답변

참, 한가지 더

모바일 세탁 서비스 시장 얼마나 커질까

국내 모바일 세탁 앱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일반 세탁소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 않은 데다 집 앞에서 바로 수거하고 집 앞으로 바로 배송해 준다는 편리함 덕분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세탁 시장 규모가 드라이클리닝과 물빨래를 포함해 내년에는 5조7000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 2028년에는 시장 규모가 7조2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스마트폰을 통한 비대면 세탁 서비스 비중은 전체 세탁 시장의 4~5% 정도다. 하지만 2028년에는 20~25%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 세탁 서비스 선두 업체인 런드리고와 세탁특공대는 작년 초와 비교하면 매출과 이용자 수가 모두 3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한다. 이들 두 업체는 지난해 각각 매출 150억원 안팎을 올렸다. 올해는 각각 45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세탁 비용은 업체별, 의류별로 조금씩 다르다. 일반적으로 주문이 많은 와이셔츠 기준으로 1벌에 980~1800원 정도다. 10벌(9800~1만8000원)을 세탁하면 배송비(3000~3500원)를 포함해 1만2800~2만1500원가량 내면 된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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