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체이탈..대통령 "고생했다" 발언에 국힘 대변인도 "충격"

[윤석열 정부]권성동에 "며칠 동안 좀 고생했다" 위로 발언에
박민영 대변인 "사안 너무 단순하게 보시는 듯"
"내부총질 문자한 쪽 대신 문자 받은 쪽이 사과
윤 대통령이 여권에 내부 총질" 민주당도 비판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도중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문자 유출 사태’와 관련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며칠 동안 고생했겠네”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여당 안에서도 ‘유체이탈 화법’의 안일한 인식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29일 <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제 대통령이 권성동 대행을 위로하는 보도가 이어졌는데 저는 좀 큰 충격이었다”며 “‘며칠 고생 좀 했겠다’는 발언에, 이 사안을 (대통령이) 너무 단순하게 바라보시는 게 아닌가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거친 언어로 표현해 파문을 일으킨 장본인이 이번 사태를 ‘해프닝’으로 취급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박 대변인은 이번 사태로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여겼던 윤 대통령에 대해 회의감을 느꼈다고도 했다. 그는 “(대선 당시) 제가 청년보좌역 간담회에서 쓴소리를 강하게 했다. 그 쓴소리를 바로 듣고 반영을 해주신 게 대통령의 첫 인상이었다. 충분히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제가 좋아하는 두 사람이 이렇게 갈등하는 양상으로 봤을 때 ‘내가 봐왔던 이 분의 모습이 정말 맞았던 건가’ 회의감을 굉장히 크게 느끼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제 와서는 ‘그런 쓴소리들을 정말 다 굉장히 불편하게 여기셨던 걸까’ ‘그조차도 어찌 보면 그냥 당장 상황에 대한 인식 때문에 받아들이셨던 걸까’ 이런 혼란스러운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도 윤 대통령의 유체이탈식 태도를 비판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문자 보낸 사람은 사과 안 하고 문자받은 사람이 사과하는 엉뚱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야말로 여권 내부에 총질한 셈 아닌가. 여권 내부에 총질한 이 사안에 대해서 윤 대통령은 사과하고 민생에 전념하라”고 촉구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