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 쓰나미..2025년부터는 대학원생도 감소한다

최상국 2022. 7. 2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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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도 '다운사이징' 준비해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29일 한국과학기술회관 대회의실에서 '제448회 STEPI 과학기술정책포럼' 개최했다.[사진=STEPI]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입학정원 미달현상이 몇 년 안에 대학원생 감소로 이어질 것이 확실해지면서 대학원의 '다운사이징'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분야 인재양성 정책을 연일 쏟아내고 있지만 교육현장에서는 대학원생 숫자의 절대적인 감소를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박기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9일 '이공계대학원 다운사이징 전망과 우리의 전략'이라는 주제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정책포럼 주제발표에서 "지난해부터 대학입학연령인구가 대학 입학정원에 미달함에 따라 대학원 석박사 과정도 25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이공계 대학원 체계의 근본적인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기범 선임연구위원은 "25년부터 대학원생이 감소하기 시작해 2040년 무렵에는 대학원생 절대규모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경우 10~20개 내외 대학 이외에는 대학원을 유지하기가 불가능하며 특히 지역대학과 자연계열부터 위기가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대학원생에 기반한 연구개발(R&D)체제를 연구조직중심으로 전환하는 '대학원 다운사이징'과 대학 R&D 투자의 개념을 대학재정지원으로 전환하는 'R&D 다운사이징'을 동시에 추진하고, 강도 높은 대학 구조개혁 정책과 대학원 특성화 정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박기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이공계대학원 다운사이징 전망과 우리의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STEPI]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인구감소에 대비한 대학원 다운사이징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개혁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발제를 보고 국가경쟁력 유지 차원에서 더욱 심각함을 느꼈다"면서 "최근 정부가 반도체 15만명 인력양성 계획을 발표하는 등 다양한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나무를 키우려면 묘목이 있어야 하는데 묘목을 구할 수 없는 상황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10년간 몇 만명 씩으로 인력양성 정책을 펼쳐놓기 보다는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되기 전에 지금 집중적으로 고급인력 양성에 나서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다운사이징 보다는 양질의 교육을 위한 인프라 확충과 대학 재정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준화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정선주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기획위원장,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국장 등은 산학협력을 강조했다.

이정민 국장은 "다운사이징이 아니라 피봇이 돼야 한다"며 학생수 중심의 인재양성 정책보다는 대학 교육의 전면적인 방향전환을 주문했다. 그는 "글로벌 IT기업들은 이미 대학 졸업장을 보지 않고 자체 채용시스템을 운영하는 추세"라면서 "석박사 과정을 졸업하고 산업현장에 간다는 도식적인 생각을 버리고 학교와 산업이 화학적으로 결합하지 않고서는 대학의 구조개혁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포럼 참석자 중 유일한 지역대학 교수인 최희규 창원대 미래융합대학장은 "다운사이징은 배부른 소리"라고 일갈했다. 최 교수는 "이미 지역의 대학원은 고사됐다. 쓰나미 오기전이 아니라 이미 쓰나미를 맞아서 대학원 운영이 안된다. 다운사이징의 결과를 보려면 지역대학에 와서 보면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역대학원이 고사된 이유는 인구감소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 집중, 학벌 업그레이드 등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원생의 인건비를 정부 R&D 과제로 근근히 지급하면서 운영하는 랩(Lab)이 존재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지역 대학은 학생인건비로 운영하는 대학원이 아니라 규모가 작더라도 연구소 형태로 개편해 지역사회에 필요한 연구원 중심의 산학협력 연구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포럼의 좌장을 맡은 이준호 前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장은 "포럼 주제에 '다운사이징'이란 과격한 용어을 썼지만, 그동안 대학교육 현장에서 개별적으로 있어왔던 위기감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가 됐다. 오늘 포럼이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대학원 구조개혁을 위한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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