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살 입학' 반대집회 오늘 용산서 열린다..대통령은 휴가

김민제 2022. 7. 3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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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살 초등입학' 논란]학부모·유치원·어린이집 교사 일제히 반대
"유아발달에 안 맞고 맞벌이 돌봄공백 심화"
"사전 논의 없는 졸속·불통 학제개편안"
유아교육 31개 단체, 1일 대통령실 앞 집회
게티이미지뱅크

윤석열 정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살에서 만 5살로 앞당기겠다고 밝힌 뒤 학부모와 유치원·어린이집 교사 및 교원단체가 일제히 반발하며,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운동과 집회 등 전방위적인 반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산업 인력 양성에만 치우친 정책으로, 유아의 발달 상태와 돌봄 공백을 고려하지 않고, 사회적 논의도 실종된 졸속·불통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앞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초등 입학 연령을 만 6살에서 만 5살로 낮추고 중·고교와 대학 입학·졸업 연령도 1년씩 앞당겨 조기에 사회로 진출시키는 학제 개편 방안 등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1일 <한겨레>에 “우리처럼 초저출산 국가에서는 당연히 생산 가능 인구를 빨리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것”이라며 “교육계에서 오래 논의된 내용을 교육부에서 다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제도 초기 2019~2022년생을 25%씩 순차적으로 만 5살에 입학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보면, 2025년에 2018년 1월~2019년 3월생, 2026년에 2019년 4월~2020년 6월생, 2027년에 2020년 7월~2021년 9월생, 2028년에 2021년 10월~2022년 12월생이 입학하게 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5학년도의 경우 취학 대상은 2018년생 32만6822명과 2019년 1~3월생 8만3030명을 합친 40만9852명이다. 2025년 입학생의 경우 입시·취업 등에서 생애 전반에 걸쳐 경쟁하는 동급생이 8만3천여명 늘어난다.

이 같은 소식에 학부모들과 유치원·어린이집 교사, 교원단체들은 모두 반발하고 있다. △만 5살이 초등학교에 적응할 수 있는지 발달 과정에 대한 연구와 고려가 없고 △경쟁과 사교육을 강화할 수 있으며 △어린이집·유치원에서 맡던 돌봄 문제가 심화되고 △대통령 공약이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논의된 적 없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 등 31개 시민·교원단체 연합인 ‘만 5세 초등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는 오는 1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초등 입학연령 하향 조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연다. 31일 여러 맘카페에서는 범국민연대의 ‘만 5세 초등입학 반대 서명’ 글이 공유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각각 성명을 내어 이번 학제개편안에 대한 반대 뜻을 명확히 했다. 진보 성향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초등학생은 책상에 앉아 40분간 동안 집중해야 하는데, 유아에게 책상에 앉아 40분씩 집중하라는 것은 폭력이고 아동학대”라고 비판했다. 보수 성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29일 “유아기 아동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막대한 재정 투입이 필요한 것은 물론 향후 입시, 취업 등에서 특정 연령대에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전 정부에서 사회적 논란 끝에 추진하지 못한 학제개편안을 공론화나 의견 수렴 절차 없이 발표한 것도 논란이다. 심지어 박 부총리는 “아직은 (시·도)교육청과 공식적으로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는 지난 29일 성명을 내고 “만 5살 초등 취학은 국정과제에도 없었던 것이며 유아교육 학계 및 현장과의 어떠한 논의 절차도 없이 기습적으로 확정 발표됐다”며 “학제개편이라는 상당히 중요한 논의를 하며 관련 현장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고 밝혔다.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는 30일 성명에서 “중요한 국가 교육 정책의 기틀이 아무런 협의 없이 박순애 장관 독단으로 보고됐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추후 출범할 국가교육위원회와 함께 사회적 논의 과정을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아직 정책이라기보단 정책의제 단계”라며 “추후 국민 의견 수렴과 사회적 논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교육부 장관 아젠다이고 방향성이라 앞으로 여러 얘기를 듣고 구체화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제 김미나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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