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단계 무시, 돌봄공백 문제"..'만5세 입학'에 학부모들 분노
"발달단계 무시·돌봄공백 문제
아이들이 실험대상인가" 반발
"이른 사회진출 결혼·출산 유리
고령화 해법될 것" 찬성론도
野 "국정과제에도 없는 사안
추진 배경 의구심..철회를"
'여소야대' 법개정 쉽지않을듯
◆ 취학연령 하향 논란 ◆
그러나 학부모와 교육단체를 중심으로 특정 시점 학생 수 증가로 입시·취업 등에서 불이익이 우려되고 교원·교실을 비롯한 교육 인프라스트럭처 확충과 재정 부담 등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입학연령 하향 적용 대상이 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대하는 분위기다. 학부모 김 모씨는 "교육부에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에 대해 항의하는 민원을 제기했다"며 "관련 제도를 적용받는 아이들을 '실험 대상'으로 보는 태도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 모씨는 "한 살 차이가 나는 아이와 동급생이나 친구를 하라고 하면 언니·오빠였던 애들이 잘 받아들일지 의문"이라며 "같은 반인데 계속 동생으로 취급할 것이고 이로 인한 혼란과 스트레스, 다툼 등을 애들이 감수하란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초등학교 입학 시기가 빨라지면 오히려 맞벌이 가정의 돌봄 부담이 가중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직장 퇴근 시간까지 돌봄을 제공하는 유치원과 달리 초등학교에서는 오전 수업을 마친 뒤 하교하기 때문에 돌봄 공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시민단체는 '만 5세 초등 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 연대'를 결성하고 1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연다. 학제개편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는 사립 유치원 반발도 거세다.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는 지난 30일 낸 입장문에서 "교육 현장과 실질적인 이용자인 학부모·예비교사를 대상으로 한 의견 수렴이나 연구 과정 없이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정책을 느닷없이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공교육 연령을 한 살씩 앞당김으로써 사회 진출 시기를 당길 수 있다는 데 주목한다. 현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거나 사회에 진출하려면 만 18세가 돼야 하는데 이를 앞당겨 노동시장 고령화를 늦추겠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경제활동을 일찍 시작하면 결혼과 출산 등을 준비할 물리적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전 대구교육감)은 "저출산·고령화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 진출 연령을 낮춰야 하는데 이를 위해 입학연령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20대 기혼 여성 정 모씨는 "교육 현장에 혼란이 없도록 준비만 잘된다면 취지에 공감한다"며 "국가가 말 그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교육을 책임지고 일찍 사회에 진출시키면 도전하고 성취할 수 있는 폭도 커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우선 올해는 취학 현황 등 기초 조사와 입학연령 하향 등에 대한 지역별 수요 조사, 학제개편 실행을 위한 교원·시설 등 교육 인프라 현황 조사 등 상황 분석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내년에 시안을 마련하고 2024년 대국민 토론회·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와 국가교육위원회 숙의기간을 거쳐 늦어도 2025년에는 전국에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백년대계를 위해 지금부터 충분히 논의하기 위한 물꼬를 트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제개편을 위해서는 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여소야대 정국에서 여론의 거센 반대를 뚫고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이나 국정 과제에 없던 사안이 갑자기 등장한 배경에 의구심을 드러내며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상헌 기자 / 박홍주 기자 /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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