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휘젓는 윤 대통령 '보이는 손'.."그립 쥐고 싶어하면 안 된다"

서영지 2022. 7. 3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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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기우는 가운데, '윤심'이 당을 흔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당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며 혹평한 데 이어,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체제 조기 교체 과정에도 관여해 당무에 개입한다는 지적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고 속내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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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만에 권성동 체제 무너져..비대위 수순
버티던 권, 대통령 뜻 전해듣고 물러날 결심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기우는 가운데, ‘윤심’이 당을 흔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당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며 혹평한 데 이어,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체제 조기 교체 과정에도 관여해 당무에 개입한다는 지적이다. 당내에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바뀌더라도 대통령실만 바라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권성동 대행 체제는 31일 사실상 무너졌다.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 당대표 대행 구실을 추인받은 지 20일 만이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을 감싸다 9급 비하 논란에 휩싸이는 등 여러차례 거친 말로 비판을 산 데다, 윤 대통령 문자 유출 사건 과정에서 스스로 리더십을 잃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배현진 최고위원 사퇴와 비대위 전환을 요구하는 30여명의 초선 성명이 나올 때까지만 해도 직무대행을 포기할 뜻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주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를 만나 ‘비대위 체제로 가는 게 윤 대통령의 확고한 뜻’이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 결국 대행에서 물러날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계의 일사불란한 움직임도 ‘윤심’과 무관하지 않다. 윤 대통령 당선자 시절 대변인을 지낸 배현진 최고위원은 지난 29일 처음으로 최고위원을 사퇴했다. 정무특보를 지낸 박수영 의원은 비대위 전환을 요구하는 초선 의원 32명의 성명서를 주도했다. 한 친윤계 의원은 “배 최고위원이 사퇴한 건 장제원 의원과도 얘기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 의원들은 대통령실 관계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비대위밖에 해결책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장제원, 이철규 의원 등 대표적인 윤핵관들도 대통령실 기류에 동조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불과 열흘 전 “권 대행 체제에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던 장 의원은 별다른 의견을 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내에선 초선 성명을 주도한 의원 여럿이 장 의원과 가까운 인사라는 말이 적지 않다. 장 의원은 이준석 대표 징계 때부터 비대위 전환 주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급작스러운 비대위 체제 전환과 ‘윤심’을 떼어놓고 해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 정황은 앞서 문자 유출 사태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고 속내를 나타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 징계에도 윤심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이 적지 않았다. 당 지도 체제가 바뀔 때마다 ‘윤심’이 드리운 것이다.

윤심에 따라 당대표의 정치적 운명마저 좌우되는 여당 상황에 우려가 적지 않다. 한 영남 중진 의원은 <한겨레>에 “누가 비대위원장으로 오더라도 제대도 말도 못 하고 하수인, 허수아비 역할을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윤 대통령이) 이런 상황을 또 재연시키지 않겠냐”며 “대통령이나 윤핵관은 당에 그립을 쥐고 좌지우지하고 싶어 하는 거 같은데, 이렇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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