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딱따구리'와 아이들 61명 헌법소원 "미래세대 기본권 지켜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딱따구리 외 61명.
탄소중립기본법 시행령이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6월13일 헌법소원을 낸 청구인들이다.
"아이들은 기후위기로 어른보다 더 큰 피해와 부담을 떠안고, 우리가 탄소를 배출하며 누린 것들을 더는 기대할 수 없게 됐죠." 청구인 딱따구리와 최지아(6) 어린이의 어머니 이동현(40)씨는 지난 10일 <한겨레> 와 만나 세계 최초의 '아기기후소송' 취지를 이렇게 밝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 '아기기후소송' 세대 간 불평등에 반기
태아 '딱따구리' 엄마 "의사결정에 아이들 배제 불공평"
딱따구리 외 61명.
탄소중립기본법 시행령이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6월13일 헌법소원을 낸 청구인들이다. 이 시행령에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40% 감축)가 규정돼 있는데, 이 목표치가 미흡한 수준이어서 생명권 등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보호하기에 충분치 않다는 취지다. 5살 이하 아기 40명, 6~10살 어린이 22명이 참여했고, 대표 청구인은 당시 20주차 태아 딱따구리(태명)다.
“아이들은 기후위기로 어른보다 더 큰 피해와 부담을 떠안고, 우리가 탄소를 배출하며 누린 것들을 더는 기대할 수 없게 됐죠.” 청구인 딱따구리와 최지아(6) 어린이의 어머니 이동현(40)씨는 지난 10일 <한겨레>와 만나 세계 최초의 ‘아기기후소송’ 취지를 이렇게 밝혔다. 이 소송의 핵심은 기후위기가 안고 있는 세대 간 불평등이다. 미래세대는 이전 세대가 배출한 탄소로 기후위기를 고스란히 겪어야 한다. 아직 탄소를 단 1g도 배출한 적 없는 딱따구리도 마찬가지다.
이씨는 일상 속에서 이런 불평등을 실감한다고 했다. “마트에서 과일이나 채소를 살 때, ‘몇십년 뒤 아이들도 이걸 쉽게 살 수 있을까?’ 생각이 들어요. 지금도 벌써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고, 기후위기가 더 심해지면 먹거리부터 시작해 일상이 많이 바뀔 테니까요. 아이들은 탄소 감축 때문에 저성장으로 고통받을 수도 있고요.”
이씨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의사 결정 과정에 아이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 것도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아이니까 기후위기에 아무 관심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편견입니다. 지아도 환경에 관심이 많은데, 지구를 지키기 위한 소송이라고 설명해줬어요. 딱따구리와는 아직 말할 수 없지만, 이 아이가 미래에 안전하게 살아가려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헌법재판소가 아이들의 생존을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지아는 길에 쓰레기가 떨어져 있으면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고 줍는다. 분리배출을 할 때도 배출 기준을 정확히 따른다. 집 근처 공원에서 맹꽁이 울음소리 듣는 것을 좋아하고, 멸종위기종인 하늘다람쥐를 동경한다. 이날 인터뷰 때 지아는 동요 ‘푸른 세상 만들기’를 여러번 불렀다.
“아빠가 만들어주시나요/ 엄마가 만들어주실까/ 아니야 우리가 해야 하죠/ 아름다운 푸른 세상 만들기~”
지아의 노래는 문득, 아기기후소송에 참여한 아이들의 외침으로 들렸다.
군포/김윤주 기자 kyj@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단독] ‘권성동 KTX 강릉 무정차’ 무리수에 서민 열차 무궁화호 축소
- ‘지지율 바닥’ 돌아볼 첫 휴가…대통령실 쇄신 등 방학숙제 산적
- 불평등 키우는 윤석열표 감세…국제기구 권고에도 ‘엇박자’
- ‘안전문제’ 자폐인 탑승거부 뒤편엔…매뉴얼·탑승체험 지원 ‘구멍’
- 초등 ‘조기입학 선행’ 불안 자극…5살 ‘놀 권리’ 빼앗는 국가
- “안데스 빙하 녹아 홍수…독일 기업 책임져라” 지구 반대편 소송
- 법원 “이예람 중사 사건 부실수사한 군검사 징계는 정당”
- 왜놈 칠 결심…박해일의 ‘선비 이순신’ 왜구는 바다에 버려요
- “5살부터 학원 뺑뺑이 돌리나”…조기입학에 ‘돌봄공백’ 걱정
- “나는 감쪽같이 속았다”…일본 기업 손해배상 소송 나선 95살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