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이재명 말 사실..그루밍 당하는 저소득층, 국힘 지지"

하수영 2022. 8. 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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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월 8일 전북 전주시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전북위원회 출범식에 더불어민주당 명예선대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저학력·저소득층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많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의원의 발언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추 전 장관은 1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학력, 저소득층에 국힘 지지자가 많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처럼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박용진 (당 대표) 후보는 ‘저소득층은 저학력, 그래서 사리판단을 못 한다는 식의 선민의식이며 빈자 혐오’라며 이 의원을 힐난했고, 강훈식 후보도 ‘선악을 구분하는 이분법적인 인식’이라며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이 의원의 주장이 사실인지를 확인하는 기사가 있다”며 “월 소득 200만 원 이하 유권자 중 60% 이상이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고 언급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3월 동아시아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이재명 의원의 말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대선 종료 후인 지난 3월 10~15일 11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소득 상위 구간인 ‘월 600만~700만원 미만’에선 윤 대통령을 32.6%가 찍은 반면 61.7%가 이 전 후보를 선택했다. 최상위 소득 구간인 ‘월 700만 원 이상’에선 이 전 후보(49.6%)와 윤 대통령(47.9%)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이었다.

반면 ‘월 200만원 미만’ 계층에선 윤 대통령을 뽑았다는 응답자가 61.3%였고, 이 전 후보를 찍은 응답자는 35.9%였다. ‘월 200만~300만원 미만’에서도 윤 대통령(57.2%)을 선택한 응답자가 이 전 후보(38.3%)에 비해 훨씬 많았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 계층에선 이 전 후보(54.5%)가, ‘블루칼라’에선 윤 대통령(53.9%)이 각각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학력별로 살펴보면 ‘고등학교 졸업 이하’인 경우 57.1%가 윤 대통령을 찍은 반면 이 전 후보를 선택한 비중은 39.8%였다. ‘대학교 재학 이상’ 응답자 중 49.8%는 이 전 후보를, 46.0%는 윤 대통령을 선택했다.

추 전 장관은 “다만 ‘저학력, 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현상일 뿐 실제로는 저학력, 저소득층에는 60대 이상 노년층이 많이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고령층이 주로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본질을 젖혀두고 갈등만 부추기는 정치 환경에서는 설령 이재명이 ‘노인층이 국민의 힘을 지지한다’고 말했더라도 또한 ‘노인 폄하’라는 비난이 나왔을 것”이라며 “젊음을 무기로 정치교체를 내세우면서 정작 말꼬리 잡는 소동을 벌이는 사이에 정치 혐오만 더 깊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월 4일 오전 울산 동구 대송농수산물시장 앞에서 유세차에 올라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가난한 사람들, 그루밍 당하면서 자신들 외면하는 세력 투표해”

추 전 장관은 “부유한 사람들의 특권 유지 노력에 밀려 가난한 사람들은 정치에서 멀어져 가고, 사회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자신들을 외면하는 세력을 지지하는 이율배반적 투표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유권자 수에서 절대적 다수라 하더라도 당장의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쫓아다니느라 다른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다. 뉴스를 제대로 보거나 정치적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며 “가난한 사람들이 정치적 관심에서 멀어져가지만, 부유한 사람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치권력을 쟁취해 자신들의 부를 늘이고 특권을 유지하려고 기를 쓴다”고 말했다.

또 “결국 승자 독식의 선거제도 아래에서 선거결과의 피해를 고스란히 저소득층과 청년층과 노년층의 가난한 약자들이 당하고 있다”며 “심지어 자신들을 외면하는 세력을 지지하는 이율배반적 투표조차도 피해를 보면서 사회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도록 그루밍(심리적으로 지배함)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전 장관은 그러면서 “빈자는 우리 사회의 거울이고, 우리 정치의 수준”이라며 “빈곤의 본질을 탐구하고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궁리하지 않고 말꼬투리로 본질을 물타기 해 생각을 마비시키는 정치와 정치가는 필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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