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순방서 기시다·차이잉원 만나는 펠로시, '휴가' 尹 안 만난다

손덕호 기자 2022. 8. 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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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펠로시 대만 방문에 "당사국들과 소통"
"방한 환영..한미 국회의장 협의서 성과 바라"
4일 민주당 출신 김진표 의장과 회담 후 오찬
尹-펠로시 면담에 "대통령 휴가 겹쳐 일정 안 잡아"
尹대통령 뿐 아니라 현재 다른 관계자 일정도 없어

아시아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곧 한국을 방문할 예정일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대통령실이 3일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번 주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만과 일본 일정은 다르다. 현재 대만에 머물고 있는 펠로시 의장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오찬을 할 예정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는 5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는 조찬을 추진하고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3일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열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의 회담 도중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펠로시 의장이 방한하는데 윤 대통령을 만나는가’라는 질문에 “펠로시 의장은 당초 방한 일정이 윤 대통령의 휴가 일정과 겹쳐서 대통령과 만나는 일정은 잡지 않았다”며 “대신 국회를 방문해 김진표 국회의장과 만나 오찬하는 일정이 이미 발표됐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당초 지방에서 휴가를 보내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서울에 머물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밤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 출신인 김 의장과 펠로시 의장은 오는 4일 오전 11시50분 국회 접견실에서 회담을 한다. 이어 공동언론발표를 한 후, 국회 사랑재에서 오찬을 한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과 오찬을 하고, 입법원(의회)과 인권박물관 방문, 중국 반체제 인사 면담 등을 소화한다. 이날 오후 4~5시쯤 대만을 떠나 한국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 시각) 대만 타이베이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대만은 중국이 아니다'(가운데)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은 중국의 강력 반발에도 이날 대만을 방문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중국 측은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펠로시 의장 일행을 태운 C-40C 수송기는 말레이시아에서 이륙해 남중국해를 경유해 대만으로 향하는 항로 대신 오른쪽으로 다소 우회했다. 미 해군은 대만과 멀지 않은 필리핀해에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등 전함 4척을 전개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은 전날(2일) 대만 도착 후 트위터에 “대만을 여행함으로써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한 약속을 기린다. 대만의 자유, 그리고 모든 민주주의가 존중 받아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썼다.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는 “우리는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세계가 선택에 직면한 시기에 이번 순방을 시작했다”며 “미국과 우리 동맹은 우리가 결코 독재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썼다.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미중 간 불필요한 긴장을 불러일으킨다는 비판과 관련해서는 “중국 공산당의 가속하는 공격에 맞서 우리 의회 대표단의 방문은 미국이 우리 민주주의적 파트너인 대만이 자국과 그 자유를 수호하는 상황에서 대만과 함께한다는 명백한 표시로 보여져야 한다”고 했다.

2일(현지 시각) 대만 타이베이 거리에서 행인들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을 환영하는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은 중국의 강력 반발에도 이날 밤 대만 땅을 밟았다. /AP 연합뉴스

일본에서는 기시다 총리와 조찬이 추진되고 있다.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4일 일본을 방문해 5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총리와 조찬을 하며 의견을 교환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펠로시 의장이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중의원 의장도 만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을 비롯해 한국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재 펠로시 의장과 만남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 측 아무도 펠로시 의장과 만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제가 알기로 지금 현재 대통령실 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대만에 이어 한국을 방문하는데 대통령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정부는 대화와 협력을 통한 역내 평화와 안정이 필요하다는 기조 하에 역내 당사국들과 제반 현안에 관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펠로시 의장의 동아시아 순방 일정이 예정대로 순조롭게 마무리되길 바란다”며 “당연히 하원의장의 방한을 환영하며 (4일) 한미 양국 국회의장 협의를 통해 많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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