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방역 비판받자 이제 표적방역, "항암제처럼 타깃해서 방역"

(종합)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8.03.

정부가 코로나19(COVID-19) 방역 정책의 기조로 '표적방역'을 제시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감염이 많이 발생하는 시설이나 취약 계층을 타깃해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전 정부와 같이 일률적 거리두기는 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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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에 기반한 '표적방역'… 일괄적 규제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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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3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중대본 안에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직책을 신설하고 정기석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정 단장은 "앞으로 자문에 그치지 않고, 특히 민간의 입장에서 정책 부분을 쉬운 언어로 해설하겠다"며 "또 경우에 따라 적극적으로 제 전문 지식을 활용해 반대 의견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의 새로운 코로나19 방역 기조로 '표적방역'이 소개됐다.

정 단장은 "표적방역이라는 게 정부가 그동안 해왔던 고위험군을 관리했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데이터에 기반한 방역 정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가령 40대와 50대의 코로나19 사망률이 각각 0.01%·0.04%라면 50대 사망률이 훨씬 높으므로 이들을 4차 백신 접종 대상에 넣어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정 단장은 "기저질환자도 마찬가지다. 전국의 기저질환자를 모두 데이터화 해서 일일이 안내하겠다"며 "지금까지 나온 데이터와 앞으로 만들어 낼 데이터를 통해서 필요한 곳에 타깃 방역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암의 유전자를 분석해 필요한 약을 쓰는 것을 표적 항암제라고 한다"며 "마찬가지로 방역에서 인원이나 시간을 제한하는 일괄적인 규제를 피해서 꼭 필요한 부분에 방역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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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3일 만에 누적 확진 2000만명 … 켄타우로스 변이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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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1만9922명이다. 국내 총 누적 확진자 수는 2005만230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환자 발생 이후 약 2년 7개월 만에 누적 확진자 수가 2000만명을 넘었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약 5162만명)의 약 38.8%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다.

누적 확진자 수가 1000만명을 넘었을 때는 지난 3월 23일. 국내 첫 환자 발생 이후 793일 만이다. 그러나 누적 확진자 수 1000만명이 2000만명으로 늘어날 때까지 걸린 기간은 133일에 불과했다. 약 4개월 만이다.

'켄타우로스' 변이로 불리는 BA.2.75의 국내 확진자 수는 이날 5명 추가돼 누적 14명으로 집계됐다. 모두 해외여행 이력이 있는 확진자로 4명이 인도, 나머지 1명이 네팔을 다녀왔다. 5명 중 3명이 3차 접종을 완료했으며 2명은 10대 미만 미접종자다.

코로나19 유행이 급증하면서 병상 가동률도 점점 오르고 있다. 이날 기준 전국 중증 환자 병상 가동률은 아직 30%지만 일부 지역은 병상 부족 사태가 임박한 모습을 보였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중증 환자 병상 가동률이 50%가 넘는 곳은 부산, 경남, 전남이다"며 "준중증 환자 병상은 대전, 경북에서 80%가 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곳들은 중증·준중증 병상 재배치 같은 병상 배정을 통해 조정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정부는 향후 국내 유행 상황과 관련해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BA.2.75 변이 유행 양상에 따라 이달 말 유행 정점이 지나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단장은 "BA.2.75가 다른 델타 플러스 변이처럼 우점하지 못하면서 끝나는 경우라면 이번 유행은 어느 정도 선에서 피크(정점)를 치고 내려갈 수밖에 없다"며 "걱정되는 시기는 전 국민의 면역이 골고루 떨어지게 되는 이번 겨울의 입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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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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