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찾은 태국인 110여명 입국 불허..무사증 재개 후 불법체류 늘어 '노심초사'
2일 태국인 관광객 무더기 입국 불허, 입국 심사 강화
제주를 찾은 태국인 관광객의 입국이 무더기로 불허됐다. 외국인 입국 심사가 까다로워진 것은 최근 무사증 입국 제도 재개 이후 체류기간을 어기거나 불법 취업하려는 이들이 잇따라 나온 데 따른 것이다.
3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 등에 따르면 전날인 2일 오전 10시10분쯤 제주항공 전세기로 제주에 도착한 태국인 184명 중 112명이 입국 불허됐다. 입국이 불허된 이들은 이날 오후 10시15분쯤 태국 방콕으로 가는 항공기를 통해 본국으로 돌아갔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앞서 이들을 입국 재심사 대상자로 분류하고, 장시간에 걸쳐 심사를 진행했다. 태국의 경우 무사증 제도가 아닌 최장 90일 동안 체류할 수 있는 비자면제협정을 적용받고 있다.
출입국·외국인청은 “이들의 입국 불허사유는 ‘입국 목적 불분명’”이라며 “불법 취업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출입국·외국인청은 태국발 항공기가 도착한 당일 제주공항으로 이들을 마중나온 미등록 체류 태국인 2명을 적발하기도 했다. 이들은 2015년과 2017년에 입국한 이들이다.
출입국·외국인청은 또 이번에 입국이 거부된 태국인 중 92명은 전자여행허가(K-ETA)를 신청했다가 불허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자여행허가 불허 이력이 있는 이들은 인천공항 등 육지부 공항으로 입국이 불가능하자 전자여행허가가 적용되지 않는 제주를 택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전자여행허가는 태국과 같이 비자면제협정을 맺은 무사증 입국 대상 국민이 한국에 입국할 때 홈페이지에 개인, 여행관련 정보를 입력해 여행 허가를 받는 제도다.
출입국·외국인청은 3일 오전 전세기로 제주공항에 도착한 태국인 183명 중 120명에 대해서도 정밀심사 대상으로 분류해 심사하고 있다.
제주에서 외국인 입국 심사가 강화된 것은 무사증 제도로 인해 상대적으로 외국인의 입국이 쉬운 제주를 통해 한국을 찾은 후 체류기간을 넘기거나 불법취업을 시도하는 이들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 무사증 입국 제도는 코로나19 확산 등의 이유로 잠정 중단됐다가 지난 6월 2년여만에 재개됐다. 이와 동시에 제주와 태국, 싱가포르, 몽골 등을 잇는 국제선 하늘길도 열렸다.
무사증 입국이 재개 직후인 6월3일 태국에서 전세기를 타고 제주에 입국한 태국인 관광객 166명 중 36명이 아직 돌아가지 않았다. 이들을 추적하던 중 지난달 4일 제주의 한 유통업체에서 취업한 2명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들 2명은 전자여행허가를 신청했다가 불허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22일 ‘의료웰니스 관광’을 목적으로 전세기로 입국한 몽골인 관광객 150여명 중 22명도 체류기간인 30일이 만료될 때까지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아 미등록 체류자가 됐다. 이들 중 2명은 지난달 26일 불법취업했다가 적발됐고, 20명은 여전히 행방을 알수 없는 상태다.
출입국·외국인청은 제주 관광을 핑계로 입국해 불법 취업 또는 육지로의 불법 이동을 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입국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기존 전담 출입국 심사직원 이외에 추가 인력을 투입했고, 사전승객분석반도 운영 중이다. 무사증 이탈자 문제를 전담 처리하기 위한 ‘제주 무사증 이탈자 검거반’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무사증 입국제도는 외국인이 관광을 목적으로 제주에 입국할 때 비자 없이 30일간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그동안 제주로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을 줬다.
반면 제주에 도착 후 체류 기간을 넘겨도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는 미등록 체류자, 불법 취업자를 양산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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