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장동 비리' 전면 재수사..'성남시장 이재명' 배임 의혹 정조준하나

이보라 기자 2022. 8. 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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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팀 대거 교체..'윗선' 배임 의혹 규명에 주력
지난해 10월15일 오후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 관련 검찰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청 도시계획과 사무실 책상 위에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관련 서류들이 쌓여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검찰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재수사에 전면 돌입했다. 수사팀이 대거 교체된 뒤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 단계부터 다시 샅샅이 살피고 있는 것이다. 검찰 수사의 칼끝은 이전 수사팀이 규명하지 못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당시 성남시장) 등 성남시 ‘윗선’의 배임 의혹을 향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은 최근 대장동 원주민과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 시행사 관계자, 성남시 공무원 등을 잇따라 불러 조사하고 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이 어떻게 민·관 합동으로 이뤄진 것인지 사업 초기인 2010년 전후부터 들여다보는 것이다. 검찰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대장동 민관합동 개발 공모지침서 등 내부 자료도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수사팀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 ‘4인방’의 로비 의혹이 담긴 ‘녹취록’에 수사의 초점을 뒀다. 녹취록 속 ‘50억 클럽’에 언급된 곽상도 전 의원, 박영수 전 특별검사,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50억원씩 로비를 받고 특혜를 제공했는지가 수사의 쟁점이었다. 검찰은 이들 가운데 곽 전 의원을 대장동 개발 사업에 도움을 주고 아들을 통해 25억원(세전 50억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로 재판에 넘기는 데 그쳤다.

전 수사팀은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의 배임 의혹도 ‘윗선’까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전 수사팀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김씨 등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1800억원대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긴 뒤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유 전 본부장의 공소장에도 ‘윗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당시 최종 인허가권자인 성남시장 이 의원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 인사로 지난 6월 말 대거 바뀐 수사팀은 이 의원 등 성남시 ‘윗선’의 배임 의혹을 규명하는 데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최근 대장동 원주민으로부터 2013년 2월 유 전 본부장이 이 의원과 대장동 개발의 연관성을 언급한 녹음 파일도 확보해 분석 중이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함께 불거졌던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대출 건’ 부실수사 의혹이 다시 다뤄질지도 주목된다. 전 수사팀은 박 전 특검과 부산저축은행 자금을 대장동 시행사에 끌어온 브로커 조우형씨, 대장동 개발 초기 시행사 대표인 이강길씨를 소환 조사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검찰은 지난 2일 이강길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새 수사팀이 구성된 이후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부터 과정 전반을 되짚어보고 있다”며 “전반적인 사업 구조를 본다는 것은 배임 의혹을 포함한 전반적인 의혹을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한번 훑고 지나간 사건을 다시 수사해 유의미한 단서를 끌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수사는 생물과 같아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출마 선언 뒤 첫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검찰과 경찰이 자신에 대해 전방위적 수사를 벌이는 것을 두고 “가장 심각한 국기문란”이라고 했다. 그는 “사회 질서 유지를 담당하는 검·경이 특정 정치세력의 이익에 공모하는 것이 옳은가”라며 “대놓고 정치에 개입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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