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중' 尹 대통령, 펠로시 안 만나는 속내는?

권남영 2022. 8. 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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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에 이어 3일 한국을 방문한 가운데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이 불발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휴가 중이라는 이유로 펠로시 의장과의 일정을 잡지 않았다고 최종적으로 발표했다.

그런데 오후에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난다는 일부 보도가 나왔고, 대통령실 관계자도 "지방 방문 계획이 취소돼 다시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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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서울 대학로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뒤 출연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대통령실 제공, AP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에 이어 3일 한국을 방문한 가운데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이 불발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휴가 중이라는 이유로 펠로시 의장과의 일정을 잡지 않았다고 최종적으로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한때 면담을 한다고 했다가 번복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당초 펠로시 의장 방한이 윤 대통령 휴가와 겹쳐 만나는 일정은 잡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런데 오후에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난다는 일부 보도가 나왔고, 대통령실 관계자도 “지방 방문 계획이 취소돼 다시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잠시 뒤 대변인실은 “오전 브리핑 내용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최종 입장을 알렸다.

박진 외교부 장관 등 다른 정부 관계자들도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담 참석을 위해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낸시 펠로시(가운데)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2일 밤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 환영나온 인사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방문해 대통령 등 정부 주요 인사를 만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펠로시 의장은 2015년 민주당 원내대표로 방한했을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정의화 국회의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난 바 있다.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펠로시 의장은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선 정상들을 만났다. 대만 차이잉원 총통을 비롯해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 말레이시아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총리와 회동했다. 5일 일본에선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날 예정이라고 한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은 것을 두고 외교적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더욱이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부인 김건희 여사와 대학로 소극장을 찾아 연극을 관람했고 이런 일정이 대통령실을 통해 사진과 함께 공개됐던 터라 ‘휴가 중’이어서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는 대통령실 설명에 의아해하는 의견이 많았다.

3일 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묵기로 예정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정문에서 취재진이 철수하고 있다. 이날 펠로시 의장은 포토라인이 설치된 정문이 아닌 후문으로 호텔을 들어갔다. 뉴시스


그러나 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인사들이 펠로시 의장과 만나지 않는 건 미·중 갈등이 첨예한 상황을 고려한 ‘외교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 정부 들어 밀착하는 한·미 관계로 예민해진 중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속내가 깔린 셈이다. 한 여권 인사는 “미·중 힘겨루기 상황에서 펠로시 의장을 만나는 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펠로시 의장은 4일 오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경제협력, 기후위기 등 현안을 놓고 약 50분간 회담한 뒤 공동 언론 발표를 할 예정이다. 양국 의장은 오찬도 함께할 예정인데, 회담 및 오찬 일정에는 국민의힘 권성동·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및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배석한다.

펠로시 의장은 이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 행정부 인사가 아닌 의회 최고 실력자가 JSA를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북한의 제7차 핵실험 및 인권 문제 등과 관련한 대북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펠로시 의장은 주한미군 격려 행사 후 늦은 오후 일본으로 출국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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