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만남 대신 美 서열 3위 펠로시와 통화한다(종합)

대통령실 "尹, 오늘 오후 펠로시와 통화 예정" 밝혀
펠로시, 아시아 순방서 각국 수장과 회동
유승민 "美 의회 1인자, 휴가 이유로 만나지 않는 것 이해 안돼"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아시아 순방 중인 미국 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통화를 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탓에 펠로시 의장과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4일 방한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오후에 통화하기로 했다.(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은 오늘 오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전화 통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날 펠로시 의장과 비공개 회동을 할 것이라는 추측을 했다.

대통령실은 이같은 추측에도 ‘만남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결국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 간 통화를 통해 한미동맹 강화 기조는 재확인했다.

이번 통화는 펠로시 의장이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각국의 정상과 회동을 한 데 따른 부담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1일 싱가포르에 도착해 아시아 순방에 돌입했다. 펠로시 의장은 리셴룽 총리, 말레시이사에선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총리, 대만에선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회동을 가졌다. 오는 5일 일본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압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동맹국 미국의 의회 1인자가 방한했는데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에게 펠로시 의장과 만날 것으로 조언했다. 그는 “의회의 대표인 하원 의장은 미국 ‘국가의전 서열’로는 부통령에 이어 3위인데, 워싱턴 권력에서는 사실상 2인자”라며 “그런 중요한 인물이 한국을 방문하는데 서울에 있는 대통령이 만나지도 않는다? 휴가 중이라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펠로시 의장은 전날 밤 대만 방문을 마치고 한국에 도착했다. 미국 하원의장 방한은 2002년 데니스 해스터트 당시 의장 이후 20년 만이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한다. 양국 의장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경제협력, 기후위기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회담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펠로시 의장은 오후에 판문점을 찾을 예정이다.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 최고위급 인사가 판문점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펠로시 의장이 판문점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송주오 (juoh413@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