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타고 9억 넘봤는데..운정 1년새 2억 빠졌다 [S머니]

김경택 기자 2022. 8. 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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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운정신도시서 체결된 21건 모두 '하락거래'
신축인데도 1억~2억원 이상 내린 값에 거래돼
"단기간 급등한 집값에 매수세 실종..급매만 간신히"
3기 신도시 등 늘어난 공급물량 영향도
주택경기 찬바람에 하락세 당분간 지속전망
[서울경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호재에 힘입어 단기간 급등했던 파주 운정신도시 집값이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집값이 교통 호재 탓에 급격하게 오른 데다 매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부담해야 하는 이자도 금리 인상으로 크게 불어나며 매수세가 실종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7월 운정신도시에 해당하는 파주시 목동동·와동동·야당동·동패동에서 거래된 21건 모두 신고가 대비 떨어진 가격에 체결됐다. 특히 이 가운데 GTX-A 종착역이 예정된 운정역 인근 신축 단지들의 가격 하락 폭이 더욱 컸다. 목동동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 전용 면적 84.9㎡는 2020년 10월 8억 8500만 원(7층)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26일에는 2억 원 이상 하락한 6억 7000만 원(10층)에 팔렸다. 같은 단지 전용 74.9㎡ 역시 지난해 7월에는 7억 8200만 원(19층)에 거래됐지만 올해 7월에는 1억 3200만 원 하락한 6억 5000만 원(11층)에 새로 계약서를 썼다.

주변 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힐스테이트 운정’ 전용 84.9㎡는 2020년 12월 8억 5000만 원(5층)에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21일에는 7억 500만 원(18층)에 하락 거래됐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첫째 주(8월 1일 기준) 파주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7% 감소했다. 지난 주(-0.07%) 92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된 후 2주 연속 떨어진 것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운정신도시 집값이 짧은 시간에 급격히 올라 매수하려는 이가 줄어들었고 그 결과 급매 물건만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목동동 공인중개사 A 씨는 “GTX-A 운정역 착공이 시작된 후 인근 신축 단지들은 가족들이 살기 좋은 전용 면적 84㎡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며 집값이 크게 올랐다”며 “최근에는 교통 호재가 선반영된 운정 집값이 너무 비싸다는 인식이 퍼지며 매수 문의도 거의 들어오지 않고 있고 그나마 84㎡ 기준 7억 원 아래인 급매만 거래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운정역 인근 단지 가운데 상당수는 2020년 말에 이미 신고가를 찍었을 만큼 단기간에 집값이 급등했다.

전문가들 역시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 등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상황에서 교통 호재 등으로 단기간 집값이 크게 오른 지역일수록 얼어붙은 주택 경기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운정신도시는 상대적으로 입지적 메리트가 적어 사실상 GTX 종착역이라는 호재 하나로 아파트 값이 올랐기 때문에 대출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굳이 무리해서 들어오려는 수요가 적은 것 같다”며 “여기에 GTX-A가 정차하는 창릉신도시 같은 3기 신도시 지역의 공급 물량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대편 GTX-A 종착역인 동탄신도시에서도 집값 하락세가 뚜렷하다. 동탄이 속한 경기도 화성시 아파트 값이 34주 연속 떨어지는 가운데 이번 주(8월 1일 기준)에는 전주 대비 0.2%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청계동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용 97㎡는 지난달 5일 12억 8000만 원(6층)에 거래되며 1년 전에 기록한 신고가 15억 9500만 원(27층)보다 3억 원 이상 하락했다.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수도권 지역의 출퇴근난 해소를 위해 ‘GTX추진단’을 발족하고 GTX-A 개통(동탄~수서 2023년 12월, 서울~운정 2024년 6월 예정) 일정을 앞당기려 하고 있지만 동탄과 운정 집값의 하락세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GTX-A는 그나마 공사 진척이 빠른 편인데도 아직 준공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이미 올랐던 집값이 조정기를 거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교통이 좋아진다 한들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는 상황에서 수도권 외곽 지역 매수 심리는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GTX-A에 이어 B·C 지역도 집값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경택 기자 tae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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