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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우리땅' 가수도 울겠네..이 남자의 못말리는 독도 사랑

이진한 입력 2022. 08. 05. 17:15 수정 2022. 08. 0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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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end Interview] 평생 독도를 사랑한 남자 김윤배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대장
김윤배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대장이 연구기지 안에 있는 해양생태관에서 울릉도·독도 인근 해역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해양생물과 각종 해양자원을 설명하고 있다. 김윤배 대장은 1998년 PC통신 천리안에 `독도사랑동호회`를 만들고 2008년 울릉도·독도의 해수 순환을 주제로 서울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을 정도로 평생을 울릉도·독도 지역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2005년 3월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매년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삼는다는 내용의 조례안을 선포했다. 100년 전인 1905년 같은 날 독도를 시마네현에 편입·고시한 것을 기념하겠다는 의도였다. 행정구역상 한국의 독도 책임 광역지방자치단체인 경상북도는 이에 '독도 지키기 5대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경북 울릉군에 위치한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는 당시 대책의 일환으로 2014년 출범한 연구기관이다. 연구기지의 운영 목표는 울릉도·독도 인근 지리·생태학적 연구를 토대로 해당 지역의 실효적 영토주권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이행할 수 있는 박사급 연구인력이 필요했다. 경북도와 울릉군이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 위탁운영을 맡긴 배경이다.

김윤배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대장은 KIOST가 운영을 맡기 이전부터 기지 설립에 관여했던 인물이다. 1990년대 후반 PC통신 천리안에 '독도사랑동호회'를 만드는 등 '독도 사랑'이 남달랐던 그는 2012년 KIOST에 입사해 현재까지 울릉도·독도를 지키고 있다.

―연구기지의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

▷울릉도·독도 인근 해양의 환경 변화를 관찰하고 해양생태계 보존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다. 연구기지가 위치한 울릉군의 발전을 위해 지역특산생물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해양수산업 육성과 해양영토 교육 또한 연구기지의 주요 임무 중 하나다. 최근에는 울릉도·독도 해양생태관을 리모델링해 동해안 최초의 해양보호구역인 울릉도 해양보호구역 방문자 센터를 개소했다. 이 밖에 국내외 다양한 기관에 소속된 인력들이 연구 등을 목적으로 독도에 출입하는 과정을 돕는 '특수목적 입도객 지원센터' 운영도 연구기지의 주요 업무에 해당한다.

―연구 방법이 궁금하다.

▷크게 연구 장비를 수중에 투하해 울릉도·독도의 해양생태계를 관찰하는 방법과 연구자들이 직접 수중에 들어가 해양생물상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수중에 투하하는 연구장비로는 부표형 장비인 실시간 해양관측부이를 꼽을 수 있다. 또 독도 인근에 타임랩스 수중카메라를 설치해 수중생물의 행동을 오랜 기간에 걸쳐 관찰하고 있다. 연구자가 직접 바다에 들어갈 때는 수심 40m 부근까지 내려간다. 이런 조사를 통해 한국 최초로 독도에서 신종 어류를 발견했다. 연구기지는 이 어류를 '동해비늘베도라치'라고 명명했다.

―다른 기관과 협업할 때도 많겠다.

▷국내 해양 관련 기관은 물론 국립공원 철새연구센터와 한국도서섬학회, 기상청, 해군 등과도 협업하고 있다. 해군과의 협업은 동해의 해류 분포가 수중음파 전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잠수함에서 사용하는 소나(음파탐지기)의 성능 검증을 위해 필요한 작업이다. 가장 흔한 유형의 작업으로는 무인 관측장비 관리가 있다. 전문기기가 울릉도·독도의 변덕스러운 날씨를 견디고 원하는 기간에 데이터를 수확하려면 지속적인 유지·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사고 현장을 수습하는 작업에도 참여한 적이 있다. 2019년 10월 응급환자를 병원에 이송하려고 독도에 온 소방헬기가 추락했던 때였다.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고였다.

▷아직도 당시 상황이 선명하게 기억난다. 한국해양학회 발표를 위해 섬 밖에 있었던 때였다. 환자와 보호자, 소방공무원 등 총 7명이 탄 헬기가 독도 이륙 2분 만에 해상에 추락했다고 했다. 소식을 듣자마자 해경에 수색 참여를 자청했다. 자주 교류했던 어선 선장에게 배를 빌리고, 수중카메라를 잘 다루는 연구원에게 현장에 가줄 것을 부탁했다. 바다에서의 사고는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시간이 조금만 지체돼도 해류에 떠밀려 흔적을 찾기 어려워서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 연구원이 사고 지점에 도착한 지 두 시간 만에 실종자로 추정되는 형체를 발견해 해경에 관련 정보를 전달했다.

―조만간 '독도누리호'를 투입한다고.

▷독도 인근 바닷속을 심층 조사하기 위해 건조된 41t급 전용 연구조사선이다. 연구기지의 설립 목적을 생각한다면 '이제야' 갖춰졌다고 표현하는 게 적합하다. 그동안 전용조사선이 없어 어선이나 다이빙선을 임차해 독도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의 안정성과 편의성을 우선순위로 두고 건조했다. 독도누리호 운항을 계기로 독도의 수중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하고자 한다. 지금까지는 독도의 육상만 실시간 영상으로 볼 수 있었다. 다만 독도누리호에 보다 좋은 연구장비를 장착하기 위해 정부의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

―독도 연구에 대한 일본의 반응이 민감하다.

▷지난 5월 국립해양조사원 조사선인 '해양 2000호'의 독도 해역 조사를 두고 "일본의 동의가 없는 조사"라며 조사 중단을 요구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KIOST 소속 해양조사선 온누리호의 이동을 두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일본의 반응에 덩달아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목적은 독도 영유권을 분쟁 사안으로 만들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하는 것이다. 일본의 도발에 넘어가 장단을 맞춰주기보다 실질적인 영토 주권을 강화해야 한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일회성으로 외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독도를 주제로 한 다양한 콘텐츠와 연구논문을 지금보다 더 많이 내놓을 필요가 있다.

―울릉도·독도의 중요성을 묻는다면.

▷군사·안보적 가치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울릉도·독도는 지리·생태학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해나 남해에 비해 척박한 동해 환경에 다양성을 부여하는 기반이다. 동해는 너무 깨끗해 어류가 서식하기 어렵다. 그러나 울릉도·독도가 있었기에 해조류를 기반으로 한 먹이사슬이 구축될 수 있었다. 울릉도 주변 해역이 동해안 최초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까닭이다. 철새 입장에서는 중간 기착지로서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장소다.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곳이라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다.

―독도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1997년 지리산의 한 산장에서 비슷한 또래의 일본 사람을 만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그 친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먼저 사과하는 등 이전까지 일본 사람에 대해 막연히 갖고 있던 편견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독도 영유권 문제에서는 완강했다. 다양한 사료를 근거로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그 논리에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했다. 한국해양대학교 재학 시절 이어도연구회를 만드는 등 한국의 바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던 때라 더 부끄러웠다. 그래서 1998년에 PC통신 천리안에 '독도사랑동호회'를 만들고 공부를 시작했다. 수시로 울릉도를 오가면서 학계 관계자들과 주민들을 만났다.

―가족과 울릉도로 이주했다고.

▷2014년 연구기지가 개소하면서 가족과 함께 울릉도로 왔다. 아내도 독도 지키기 활동에 열심이었다. 내가 독도사랑동호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을 때 아내는 부산·경남 지역 회장을 맡았다. 울릉도로 이주한 후 5년 동안 함께 지내다가 지금은 아이들의 학교 문제로 울릉도와 부산을 오가는 기러기 가족이 됐다. 울릉도 또한 인구 감소 여파를 피하지 못한 셈이다. 셋째 아이가 다쳤던 것도 부산행을 결심한 요인 중 하나였다. 섬에도 의료원이 있었지만 충분한 치료를 받게 해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너무 미안했다.

―섬에서의 생활이 힘들겠다.

▷기상 환경에 따라 내륙으로 갈 수 있는 교통편이 한정돼 있고 의료·교육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은 만성적인 문제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보면 그 심각성은 더 크게 느껴진다. 한번은 동료 박사가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는 일이 있었다. 당시 기상 환경이 좋지 않아 배는 물론 헬기 운행도 불투명했다. 다행히 기적처럼 헬기가 떠 치료를 받았지만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9000여 명의 울릉도 주민 외에도 연간 약 50만명의 울릉도·독도 관광객을 고려한다면 응급헬기가 울릉도에 상주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꼽는다면.

▷무엇보다 인력 보완이 시급하다. 개소 초기에 비해 역할이 늘어났음에도 여전히 박사연구원 3명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나마 임시 계약직 채용으로 부족한 인력을 겨우 보완하고 있는 실정이다. 독도 현장조사 활성화를 위해서는 경북도와 울릉군은 물론 정부의 폭넓은 지원이 필요하다.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직업적으로는 울릉도에서 정년퇴직을 맡는 것이다. 울릉도로 오는 첫날부터 그런 마음이었다. 인사 발령 때마다 울릉도에 계속 남고 싶다고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울릉도·독도는 동해 해양생태계의 오아시스이자 보물섬이다. 섬의 해양문화와 해양과학을 아우르는 연구를 수행하고 싶다. 섬의 미래 인재 양성에 기여하는 것도 계획 중 하나다. 울릉도에 한국해양대 캠퍼스 등 대학 캠퍼스를 유치할 수 있다면 보다 체계적인 기반이 될 것이다.

▶▶ 김윤배 대장은…

1970년생. 한국해양대 해양공학과를 졸업하고 부산대 해양과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8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에서 울릉도·독도의 해수 순환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2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입사해 2014년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로 발령을 받았다. 2020년 연구기지 3대 대장을 맡아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이 같은 공로로 2011년 경상북도지사 바다의 날 표창, 2014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표창(과학기술진흥유공)을 받았다.

[울릉도 =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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