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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리스크' 불거지자..민주당, 또 당헌 뒤집기 나서나

임재우 입력 2022. 08. 05. 18:20 수정 2022. 08. 06.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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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도록 한 더불어민주당 '당헌 80조'가 3주 가량 남은 8월 전당대회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계파색이 옅은 민주당 재선 의원도 "검찰의 정치적 기소에 대한 우려가 있긴 하지만, 시기적으로 이재명 의원을 구하기 위한 당헌 개정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기소가 되더라도 윤리심판원 논의로 직무정지를 해제할 수 있기 때문에 '이재명 구하기'라는 욕을 먹으면서 당헌을 개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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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청원, '5만명 동의' 넘어 공식화
"특정인 염두..시기상 부적절" 비판
법카 의혹 김씨, 경기도청 시민감사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5일 오후 대전시 중구 문화동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당원 및 지지자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도록 한 더불어민주당 ‘당헌 80조’가 3주 가량 남은 8월 전당대회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조항을 고쳐달라는 요구가 지도부의 답변 요건인 5만명의 동의를 얻은 ‘1호 당원 청원’이 되면서 개정 논의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당권 주자인 이재명 의원 1인을 위한 당헌 개정이라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5일 당원청원시스템에 올라온 ‘당헌 80조 개정요청’ 청원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비상대책위원회에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현영 대변인은 “8월 중순에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에서 당헌·당규 개정 관련 내용을 통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당헌 80조에선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하고 각급윤리심판원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으며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중앙당윤리심판원의 의결을 거쳐 징계처분을 취소·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청원에선 이 조항을 삭제하거나 징계처분 취소·정지를 윤리심판원이 아닌 최고위원회가 결정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당헌이 개정되면 경기 성남 백현동 인허가, 성남에프시 후원금,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의 수사 대상인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로 당선된 뒤 기소가 되더라도 직무정지를 피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연루돼 조사를 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아무개씨가 지난해 경기도청 인사 담당 시민감사관으로 위촉됐으며,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경기정책 공모사업 전문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씨가 지난달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직후 이 의원은 “‘무당의 나라’가 돼서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을 특정인에게 엮는다”며 인연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김씨가 이 의원 대선후보 시절 배우자실 선행차량을 운전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데 이어 경기도청의 공식직함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까지 확인된 것이다. (▶▶관련 기사 : “없는 인연”이라더니…“숨진 김씨, 김혜경 관련 운전사” 말바꾸기)

당권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이재명 구하기 식’ 당헌 개정이 ‘이재명 리스크’를 ‘민주당 리스크’로 확산시킬 것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이날 충북 지역 당원간담회에서 “어느 한 사람의 사법리스크 때문에 해당 조항을 삭제·변경하자는 것이면 사당화 노선으로 가는 것이고 당을 위기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국민의힘에도 (기소시 직무정지) 조항이 있다. 어떻게 우리가 국민의힘보다 도덕적으로 부끄러운 정당이 돼야겠냐”고 반발했다. 또다른 당권주자인 강훈식 의원은 “‘특정인을 위한 당헌 개정’으로 보일 우려가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지만 개정 필요성도 있다고 했다.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 “검찰의 정치개입 우려에 대해 적절한 방지 장치를 두면서도, 부정부패 의혹에 대해 ‘1심 판결에서 유죄가 선고되면’ 당직이 정지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개정 방안”이라며 당헌 개정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전당대회 레이스 도중 이 의원을 위한 부적절한 당헌 개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민주당 지자체장들의 성범죄 사건 당시에도 당헌을 고쳐 공천했다가 결과가 안 좋지 않았나. 그때그때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법을 바꾸면 본래 취지는 없어지고 다 누더기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계파색이 옅은 민주당 재선 의원도 “검찰의 정치적 기소에 대한 우려가 있긴 하지만, 시기적으로 이재명 의원을 구하기 위한 당헌 개정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기소가 되더라도 윤리심판원 논의로 직무정지를 해제할 수 있기 때문에 ‘이재명 구하기’라는 욕을 먹으면서 당헌을 개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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