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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의힘, '윤심' 당권 밀어붙이기로 민심 못 돌린다

한겨레 입력 2022. 08. 05. 18:35 수정 2022. 08. 0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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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5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현재의 당 상황을 '비상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오는 9일 전국위원회에서 당헌 개정을 하고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하기로 했다.

이에 맞서 비대위 출범으로 당대표직을 자동 박탈당하게 된 이준석 대표 쪽은 절차적 하자로 점철된 조처라며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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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이 5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현재의 당 상황을 ‘비상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오는 9일 전국위원회에서 당헌 개정을 하고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하기로 했다. 이에 맞서 비대위 출범으로 당대표직을 자동 박탈당하게 된 이준석 대표 쪽은 절차적 하자로 점철된 조처라며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석달도 안 돼 집권 여당의 권력다툼이 몰고 온 초유의 사태다.

실제 그간의 경위를 보면, 이번 결정의 절차적 정당성엔 심각한 의문이 따른다. 애초 국민의힘은 지난달 8일 이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 직후 의총을 열어 당헌·당규상 기존 최고위 체제를 유지하는 수밖에 없다며 6개월 뒤 이 대표 복귀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 문자가 공개되면서 기류가 급변했다. 친윤계 최고위원들에 이어 권성동 원내대표마저 당대표 직무대행에서 물러나면서 최고위 청산과 비대위 전환으로 급물살을 탄 것이다. ‘이 대표 쪽 최고위원 일부만 남아도 최고위 기능 상실로 볼 수 없다’거나 ‘이 대표 쪽의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 가능성이 크다’는 등의 문제제기는 묵살됐다. 이 대표의 혐의 자체는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할 문제지만, 절차적 정당성 논란에 아랑곳하지 않고 온갖 편법과 꼼수를 동원해 ‘이준석 축출’로 치달아왔다는 지적은 결코 과하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비정상적 방법으로 비대위로 넘어간들 국민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정권 핵심부는 이 대표 축출로 국민의힘이 한목소리를 내면, ‘당의 이전투구’에 실망해 떠나간 민심이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는 듯하다. 그러나 강경 보수층 일부를 빼면, 이준석에 대해 부정적인 ‘윤심’을 등에 업은 윤핵관 세력의 노골적인 당권 장악 시도에 호응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현 정권이 직면한 위기의 본질을 돌아보면, 당권 물갈이만으로 국정 위기를 돌파한다는 건 환상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전주보다 4%포인트 더 떨어진 24%를 기록했다. 기존의 ‘인사’, ‘경험·자질 부족/무능함’, ‘소통 미흡’ 등에 더해 ‘만 5살 초등학교 입학 추진’도 새로 부정 평가 이유 상위권에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 이견 세력 축출과 친윤 충성파 일색의 지도부 구성은 오히려 윤 대통령의 국정 불통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국정 기조와 행태 전반의 대전환 없이는 ‘백약이 무효’임을 한시바삐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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