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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달 탐사선 다누리의 성공적 발사, 첫발 뗀 '우주강국의 꿈'

입력 2022. 08. 05. 20:33 수정 2022. 08. 05.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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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호가 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우주군 기지 40번 발사대에서 스페이스X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한국 최초의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가 우주로 성공적 첫발을 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을 타고 발사된 다누리가 정상 분리돼 목표했던 궤적(달 전이궤도)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우주탐사선이 지구궤도를 벗어나 본격적 우주영토 개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누리는 4개월여 항행기간을 거쳐 12월16일쯤 달 궤도에 진입하고 12월31일 달 상공 100㎞에 안착할 예정이다. 내년에 관측을 개시하면 한국은 달 탐사에 성공하는 세계 7번째 나라가 된다. 21세기 우주강국으로 나아가는 문을 여는 것이다.

달은 티타늄·규소를 비롯한 광물이 풍부한 데다,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해 우주로 나아가는 교두보로 삼기에 적합하다. 주요 국가들이 앞다퉈 달 탐사에 나서는 이유다. 이번 다누리 발사를 계기로 한국도 우주개발시대에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다누리가 1년간 하루 12차례 달 주변을 돌면서 수집하는 정보는 달에 관한 연구와 개발의 기초가 될 것이다. ‘감마선 분광기’는 어떤 광물자원이 달의 어느 곳에 얼마나 있는지 밝히게 된다. ‘우주 인터넷 시스템’은 세계 최초로 달과 지구 사이에서 방탄소년단(BTS)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 등 대용량 파일 전송을 시도할 예정이다. 달 착륙선이 내릴 장소를 물색할 ‘고해상도 카메라’, 달의 자기장 세기를 측정하는 ‘자기장 측정기’를 비롯해 다누리에 실린 첨단 관측장비 6개 중 5개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지난 6월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실용급 위성 발사가 가능한 7번째 국가가 된 데 이어, 오는 12월 다누리도 달 궤도에 안착한다면 2022년은 한국 우주탐사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1992년 한국 최초 인공위성 ‘우리별 1호’ 이후 30년 만에 일궈낸 비약적 성과다.

누리호에 이어 다누리의 성공적 발사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한 연구진의 헌신에 힘입은 바 크다. 2020년 기준 한국의 우주개발 예산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04%(7억달러)에 불과하다. 미국은 GDP의 0.21%(477억달러), 일본은 GDP의 0.06%(33억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누리호·다누리 성공신화의 주역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자들은 시간외수당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지 않고는 2031년까지 1.5t급 달 착륙선을 달 표면에 안착시킨다는 목표를 이루기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은 ‘항공우주청’ 설립을 공약했는데, 충분한 예산 확보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한국은 미국의 달 유인탐사 ‘아르테미스 계획’의 10번째 참가국이다. 우주로 확대되는 미·중 패권경쟁에서 독자적 공간을 찾으려면, 자체 우주탐사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우주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 2022년의 마지막 날 다누리에서 들려올 기쁜 소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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