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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이준석'과 이준석의 분탕질 자기 정치 [정기수 칼럼]

데스크 입력 2022. 08. 06. 04:04 수정 2022. 08. 0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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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이준석' 낸시 펠로시의 대만 방문은 괜히 중국이라는 사자의 코털만 건드렸고, 그녀의 한국 방문은 보수 진영 내 자기 정치꾼들만 신나게 했다.

미국의 82세 할머니 하원의장 펠로시는 중국을 의식한 자당(민주당) 대통령 바이든의 만류를 뿌리치고 대만 행을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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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만류 뿌리친 펠로시, 이준석 우크라 방문 연상케 해
자기 정치 원조 유승민 이때다 하고 윤석열 비판
경박한 박지원은 점쟁이 짓으로 정치9단 반납
이준석, 윤석열 직접 공격으로 못 돌아올 강 건너
ⓒ 데일리안 DB

‘할머니 이준석’ 낸시 펠로시의 대만 방문은 괜히 중국이라는 사자의 코털만 건드렸고, 그녀의 한국 방문은 보수 진영 내 자기 정치꾼들만 신나게 했다.


미국의 82세 할머니 하원의장 펠로시는 중국을 의식한 자당(민주당) 대통령 바이든의 만류를 뿌리치고 대만 행을 강행했다. 외교는 폼이 아니며 자기 정치는 더욱 아니다. 철저히 국익이 우선되어야 하는 고도의 계산, 배려, 빈말의 잡탕밥이 외교다.


민주당의 중간선거 패배를 앞둔(대선 후 야당의 하원 선거 승리는 미국 정치의 오랜 불문율 같은 것인데, 현재 바이든 지지율도 매우 낮다) 펠로시의 마지막 ‘멋 부리기’ 대만 방문은 무엇을 남겼는가? 대만의 국격이 높아지고 큰 이익이 생겼는가?


대만은 지금 매일 중국 군용기 100여대가 뜨고 수십 발의 미사일이 발사되며 해상이 봉쇄되는 무력 시위를 당하고 있다. 이런 게 무서워서 할 말 못하고 동맹국과의 관계도 눈치를 봐선 안 된다. 그러나 국익 주판알은 냉정하게 튕겨야 한다. 소신만으로 일을 그르쳤다가는 나라가 너무 어려워진다. 현실이고 생존의 문제다.


미국의 언론도 ‘소영웅주의’에 찬반양론이다. 심지어 같은 신문 안에서도 유명 논객들이 서로 전혀 반대되는 논리를 편다. 진보좌파 정론지 뉴욕타임스가 그 예다.


퓰리처상 3회 수상에 빛나는 외교 전문가 토머스 프리드만(Thomas Friedman)은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전적으로 무모한 이유’(Why Pelosi’s visit to Taiwan is utterly reckless)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펠로시를 비판하고 그 후과(後果)를 경고했다.


“그녀의 행동은 완전히 무모하고, 위험하며, 무책임하다. 대만은 결코 펠로시 방문 후 더 안전하고, 더 번영할 수 없으며 미국은 핵무장을 한 러시아와 중국 양국과 동시에 간접적 분쟁 속으로 빠져들어 갈 수도 있다.”


브렛 스티븐즈(Bret Stephens)는 ‘우리가 전혀 원하지 않는 건 펠로시가 깡패로부터 굴복 당하는 것’(The last thing we needed was Pelosi backing down from a bully)이란 글에서 그녀의 꿋꿋한 행보에 박수를 보냈다. 퓰리처상 1회 수상자인 그는 미군이 허겁지겁 아프가니스탄에서 나가도록 한 바이든을 맹비난한 좌파 내 반골 논객이다.


“그녀가 아시아 순방 일정 중 바이든의 반대 때문에 대만을 슬그머니 뺐다면 중국은 앞으로 내내 미국을 우습게 봤을 것이다. 펠로시는 깡패에게 당당히 맞섰다. 잘했다.”


당시 집권 여당의 38세 ‘청년’ 대표 이준석도 러시아와의 관계 등을 고려하며 불편해 하는 자당 대통령 측의 입장을 무시하고 그의 측근들과 함께 국민 세금 1억 4000만원을 들여(당비는 곧 국민의 돈이다) 우크라이나로 떠났다. 과연 그가 거기에서 무엇을 했는지 전혀 알 수 없을 만큼 알맹이는 없고, 비행기를 타고 가고 오는 내내 자기를 비판한 자당 중진 정진석과 말싸움만 중계됐다.


대선 기간 중 ‘중2병’ 증상을 보이며 2번 가출, 후보 윤석열 지지율을 까먹은 이준석의 나라고 당이고 후보는 상관없고 오직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특기가 대선과 지선 직후 재현된 것이다. 이제 그의 상대는 대선 후보가 아니고 바로 대통령이다.


하버드를 나온 이준석에게 미국에 정치적 할머니(펠로시)가 있다면 고국에는 정치적 아버지가 있다. 경선 불복자 유승민이다. 그는 이준석, 하태경 등과 박근혜의 새누리당을 나가 박근혜 탄핵에 앞장선 자기 정치와 ‘배신의 정치’(박근혜의 표현) 원조다.


한국의 정치적 할아버지 격인 김종인과 유승민에게 정치를 배운 이준석의 자기 정치 DNA의 질은 김종인과 유승민의 질이다. 기회만 있으면 권력 또는 출마를 탐하며, 자기 외에는 똑똑한 사람이 전무한 유아독존(唯我獨存) 형들이다.


그 유승민에게 드디어 기회가 왔다. 이준석 징계와 내부 총질 문자 유출로 수세에 몰린 윤석열을 물어뜯는 계기를 펠로시 냉대에서 찾았다. ‘국익을 위한 총체적 결정’(대통령실 홍보수석 최영범)이었다는 데도 말이다.

“대학로 연극을 보고 뒤풀이까지 하면서 동맹국 의회 1인자가 한국을 방문하는데, 서울에 있는 대통령이 만나지도 않는다? 휴가 중이라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

이준석도 ‘용피셜’(용산+오피셜)이란 그 다운 조어를 구사하며 윤석열과 대통령실을 향해 대놓고 포를 쏘기 시작했다.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는 모습이다. 그는 이준석 측근 대변인의 대통령 비판이 이준석 징계를 촉발한 직접적 원인이라는, 한 언론의 추측 칼럼에서 그 찬스를 포착했다.

“(윤 대통령의) ‘그럼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들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발언은 나와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이 발언보다 더 심각한 것은 강인선 대변인이 발언에 대해 언론인들에게 해명하거나 보충하려고 하기보다는 발언 직후 만면에 미소를 띠고 대통령을 따라가는 모습이었다.”

자기 편 대변인이 윤석열 발언 비판을 용기 있게 잘했다고 말하기 위해 난데없이 강인선을 끌고 들어갔다. 그는 문제가 된 성 접대 기업 이사와의 통화에서 “네, 지금 내려 보내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측근 김철근이 새벽 1시에 대전에서 ‘7억 각서’를 써 준 사실에 대해서는 아직도 침묵한다.


그의 징계는 대변인이 윤석열을 화나게 해서 내려진 게 아니고 바로 이 증거 인멸 시도 때문이다. 성 접대 사실 여부는 심사 대상도 아니었다. 경찰 수사 이전에 녹취록, 각서 등 증거와 정황으로 그의 품위 상실에 대해 심판한 것이었다.


이렇게 겉과 속이 따로 노는 기회주의, 분탕질 자기 정치 선수들이 결국 신당을 만들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 수순으로 대통령 비판 준동에 들어갔다는 해석이다.


이준석과 유승민이 뛰쳐나가 창당한다면 따라갈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옛날엔 박지원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었을 것이나 이제 그도 맛이 갔다. 대통령과 펠로시의 깜짝 만남이 이뤄질 것이라는 경박한 점쟁이 짓으로 ‘명예 정치9단증’을 반납했기 때문이다.


“오늘 윤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펠로시 의장을 면담하리라고 본다. 안 만나면 정치 9단을 내놓겠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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