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새 3억 '뚝'..가격회귀·거래절벽, 부동산시장 폭락 초읽기?

신현우 기자 입력 2022. 8. 6. 06:00 수정 2022. 8. 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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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부동산]① 글로벌 경제 악화로 위기감 고조
2년전 시세로 돌아가.."가격 하락 내년까지 지속" 전망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초구의 아파트 단지 모습. 2022.8.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2020년 12월 9억원, 2021년 10월 12억5000만원, 2022년 6월 9억1000만원.’(경기 의왕시 내손동 ‘e편한세상인덕원더퍼스트’ 전용면적 84.92㎡ 실거래가)

2년 전으로의 회귀다. 최근 서울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다. 경기 침체·금리 인상 등의 악재로 부동산 매수심리가 냉각되면서 가격 내림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매수 대기자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거래절벽도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발표된 일부 경제 지표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인 데다 우리가 미국 금리 인상·중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사태 등의 직간접 영향권에 놓여 부동산 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모기지 미상환 사례가 다수 발생할 경우 더 큰 부동산 시장 침체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가격 하락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7.5로 전주보다 0.4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2019년 7월 15일(86.9)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전주대비 0.4p 떨어져 지난 2019년 7월 8일 이후 최저치(84.6)를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치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는 433건에 불과했다. 실거래가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 남았지만 1년 전(4679건)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특히 매수심리 냉각 등을 고려할 경우 역대 최저 거래량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 성북구 소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세금 규제 완화로 다주택자 일부가 물건을 거두는 것이 사실이지만 부동산 시장에서 집살 사람도 사라진 것도 맞다”며 “당장의 얘기라기보다 이미 시장 전반에 확산된 분위기로, 몇 해 전 매매가로 거래되는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 등 일부 지역 실거래가가 최고가 대비 수억원 하락하면서 2년 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전용 59㎡는 지난달 8억5000만~8억9000만원에 집주인이 바뀌었다. 이는 지난해 6월 최고가 대비 2억원 이상 하락한 것으로, 8억원 대의 매매가를 유지했던 지난 2020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경기 화성시 청계동 ‘동탄역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6월 8억원(23층)에 팔렸다. 이는 지난 2020년 겨울과 비슷한 수준으로, 최고가 대비 1억4500만원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12억5000만원(19층)에 거래됐던 의왕시 내손동 ‘e편한세상인덕원더퍼스트’ 전용 84.92㎡의 경우 지난 6월 2020년 하반기 수준인 9억1000만원(13층)에 손바뀜했다.

아파트 매매가 하락은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9%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9년 4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7% 하락했다. 매수자 우위시장이 형성된 상황에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그동안 상승세를 보였던 서초구마저 보합 전환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매수심리 추가 위축에 따른 거래량 감소를 우려하는 한편 글로벌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거시경제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데 매수심리 냉각으로 거래가 더 많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위기 사태는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집값이 동시에 내려가고 있는 데다 각 나라의 금리 인상 등이 우리 부동산 시장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모기지 문제가 몇 해 전이었으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는데 지금은 우리 부동산 시장에 조금 더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모기지 미상환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매수심리가 더 꺾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주택 거래 자체가 안 돼 가격이 내려가지만 하락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매매가 상승을 마치고 보합 전환된 사례 등이 나오는 만큼 심리적 불안은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시장 하락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명수 리얼앤텍스 대표는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유동성 과잉 등으로 발생한 거품이 빠지는 상황인데 이미 예견된 것”이라며 “경기 광교, 세종시 등 상승이 컸던 지역에서 하락이 발생할 수 있는데 내년까지 이 같은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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