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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하늘 누빈 블랙이글스 그 훈련기..진짜 전투기로 거듭난다 [박수찬의 軍]

박수찬 입력 2022. 08. 0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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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KF-21 전투기 첫 시험비행 성공에 힘입어 T-50 계열 항공기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T-50B를 운용하는 공군 블랙이글스는 영국 판버러 에어쇼와 폴란드에서 화려한 특수기동을 선보이며 현지에서 호평을 받았다.
대한민국 공군 블랙이글스 비행팀이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폴란드 뎅블린 공군 기지에서 에어쇼를 위해 이륙하고 있다. 국방부공동취재단
폴란드는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FA-50 경공격기 48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T-50 계열 항공기 수출 사상 최대 규모다. KAI는 내년 중반까지 12대를 인도하고, 나머지 물량은 성능이 향상된 블록20으로 제공한다. 이후 1차 공급분 12대로 성능개량이 이뤄질 예정이다.

새롭게 등장할 FA-50은 한국 공군 버전과는 차원이 다른, 진짜 전투기가 될 전망이다. 폴란드와의 계약이 실제로 이행되어 블록20이 모습을 드러내면, F-16을 대체할 수 있는 기종으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잠재력이 있다.

◆F-35가 최고지만…스텔스기가 전부는 아니다

현재 서방 국가들이 구매할 수 있는 최신 전투기는 F-35다. 세계 유일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로서 적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고, 다양한 센서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융합해 실시간 네트워크로 전달하는 능력은 세계 각국이 F-35 도입을 결정하게 하는 원인이다.

하지만 F-35가 모든 항공작전을 담당할 수는 없다. 스텔스기는 정비와 운영유지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 자주 띄우면 그만큼 비용 지출도 많아진다.

항로를 잘못 선택한 항공기를 안내하거나 공중 납치된 여객기에 대응하는 항공치안유지, 영공 초계 등의 평시 항공작전과 더불어 근접항공지원을 비롯한 전시 임무를 분담할 전투기가 별도로 필요한 이유다.
FA-50이 수직꼬리날개에 태극기와 폴란드 국기를 부착한 채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공장에 놓여있다. 폴란드 국방부 제공
실제로 미국은 F-16을 개량하면서 F-15EX를 도입하고 있으며, 영국은 타이푼을 계속 운용하며 유럽 지역 항공치안유지 작전에 투입하고 있다.

F-16 48대를 운용중인 폴란드는 지난 2020년 F-35A 32대를 46억 달러(약 5조5000억 원)에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F-35A가 전략적 억제력을 제공한다면, F-16은 다양한 항공작전을 수행하는 ‘마당쇠’ 역할을 맡게 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군비를 늘리고 있는 폴란드로서는 현재의 F-16 규모로는 부족하다. 러시아산 SU-22와 MIG-29는 노후한 기종으로 작전능력도 제한적이다.

이에 폴란드는 F-16 추가 도입을 타진했으나,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은 F-35 생산에 집중하고 있어 폴란드가 원하는 시기에 들여오는 것이 불가능했다.

FA-50은 초음속 기종으로 F-16과 공통성이 있다. F-16의 기체 특성에 익숙한 조종사라면, FA-50에 적응하는 것이 쉽다는 의미다. 조종사 훈련과 전투 임무를 포함, 폴란드 공군이 요구하는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지난 7월 28일(현지시간) 폴란드 뎅블린 공군 기지에서 실시한 블랙이글스-폴란드 공군 간 우정비행에서 7번기에 노강민 소령과 함께 탑승한 제23공군기지단장 크지스토프 스토비에츠키 대령이 비행 전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국방부공동취재단
미국산 F404 엔진과 합동정밀직격탄(JDAM) 등을 사용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지상공격을 담당하는 SU-22를 대체할 수 있다. KAI가 제안하는 블록20이 더해지면 지상공격을 주로 담당했던 SU-22 외에도 제한적이나마 공중전 임무를 수행하는 MIG-29도 대신할 수 있다.

폴란드 조종사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은 지난달 27일 KAI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FA-50 구매 결정은 한국에서 항공기를 조종한 폴란드 조종사들의 권고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의 관계는 물론 재정적으로도 폴란드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

미 국무부는 우방국이 미국산 군사장비나 훈련 프로그램 등을 구매를 돕는 국무부 해외군사자금지원(FMF)을 제공한다. 파키스탄, 이스라엘, 레바논 등이 FMF를 수령한 전례가 있다.

FA-50은 미국산 엔진과 항공무장 등을 사용한다. 폴란드가 FMF를 적극 활용하면, FA-50 도입 과정에서 자국의 자금부담을 덜 수 있다. 미국과의 상호운용성 증진도 가능하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이 지난 5월 31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방문해 KAI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폴란드 국방부 제공
반면 FA-50 도입으로 지난해까지 폴란드가 구매할 것으로 거론됐던 이탈리아 M-346의 공격형 기종 M-346FA는 향후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폴란드 공군이 M-346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아음속 기종이다. 훈련기로는 충분한 성능이지만 경전투기나 공격기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폴란드 측은 “기술적 효율성이 너무 낮다”고 비판한 적도 있다. 경전투기나 공격기 도입을 고려하는 국가에 폴란드의 결정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FA-50 블록20 세부 성능은

FA-50 블록20은 폴란드 수출을 통해 그 이름이 공개됐지만, 정확한 성능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제작사인 KAI는 T-50 계열 항공기의 노후화가 진행, 단종 부품이 늘어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성능개량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세부 내용을 밝힌 적이 있다. 이때 거론된 요소들이 사실상 블록20에 포함 될 전망이다.
FA-50이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공장에서 조립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지난 5월 국회에서 열린 공군력 세미나에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FA-50 성능개량은 △임무반경 확대 △전자장비 개선 △무장 강화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임무반경 확대는 150갤런짜리 외부 연료탱크 2개를 300갤런 탱크 1개로 바꾸고, 공중급유기능을 추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연료탱크 2개를 장착하면 항력이 증가해 전투행동반경이 크게 늘지 않는다. 하지만 300갤런 탱크 1개를 쓰면 기존 방식보다 전투행동반경이 30~40%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수출용으로 개발됐던 T-50A에 포함됐던 공중급유 기능은 FA-50 전투행동반경 확대를 위한 최적의 안이라는 평가다. 공중급유 기능이 추가되면 내부연료도 더 탑재할 수 있게 설계가 이뤄진다. 비행거리나 무장 탑재 등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다.

전자장비 교체의 핵심은 레이더다. FA-50은 개발 당시 능동전자주사식(AESA) 레이더를 장착하려 했으나, 미국의 수출승인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
한국 공군 FA-50 편대가 훈련을 위해 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KAI는 국산 AESA 레이더를 탑재해 공대공 능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대 전자전 추세에 맞게 레이더경보장치 등을 합친 통합 전자전장비(EW suite), 단일 모니터로 조종사 인지능력을 강화하는 대화면지시기(LAD), 내장형훈련시스템(ETS) 등도 추가한다.

AESA 레이더는 LIG 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개발이 가능하다. KF-21 AESA 레이더 탐색개발에 참여했던 LIG 넥스원은 기술 축적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한화시스템은 KF-21 AESA 레이더 기술을 활용해 FA-50 레이더를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내장형훈련시스템은 T-50A에 장착됐던 체계다. 4세대급 이상의 전투기 운용 무장 및 전자전 모의 훈련이 가능하다. 평시에는 실제 무장을 쓰지 않고도 실전적인 훈련을 할 수 있어 한국은 물론 F-35A와 F-16을 함께 쓰는 폴란드도 공군 조종사 훈련에 큰 도움이 된다.

조종사의 생존성을 높여줄 지상충돌방지장치(AGCAS), 저고도 지형추적(TF), 공중충돌회피(TCAS), 자동자세회복(PARS) 등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지상충돌방지장치는 지상과 충돌하기 전에 기체가 자동으로 회피하는 장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처럼 대공미사일 성능 강화로 전투기가 저고도 비행을 해야 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어 저고도 지형추적장비와 더불어 필수 장비로 꼽힌다.
한국 공군 FA-50이 훈련을 마치고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다. KAI 제공
자동자세회복은 조종사가 비행착각에 빠졌을 때 유용할 전망이다. 미 공군 F-35A의 경우 조종사가 접하는 정보가 기존 4세대 전투기보다 대폭 늘어나면서, 일시적 비행착각으로 인한 급하강이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사가 비행착각을 인지했을 때, 회복을 도와주는 장치가 있다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이외에도 임무컴퓨터와 비행제어컴퓨터 등의 부품 중 결함이 잦거나 단종된 항목을 국산으로 교체한다.

FA-50에는 중거리 공대공미사일과 신형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이 장착된다. 중거리 공대공미사일은 가시거리 밖에서 적기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기종이 쓰인다.

중거리 공대지미사일은 국내 개발 제품이 탑재된다. GBU-12, GBU-54 공대지유도폭탄과 이를 유도할 스나이퍼 포드도 추가된다.
한국 공군 FA-50이 성능점검을 마치고 착륙을 시도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일각에서는 블록20이 한국 공군에서도 쓰일 가능성을 주목한다. 공군은 올해 초 노후 전투기 교체와 관련, FA-50 추가 도입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F-35A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추가 도입, F-15K 성능개량 등 공군으로서는 시급히 추진해야 할 사업이 적지 않다. 따라서 폴란드가 FA-50 블록20을 도입·운용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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