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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팔아도 전세금 못 돌려줘"..수도권도 '위험'[깡통전세 확산①]

박성환 입력 2022. 08. 0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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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집값 하락 조정국면에 '집값'보다 비싼 '전셋값'
강서구 신축 빌라 절반 '깡통'…전세가율 '껑충'
집주인 대출 확인과 전세금반환보증보험 가입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최근 저가 아파트와 소형 주상복합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매매가격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11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적혀있는 전세 물건 알림 문구. 2022.07.11.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조정으로 들어서면서 집값이 하락하자 전세가격이 매매가격보다 비싼 이른바 '깡통전세' 위험이 커지고 있다.

집값 하락세가 뚜렷했던 대구와 대전 등 일부 지방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수도권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전셋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강화로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통상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80% 이상이면 깡통전세 위험 신호로 여긴다. 지난 6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6.3%였지만, 수도권·광역시를 제외하면 75.4%로 올라간다. 통상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80% 이상이면 깡통전세 위험 신호로 여긴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6.3%였지만, 수도권·광역시를 제외하면 75.4%로 올라간다.

한국부동산원의 6월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187개 시·군·구 중 19개 지역 아파트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시·군·구는 전남 광양과 경북 포항 북구로 모두 85%를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이천과 여주도 각각 82.4%와 84.2%의 전세가율을 나타냈다.

깡통전세 위험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확산일로다. 경기 파주시의 한 아파트(전용면적 59㎡)는 직전 매매가격 1억6140만원보다 1800만원 비싼 1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또 경기 안양시의 한 아파트 단지(전용면적 84㎡)의 경우 매매가격이 4억2500만원으로, 전세가격과 5000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와 함께 지난해 8400만원에 거래된 인천 계양구의 한 아파트 단지(전용면적 39㎡)는 현재 9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다세대·연립주택 등 빌라도 예외가 아니다.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거래된 신축 빌라(연립·다세대) 전세 거래 5건 중 1건은 전세가율이 90%가 넘는 ‘깡통전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토대로 2021년과 2022년 지어진 서울 신축 빌라 전세 거래 3858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전체 전세 거래의 21.1%(815건)가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90%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전사가격이 매매가격과 같거나 더 높은 경우도 593건으로 조사됐다.

자치구별로는 강서구가 전체 전세 거래 694건 중 370건(53.3%)이 깡통주택으로 집계됐다. 특히 화곡동은 304건으로 강서구 깡통주택의 82.2%를 차지할 만큼 그 비율이 높았다. 화곡동은 다세대·연립, 단독·다가구 등 빌라가 많은 대표 지역 중 하나로, 인근 김포공항 때문에 고도제한에 묶인 곳이 많아 10층 내외의 빌라가 많고 집값이 인근 지역보다 저렴해 주거 수요가 많은 동네로 꼽힌다.

이어 양천구가 총 전세 거래 232건중 48.7%인 113건이 전세가율 9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관악구는 91건 중 44건(48.4%), 구로구 114건 중 42건(36.8%) 등으로 깡통주택 비율이 모두 서울시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종로구와 도봉구, 서대문구의 경우 신축 빌라 전세거래가 14건, 45건, 41건으로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깡통주택의 수가 각각 4건(28.6%), 11건(24.4%), 7건(17.1%)으로 집계됐다. 반면 노원구, 용산구, 중구의 경우에는 깡통전세로 분류된 거래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방 관계자는 "깡통주택의 기준을 매매가의 80%로 보는 경우도 있어 이 점을 감안하면 실제 깡통주택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어, 이에 따른 거래량의 실종과 매매가의 하락으로 깡통전세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여러 채 사는 이른바 '갭투자' 후폭풍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집값이 하락하면서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렵거나, 갭투자에 나선 집주인들이 다음 전세 계약자를 구하지 못해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깡통전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세 집주인의 대출 여부를 확인하고,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셋값이 오른 상태에서 집값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전세가율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갭투자가 성행한 지역을 중심으로 깡통전세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주택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을 중심으로 집값이 하락하면서 전세금을 돌려주는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며 "세입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계약 전 집주인의 대출 여부 등을 확인하고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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