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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중국, 요란한 '타이완 포위' 훈련..속내는?

이랑 입력 2022. 08. 0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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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이례적으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항의하며 지난 4일 낮 12시부터 타이완을 둘러싸고 시작한 인민해방군 군사 훈련이 홍보 대상입니다.

■ 실사격 훈련, 다각도 촬영 보도…‘요란한’ 홍보

중국은 평소 인민해방군의 군사 훈련 자체를 거의 보도하지 않습니다. 베이징 특파원으로 지내는 2년 동안 기억나는 보도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것조차 대부분은 망망대해에 떠 있는 군함 위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군인들을 촬영해 보도하는 식입니다.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평소 훈련 모습 (출처: 웨이보)


이번은 다릅니다. 자주 보도하고 내용도 구체적입니다.

타이완을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지난 4일 오후 1시 56분부터 오후 4시까지 수차례에 걸쳐 타이완 북부, 남부, 동부 주변 해역에 모두 11발의 둥펑(東風·DF) 계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중국과 타이완 사이의 실질적 경계선으로 여겨지는 타이완해협 중간선 주변 해역을 향해 장거리포 정밀 타격 훈련도 했습니다.

지난 4일 오후 미사일 발사 모습. (출처: 중국 중앙(CC)TV)


보통 때 같으면 앵커가 영상 없이 훈련 내용만 전달했을 상황은 확연히 바뀌었습니다. 생생한 영상이 전파를 탔습니다. 발사 장면만 골라 했습니다.

지난 4일 보도된 미사일 발사 모습. 발사 현장을 다각도로 촬영했다. (출처: 중국 중앙(CC)TV)


중국 중앙(CC)TV는 미사일과 장거리 화력 실탄 발사 순간을 장소별로 다양한 각도로 촬영해 내보냈습니다. 촬영을 위해 사전에 여러 곳에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 훈련 지역 6곳도 공개…사실상 타이완 통일 시나리오?

대내·외에 보란 듯이 중국군이 무엇을 했는지도 강조했습니다. 마치 타이완을 포위하는 형태로 6개 구역을 설정해 진행하는 군사 훈련과 실탄 사격 훈련입니다.


군사 전문가 멍샹칭 중국 국방대 교수는 지난 4일 중국 중앙(CC)TV에 출연해 6개 훈련구역에서 대규모 훈련이 진행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타이완과의 초근접 지역에서 훈련이 실시됐으며 무기와 장비 수준, 인적 자질이 크게 향상돼 앞으로 통일을 위한 좋은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6개 훈련구역에서 벌어진 실사격 훈련은 한 마디로 타이완 지룽항, 가오슝항, 화롄항 등 타이완의 중요 항구와 항행로를 둘러싸면서 타이완 해·공역을 봉쇄시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천연가스·원유 등 전략 물자를 해상 운송에 의지하는 타이완으로서 해상 봉쇄는 고립 상태 전락을 의미합니다. 이 때문에 이번 실사격 훈련이 사실상 ‘타이완 무력 통일 작전’의 예행연습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왜 중국은 이렇게 많이 보여줬을까?

사실 중국이 어느 곳에서 어떻게 훈련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중국이 가진 여러 군사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를 노출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지시각 4일 이번 훈련이 중국과 타이완이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이 실제 발생했을 때 중국은 전면 침공이 아니라 봉쇄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습니다. ‘유사시 군사 전략’이 드러났다고 본 겁니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고려하는 ‘패’ 가운데 하나를 굳이 이 시점에 보여준 것일까요?

먼저 중국은 이번 군사훈련을 통해 타이완이 중국 영토라는 점을 중국과 서방에 명확히 부각시키려는 의도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이 아무리 타이완의 손을 잡아준다고 해도 타이완은 ‘하나의 중국’을 구성하는 중국 일부분이라는 것을 무력시위에 가까운 훈련을 통해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는 겁니다.

중국은 지난 4일 타이완에 실탄이 떨어지는 훈련 모습을 그래픽으로 만들어 보도했다. (출처: 중국 중앙(CC)TV)


‘타이완 겁주기’ 의도도 엿보입니다. 타이완의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훈련을 통해 ‘충격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중국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면 ‘미사일 공습경보’가 울릴 것이고 이는 타이완 민심에 충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공습경보가 울리지 않더라도 미사일이 타이완 상공을 가로질렀다는 사실은 타이완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합니다. 일본 방위성 발표에 중국이 발사한 11발의 둥펑(東風) 계열 탄도 미사일 가운데 실제 4발이 타이완 주변 상공을 통과했습니다.

타이완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쑤쯔윈 연구원은 “미사일을 발사하려 하는 것은 모두 ‘정치적 탄두’로 타이완 민심과 사기 등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얻는 것’이 있습니다.

“올해 국경절 전에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우리는 기회를 타서 타이완을 수복하면 된다.” 어제(5일) 중국 SNS 웨이보에 올라온 글들입니다. 타이완 통일이라는 명제 아래 중국인 대다수의 지지가 모이는 효과는 생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을 향한 적개심도 확연해졌습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데다, 오는 10월에 3연임을 앞둔 시진핑 주석에게는 나쁘지 않은 상황입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으로 민심이 악화 됐고 경제 성장도 둔해졌는데, 중국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결집하고 있으니까요.

■ 미·중 관계 앞날은?

중국의 실사격 군사훈련은 7일까지 예고돼 있습니다. 어제(5일)도 다수의 중국 전투기와 군함이 대만 해협 중간선을 침범했습니다. 핵 추진 잠수함도 훈련에 동원됐습니다.

지난 4일 한 시민이 촬영한 중국군의 장거리포 정밀 타격 훈련 모습 (출처: 웨이보)


중국 외교부는 지난 2∼3일 타이완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직계 친족에 대한 제재 조치도 취한다고 밝혔습니다. 제재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전례에 비춰 볼 때 중국 입국 제한·중국 내 자산 동결 같은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중 대화 채널도 대거 끊어버렸습니다. 무력 시위, 제재 조치 등 수위를 높여가며 ‘보여줄 수 있는’ 대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현재로서는 ‘치고 빠지려는’ 기색이 역력합니다.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이 일단 끝났고, 이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를 어느 정도 알린 만큼 중국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려는 분위기가 읽힙니다.

이미 지난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에게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은 전적으로 그의 결정이며 미국 정부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로이터가 지난 3일 보도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여기에 어제(5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방문한 캄보디아에서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이 평화적이었고 타이완 정책에 있어 어떤 변화도 의미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CNN 등 미국 주요 언론 등도 펠로시 의장을 두둔하지만은 않았습니다. 펠로시 의장의 이번 방문이 중국과 긴장만 고조시켰고,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만 가중했다는 비판론을 쏟아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외교부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이 중국의 군사훈련을 비판하자 어제(5일) 반응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중국은 120년 전의 중국이 아니며, 이라크도 시리아도, 아프가니스탄도 아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5일 정례 브리핑 발언

타이완해협의 긴장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앞으로 행보에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입니다.

이랑 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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