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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의원 "경찰, 현장 아닌 장관만 바라보게 될 것"

정희완 기자 입력 2022. 08. 06. 09:28 수정 2022. 08. 0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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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유일 '경찰국 반대' 목소리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등을 주제로 인터뷰하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을 신설하고 경찰청을 상대로 한 행안부 장관의 지휘규칙 제정을 두고 여권 내에서 유일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다.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48)이다. 권 의원은 사법시험을 통과한 뒤 2005년 경정 특채로 경찰에 입직한 경찰 출신이다.

권 의원은 지난 8월 2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경찰국 신설과 지휘규칙 제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앞으로 경찰들이 현장이 아니라 행안부 장관만을 바라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이 갖게 된 자율권을 정권이 통제하려는 의도”라며 “국회에서 야당과 함께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탄핵소추를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등을 주제로 인터뷰하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국회 차원의 대응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나.

“앞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경찰장악저지대책단장)과 통화해 국회에서 반드시 대응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공감대를 이뤘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경찰장악대책위원회 위원장)과도 만나 법적으로 검토한 헌법 쟁송 관련 내용을 공유할 생각이다. 국회 차원에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탄핵소추에 신속히 나서는 게 맞다. 오는 8월 15일에는 국회 대응과 관련한 공청회를 열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국회법 및 경찰법 개정, 헌법 쟁송 문제를 다루는 대규모 공청회가 될 거다.”

-8월 15일(광복절)은 공휴일인데 사람들이 많이 올까.

“휴일에 공청회를 해야 오히려 많은 분이 온다. 현장의 소리를 많이 듣기 위해 일정을 그렇게 잡았다.”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과 장관의 지휘규칙은 뭐가 문제라고 보나.

“정부조직법 제34조는 행안부에 소관 업무를 규정한다. 거기에 치안 사무가 없다. 단순한 누락이나 실수로 인해서가 아니다. 건국 이래 내무부 장관의 소관 업무로 치안을 규정했다. 치안 사무는 국가의 본질적 기능 중 하나라서 누락할 수 없다. 내무부 장관의 지휘를 받는 치안본부의 경찰이 국민의 자유·인권을 유린하고 심지어 고문치사로 생명까지 빼앗는 사건들이 발생하자 경찰의 중립성이 강하게 요구됐다. 중립성 훼손의 가장 큰 요인은 경찰이 내무부 장관의 직접적인 지휘·통제를 받는 것이라고 해서 1990년 12월 정부조직법을 개정해 치안을 행안부 장관의 소관 업무에서 삭제했다. 대신 치안 사무는 경찰청의 소관 업무로 했다. 내무부 장관의 직접 통제가 아니라 1991년 경찰법 제정을 통해 경찰위원회가 경찰을 견제토록 했다. 장관은 경찰위원회에 필요한 안건을 상정하거나 재의를 요구해 간접적으로 견제·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그런데 이번에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대통령령과 시행규칙을 제·개정해 행안부 장관의 보좌기관으로 경찰국을 신설하고 지휘규칙을 만들었다. 정부조직법 제34조와 경찰법 규정 위배다.”

-이 장관은 경찰국이 치안 사무를 담당하는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치안 사무는 경찰청의 소관 업무이고, 경찰청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권한이 인사권이다. 그런데 행안부 장관이 경찰국을 신설해 산하에 인사지원과를 직제에 뒀다. 인사과를 통해서 총경 이상 인사에서 직접 인사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총경 승진 대상자인 중간관리자 경정 계급부터 포함된다. 인사권 행사를 통해 경찰의 운용권을 장악하게 될 것이다. 운용권 장악은 곧 치안 사무 전체가 행안부 장관의 소관이 된다는 의미다.”

-행안부 쪽은 법에 명시된 장관의 인사제청권한을 제대로 행사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한다.

“인사제청권 실질화도 법적인 근거가 없다. 경찰공무원법 위반하는 사안이다. 경찰 인사는 경찰공무원법에 규정돼 있다. ‘능력실증’이 대원칙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승진 규정에서 1·2·3차 평정권자를 정해 놓았다. 예컨대 일선 지구대 요원에 대한 1차 평정권자는 팀장이다. 팀장은 팀원이 112신고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등을 눈으로 직접 봐서 잘 안다. 2차 평정권자는 지구대장이다. 3차는 경찰서의 생활안전과장이다. 지구대에서 112신고를 몇건이나 처리하고 어떻게 대응했는지 등은 생활안전과장에게 매일 업무보고가 들어간다. 업무 능력을 객관적 자료를 통해 평가하는 것이다. 반면 행안부 장관은 객관적 업무시스템이 없다. 있어도 안 된다. 그래서 행안부 장관이 할 수 있는 인사평가는 주관적·자의적이 될 수밖에 없다. 장관 본인의 입맛에 맞게 인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행안부 장관 인사권의 객관적·투명적 실질화라는 것은 실체가 없다. 과거 민정수석실에서 관여해 주관적·자의적 인사평가를 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지금은 인사평가 범위는 훨씬 더 넓다. 민정수석실이 핀셋으로 골라내거나 발탁하는 정도였다면, 행안부 장관은 전국의 경정 계급을 광범위하게 다 보기 때문이다. 경찰관들이 현장이 아니라 장관을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찰청장의 인사권은 무력화될 것이다.”

-수사에도 영향이 있을까.

“인사권을 통한 경찰 장악이 얼마나 쉽냐면, 자기 의중을 잘 파악하고 입맛에 맞는 사람을 요직에 임명해 놓으면 구체적으로 지휘할 것도 없다. 알아서 잘하니까.”

-법무부에는 검찰국이 있고 기획재정부에도 세제실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행안부 경찰국의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법적 근거에서 큰 차이가 있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적 근거가 있느냐 없느냐는, 위법이냐 아니냐의 큰 차이다. 정부조직법에 법무부의 소관 업무로 검찰 사무를 명시적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법무부엔 검찰국 설치가 가능하다. 법무부 장관의 소관 업무인 검찰 사무를 보조하기 위해 검찰국을 둘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검찰이나 국세청은 국민을 상대로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공권력을 행사하는 기관이 아니다. 반면 경찰은 직접적·물리적 공권력을 행사한다. 그래서 경찰이 과거 내무부 장관 지휘하에서 물리력을 오용·과용해서 국민의 자유, 인권, 생명을 침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검찰청과 국세청은 직접 물리력을 행사해 국민의 자유, 인권, 생명을 침해할 권한도 없을 뿐 아니라 그런 역사가 없다.”

-정권이 이렇게 경찰을 장악하려는 의도는 뭐라고 보나.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에 대한 통제 방식이 기존의 사전 통제에서 사후 통제로 바뀌었다. 경찰에 일정 정도의 자율권이 생긴 것이다. 이 자율권을 장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기존에는 검찰이 수사지휘권을 통해 경찰을 수사 초기부터 통제할 수 있었다. 지금은 경찰이 1차적으로 판단을 내릴 수 있고, 검찰은 이에 따라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하는 구조다. 경찰의 1차 판단을 틀어쥐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총경회의’ 주도자인 류삼영 총경을 대기발령하고, 참석한 총경 50여명을 경찰청이 감찰하고 있다.

“징계권을 남용한 부분은 직권남용의 법적 판단을 물어야 한다. 정당한 직무상의 명령을 위반해야 복종의무를 적용할 수 있다. 총경회의는 업무시간이 아닌 휴일이고 업무장소에서 이뤄진 게 아니다. 해산 명령도 경찰청장이 치안 유지·상황 대응 등 직무와 관련해서 한 게 아니다. 정당한 직무상의 명령이 아니기 때문에 복종의무 위반이 성립될 수 없다. 반대로 이를 행사한 것은 직권남용 혐의로 조사받아야 하는 사안이다.”

-경찰 지휘부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고 수습해야 한다고 보나.

“경찰 지휘부는 경찰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리더십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행안부 경찰국이 경찰의 실질적 장악력과 통제력을 다 가졌다. 이런 경찰국이 경찰의 현장을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활력 있게 돌아가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없는 조직이라는 건 분명하다. 국회에서 탄핵소추 등을 통해 위법 상태를 해소해야 한다.”

-경찰청장을 장관으로 격상하겠다는 게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었는데.

“이 공약이 허언이라는 건 지금 중언부언 설명할 필요도 없다.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로 답한 것 아닌가.”

-경찰위원회 실질화가 대안이라는 얘기는 많이 나온다. 실제 권 의원도 경찰위원회 실질화 관련한 법안을 발의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경찰개혁위원회가 경찰위 실질화 방안을 권고했으나 이뤄지지 못했다. 민주당에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 경찰개혁과 관련한 논의는 지난 국회에서 부실하고 미흡하게 이뤄졌다. 국가수사본부와 관련해 행정·수사 경찰의 분리가 제대로 안 됐다. 수사본부로 조직은 분리됐으나 일선 경찰서의 수사과는 여전히 행정경찰의 편제에 들어가 있다. 서울경찰청장이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관련 수사에 대해 언급한 것은 직권남용이다. 행정·수사 경찰의 분리가 미흡한 상황이라 권한이 남아 있으니 저런 말을 한 것이다.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사무 분리도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위원회 실질화와 같은, 한단계 더 들어가는 개혁은 의미 있는 작업을 하지 못했다.”

-행안부 경찰국과 경찰위 사이에 갈등의 소지가 있는 것 같다.

“경찰위의 심의·의결과 행안부 장관의 지휘규칙을 통해 발산하는 경찰정책을 두고 갈등하는 관계에 언제든지 놓일 수 있다. 인사도 마찬가지다. 경찰공무원법은 경찰청에 인사위원회와 승진심사위원회를 두고 최종 추천안을 확정한 뒤 추천토록 한다. 행안부 장관이 인사제청권을 통해 인사안을 만들면 경찰청장과 승진심사위를 완벽하게 무력화시킬 수 있다. 경찰위원들은 전임 정부가 임명했다. 행안부 장관이 경찰위에 안건을 부의하거나 재의를 요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행안부 장관이 경찰정책 관련 기본 계획을 승인했는데 경찰위가 제동을 건다면 법에 있는 재의 요구로 억누를 수도 있다.”

-국민의힘에서 유일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담감이나 어려움은 없는지.

“최근 국민의힘이 민주주의가 아니라 ‘윤심주의’에 따라 움직인다는 게 노출됐다. 양심과 소신이 아니라 윤심주의에 따라 의정활동을 하거나 의견을 피력해야 하는 데서 오는 (다른 의원들의) 괴로움이 (홀로 반대 목소리를 내는 나의 부담감보다) 훨씬 더 클 것 같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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