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면허 발급 늦어져서 '택시대란' 왔나..문제는 '이거'야

이민하 기자 입력 2022. 8. 6. 09:30 수정 2022. 8. 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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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30일 서울시내 택시회사 차고지에 택시가 가득 차 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심야 귀갓길 택시대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사 수 급감으로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택시기사 수는 23만9434명으로, 1년 전에 비해 8% 넘게 감소했다. 이중 법인택시 운전자 수도 2019년 12월에 비해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05.30.


국회에서 법인택시 면허 발급 절차가 늦어져서 택시기사 인력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 6개 택시 면허 적성·시험장 대부분에서는 하루 만에 적성 검사부터 면허 발급이 가능한 상태다. 1주일 이상 대기자가 몰린 곳도 단 1곳에 불과했다. 이 마저도 택시 면허가 아닌 군부대 수요 때문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택시면허 발급보다 실제 택시 종사자가 줄어드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토로한다. 최근 2년간 4만명 이상이 신규 택시 면허를 취득했지만, 종사자는 이 중 20~30%에 불과하다. 면허는 취득했지만 돈벌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업계를 떠나는 것으로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1만4500명 택시자격 취득에도 이 중 19%만 근무
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올해 택시자격취득자(법인·개인)는 지난달까지 1만450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실제로 택시 종사자는 약 19% 수준인 2690명이다. 지난해도 택시 자격 취득자 2만5740명 중 실제 택시 종사자는 4분의 1 수준인 6316명에 그쳤다.

기존에 지방자치단체에서 담당하던 법인·개인 택시면허 발급 업무는 지난해부터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담당한다. 현재 택시자격 적성·시험검사장은 경기북부 지역 의정부시, 남부 수원시, 서울시 노원·성산·구로구, 인천시에서 운영 중이다. 성산은 적성검사장만, 구로는 시험검사장만 운영한다.

택시 면허를 취득하려면 사업용 운전적성정밀검사와 택시면허시험을 거쳐야 한다. 적성정밀검사는 사업용 운전에 특화된 검사로 택시뿐 아니라 버스, 화물차 운전자 공통사항이다. 적성·시험을 거쳐 법인 면허를 취득하면 별도 만료기간이 없다. 음주사고나 중대범죄 등이 없으면 자격이 유지된다. 개인택시는 여기에 운전경력(3년 무사고)이나 자격취득과정(5일·40시간)을 거쳐 개인 면허를 양수해야 한다.
수도권 6곳 중 의정부 1곳만 대기…"대부분 군 운전병·버스 면허 취득 수요"

공단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6개 적성·시험검사장 중 의정부 지역 외에는 대기 수요가 거의 없다. 의정부는 인근 군부대에서 현역 군인 응시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500명 이상이 대기 중이다. 이 때문에 의정부에서는 실제 적성·시험까지는 1~2주가량 기다려야 한다. 다만 이들은 택시자격 취득과는 무관하다. 대부분 군 운전병 지원자거나 버스기사 면허 취득이 목적이다. 앞서 국방부와 국토부는 '버스 운전인력양성사업' 지원 협약을 맺고, 사업용 운전면허 취득을 지원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과거 버스 운전기사 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군복무 중인 장병들을 대상으로 면허 취득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앞서 코로나19(COVID-19) 방역 완화에 맞춰 군장병 응시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일부 적체 현상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의정부 지역 대기 수요를 줄이기 위해 노원 등 다른 적성·시험장 운영을 확대하고, 이동버스 2대(각 15석)를 이용한 '찾아가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의정부 외 다른 지역은 모두 하루이틀 안에 응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오전에 적성 검사를 받고 오후에 시험검사까지 진행, 하루 만에 법인택시 자격취득까지 가능하다.

법인택시 인력부족의 원인이 면허 발급 절차가 지연됐기 때문이라는 것도 의정부 지역 군부대 수요 때문에 생긴 오해로 풀이된다. 앞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택시운행을 위해 꼭 필요한, 교통안전공단에서 진행하는 운전정밀검사가 지연돼 빠른 인력수급에 장애가 되고 있다"며 "경기도에선 일주일 이상 대기해야 하는데 이 절차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격 보유자는 '충분'…"돈이 안 된다" 떠나는 사람들
전문가들은 실제로 법인면허 자격자가 이미 충분하지만, '돈벌이'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법인택시를 몰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법인택시 가동률은 2019년말 약 50%에서 올해 3월 31%로 떨어졌다. 전국 택시 기사 수는 23만 9195명으로 2019년말(26만 7189명)보다 2만 8000여명이 줄었다.

업계에서는 줄어든 법인택시 기사들이 배달이나 택배업계로 옮겨간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전체 차량이나 자격 보유자는 충분해도 실제로 택시를 운전할 기사는 줄고 있다"며 "충분한 임금이나 처우가 개선되지 않으면 인력수급 상황이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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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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