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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집값 오르던 서초구마저..尹정부 첫 대책에 '초긴장' [김은정의 클릭 부동산]

김은정 입력 2022. 08. 06. 11:40 수정 2022. 08. 0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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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윤석열 정부가 출범 후 첫 대규모 주택 공급 대책을 내놓습니다.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부터 강조했던 사안이라 시장 안팎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오는 9일 발표되는 이번 대책은 의미가 남다릅니다. 앞으로 남은 대통령 임기 동안 주택 공급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목표 의식을 갖고 이뤄지는 지를 종합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정부 내 주택 공급 청사진이 구체적으로 발표되는 것이죠. 건설사와 디벨로퍼(부동산 개발 업체),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무주택자, 상급지 이동을 희망하는 수요자들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아직 부처 간 세부적인 정책 조율 과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번 대책엔 꽤 방대한 내용이 담길 전망입니다. 단순히 주택 공급 물량 계획만을 발표하는 게 아닙니다. 수요가 있는 곳에 맞춤형으로 공급 대책을 세우고 전반적인 주거의 질을 높이는 데 방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큰 핵심 줄기 중 하나는 민간의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 사업 활성화입니다. 정비 사업의 기간을 단축해 항상 많은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의 공급을 신속하게 늘리자는 겁니다. 이전 정부가 신도시나 공공택지를 통해 수도권 외곽을 중심을 주택 공급을 추진했다면 앞으로는 수요가 밀집된 도심 내 규제를 완화해 공급 효과를 더 높이겠다는 겁니다. 역세권 등지를 중심으로 용적률을 500% 이상으로 높이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청년 원가 주택이나 역세권 첫 집 등도 순차적으로 공급하려는 것이죠.

통합 심의를 통해 공급 기간을 단축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재 재건축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로 지적되는 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입니다. 정부는 재초환 개선도 고심 중입니다.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계획도 큰 틀에선 이번 대책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집 값 자극 우려로 내년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점치는 시각이 많았지만 최근 주택 시장이 조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죠.

말만 많던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 계획도 함께 공개될 전망입니다.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려는 겁니다. 상업지역이나 준공업지역 등의 비주거시설 비중을 낮추는 방안도 막판 고심 중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통해 주택 비중을 늘리면 공급 효과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죠.

업계에선 이번 대책이 양보단 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정책들로 청사진이 채워져야 한다는 겁니다. 실제 지난 정부들이 대규모 주택 공급, 집 값 안정 등을 수차례 주장했지만 부동산 시장은 정상화되지 못했습니다. 정확하게 분석된 수요를 바탕으로 주택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지난 정부 때 1~2인 가구 증가를 반영해 소형 주거시설을 늘렸지만 결론적으로 1~2인 가구는 중형 이상의 주거시설을 선호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주택 공급을 늘려도 제대로 된 공급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집니다.

사실 정부로선 대규모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하기에 부담스러운 시장 상황이긴 합니다. 금리는 가파르게 인상되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대출 이자 부담은 빠르게 늘고 있죠. 지난해까지 불붙던 주택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면서 각 지역의 집 값이 속속 하락세를 띠고 있거든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8월 첫째주(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7% 떨어졌습니다. 10주 연속 내림세죠. 서울 25개 구 가운데 홀로 상승 곡선을 유지했던 서초구마저 2022년 3월 21일(0%) 이후 약 5개월 만에 오름세를 멈췄습니다.

수도권 규제지역 중 집값이 오른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2019년 4월 이후 최대 낙폭으로 떨어졌고요. 실수요자들의 매수 심리가 꺾인 상태라 금리 인상 기조가 바뀌기 전까진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정부의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은 결국 공급을 늘리는 것이라 가격 측면에선 하방 요인으로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지역이나 수요의 미세 조정이 필요할 순 있지만 주택 공급 확대라는 큰 틀은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며 "최근 집 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지역은 최근 몇년간 상승세가 가팔랐던 곳들"이라고 말합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금리 인상기일수록 청년과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은 중요하다"면서도 "백화점식으로 정책만 줄줄이 나열한 뒤 추진 동력을 갖기 못하는 것 보단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사안에 집중해 실제 공급 확대로 이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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