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욕했다"..美 전직 관료들 '尹·펠로시 면담 불발' 비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은 데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전직 미 국무부 고위 인사는 이를 미국에 대한 ‘모욕(insult)’으로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미 국가의전서열 3위인 하원의장을 ‘냉대(snub)’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외교 정책을 담당했던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6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의소리(VOA) 방송 출연 인터뷰를 통해 “(펠로시 의장의 방한은) 미국과 한국의 강력한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이는 항상 좋은 일”이라면서도 “(펠로시 의장이) 한국 지도자를 만나지 못한 건 매우 우려된다. 실수였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尹 공동 가치 수호하지 않는단 신호 보내"
이날 VOA 방송에 함께 출연한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역시 리스 전 실장의 입장에 “모두 동의한다”며 “모욕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달래려는 시도였다 해도 소용없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면담에 나서지 않은 것은) 중국이 한국을 압박할 수 있고, 한국은 중국의 의지에 굴복할 것이라는 인식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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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의장 냉대, 우려 가중"
미 블룸버그 통신은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간) ‘한국 지도자가 휴가 중 펠로시 의장을 냉대하며 우려를 가중시켰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윤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에 나선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유일한 지도자”라고 보도했다. 실제 펠로시 의장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한국을 제외한 싱가포르·말레이시아·대만·일본 등 모든 국가 정상과 면담했다.
이 매체는 “윤 대통령은 최근 몇 주간의 수많은 실책으로 빠르게 지지율이 하락했다”며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 중 한 명과의 만남을 연기한 것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5일 서울발 기사에서 윤 대통령을 “역대 가장 적은 표차로 당선된 정치 신인”으로 평가하며 “(펠로시 방한 당시) 윤 대통령의 세계 무대에서의 부재로 비평가들은 격노했고, 이들은 보수적인 한국 대통령이 중국의 보복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펠로시와의 만남을 피했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보다 강력한 정치적 입장을 천명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미·중 사이에서)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 직무 소홀 비판 불러"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은 오는 8일 중국을 방문해 이튿날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한다. 박 장관의 방중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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