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미국 '558조' 투자 법안..그 많은 돈은 어디서?
표결도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최종 투표까지 수정안을 무제한 표결하는 이른바 '보트-어-라마(Vote-a-Rama)' 방식이어서 결코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현지 시간 6일 시작된 표결은 밤을 새워 다음날인 7일 오후에야 끝이 났습니다. 세부 항목에 대한 투표 과정에서 민주당은 약 36개나 되는 공화당 수정안을 부결시켰습니다. 만약 세부 항목에 대한 수정안이 통과됐더라면 본회의에 상정된 전체 법안 처리 때 민주당 표가 분산될 위험이 있었습니다.
기후 변화 대응에 479조 원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 통과 직후 성명을 내고 "오늘 상원에서 민주당은 특별한 이익을 놓고 미국 가정의 편에 섰다"며 "나는 정부가 미국 가정을 위해 일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대통령에 출마했고 그것이 이 법안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법안을 처리 후 "길고 험난했지만, 마침내 도착했다. 상원은 역사를 만들었고, 이 법은 21세기 입법 위업 중 하나로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어떤 법이길래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걸까요?
The Inflation Reduction Act:
• Enacts historic deficit reduction to fight inflation
• Lowers energy costs, increases cleaner production, and reduces carbon emissions by roughly 40 percent by 2030
• Allows Medicare to negotiate drug prices and caps out-of-pocket costs to $2,000
• Lowers ACA health care premiums for millions of Americans
• Make biggest corporations and ultra-wealthy pay their fair share
• There are no new taxes on families making $400,000 or less and no new taxes on small businesses – we are closing tax loopholes and enforcing the tax code
인플레이션 감축법
•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한 역사적인 적자 감축 법제화
• 에너지 비용 절감, 친환경 생산 증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약 40% 감축
• 노인 의료 보험 약값 협상 허용, 자기 부담 비용 2,000달러로 제한
• 수백 만 미국인의 ACA 의료 보험료 인하
• 대기업과 최상위 소득층 정당한 세금 부담
• 수입 40만 달러 이하 가정 및 소규모 사업자 신규 세금 없음
천문학적 재원은 어디서?
물론 야당인 공화당과 일부 경제 학자들 사이에서 반발이 일었습니다. 공화당은 이 법이 인플레이션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오히려 일자리를 축소하고 성장을 저해할 좌파들의 희망 지출 목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포함한 미국 경제학자 230여 명도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역효과를 낼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냈습니다. 보수 성향 매체인 폭스비즈니스는 이들 경제학자들이 반대 입장을 담은 서한을 미 의회 상·하원 지도부에 보내면서 이 법안이 민주당의 주장과 달리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미국 경제에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입안된 법안인 만큼 이 법안이 어떤 효과를 낼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민주당 주장대로 중산층을 살리고 인플레이션을 잡을 묘안이 될지 공화당 주장처럼 인플레이션은 잡지도 못하면서 경제 활력만 떨어뜨릴 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는 문제입니다. 다만 확실한 것 하나는 법안이 하원까지 통과하게 되면 분명 11월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점입니다. '복지+부자 증세'라는 메시지가 당장 선거에서 불리할 리 없기 때문입니다. 로이터통신도 해당 법안의 상원 통과 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중간 선거에서 승리하길 바라는 바이든의 중요한 승리"라고 보도했습니다.
상원과 달리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별 무리 없이 이번 주 통과가 가능할 걸로 보입니다. 의회 처리 절차가 끝나면 바이든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한 뒤 공포하게 되는데 그간 아프간 철군과 인플레, 경기침체 등 외교 안보-경제 분야에서의 잇단 악재로 지지율이 바닥으로 떨어진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오랜만의 희소식이 될 전망입니다. 민주당 패배가 확실시 되던 11월 중간 선거에 또 하나의 변수가 생긴 셈이어서 미국 여야의 대결도 한층 치열해지게 됐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남승모 기자sm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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