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약탈 문화재 돌려주는 유럽.. 영국, 125년 전 유물 나이지리아에 반환

김지아 기자 2022. 8. 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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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호니먼 박물관이 돌려주기로 한 베닌 왕국의 유물 〈사진=로이터〉

영국 런던 남부에 있는 호니먼 박물관이 125년전 약탈한 유물 72점을 나이지리아에 돌려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유물은 이른바 '베닌 브론즈'라 불리는 현 나이지리아에 위치했던 베닌 왕국의 청동 유물과 종교 예술품 등입니다. 아프리카에서 문화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공예품들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유물 반환은 나이지리아 국립박물관기념물위원회(NCMM)가 올해 초 영국 박물관측에 유물 반환을 요청한 데서 비롯됐습니다.

유럽의 일부 나라들에서 최근 몇년간 아프리카에서 약탈한 문화재를 돌려주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는 1897년 영국군이 약탈해 대학에 기증한 베닌 왕국의 유물 '청동 수탉' 조각상을 나이지리아에 반환했습니다.

프랑스도 129년 전 프랑스군이 약탈한 '아보메이의 보물'이라 불리는 유물 26점을 지난해 아프리카에 돌려줬습니다. 이는 마크롱 대통령이 2017년 취임직후 "프랑스가 아프리카 식민 지역에서 약탈했던 문화유산 반환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데 비롯한 것입니다.

독일 역시 나이지리아와 지난달 베닌 왕국 문화재 두 점을 반환하는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베닌 왕국은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서아프리카 일대를 다스린 왕국인데, 1897년 영국이 이곳을 찾아와 마을을 파괴하고 문화재를 대거 약탈해갔습니다. 그 문화재가 독일 등 다른 유럽 나라에도 퍼진 겁니다.

댄 힉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영국이 1884년부터 약 30년간 아프리카에서 문화 유적을 대거 약탈했다며 "박물관이 일종의 공모자 역할을 했다"는 내용을 담아 '대약탈 박물관'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이번 반환이 다른 박물관에도 영향을 끼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로이터는 이번 반환조치로 인해 베닌 왕국의 청동 유물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런던 대영박물관도 유물을 반환하라는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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