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전임자' 내세워 '정은경 효과' 노리나..정부, 위기대응자문위 브리핑 신설
고위험군 4차 접종 권고..확진자 격리 등 현행 유지
정부가 8일부터 매주 월요일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주도하는 정례 브리핑을 신설했다. ‘감염병 전문가’를 공식 브리핑 발표자로 내세워 소통 차원에서도 ‘과학방역’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기석 위기대응자문위원장(사진)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하며 제3차 위기대응자문위 회의 결과를 설명했다. 자문위의 주요 권고사항을 보면, 코로나19 환자 발생 증가에 대비해 진단검사 점검·운영체계와 신종 변이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고위험군에게 백신 4차 접종을 권고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충분한 병상 확보와 고위험군 대상 ‘패스트트랙’ 활성화, 감염취약시설 대응 전달체계 구축도 주문했다. 거리 두기는 현행처럼 재개하지 않되 유행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를 대비해 ‘근거 중심의 사회 대응 방역체계’를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확진자 격리 의무와 마스크 착용 조치는 당분간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엔 정은경 당시 질병청장이 ‘방역의 얼굴’ 역할을 했다. 그간 정부의 방역정책이 실책에도 불구하고 기본 신뢰감을 유지했던 건 ‘K방역의 영웅’으로 통한 정 청장의 헌신적인 이미지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이날 자문위 브리핑에서부터 ‘원로’ 감염병 전문가인 정 위원장을 내세운 건 ‘정은경 대체재’를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정 위원장은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로 2016~2017년 질병관리본부장(현 질병청장)을 지낸 감염병 전문가다.
정 위원장은 이날 솔직하고 쉽게 설명하는 화법으로 주목을 끌었다. 코로나19 검사와 진료,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원스톱진료센터’를 검색해 찾아가는 게 어렵다는 지적에 “ ‘코로나’라는 검색어만 쳐도 자기가 원하는 지역 어디에 원스톱진료센터가 있는지 금방 찾을 수 있다. 이걸 몰라서 못 가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먹는 치료제 처방에 대해선 “의사 선생님들은 약 처방하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저도 그 약을 한 번 먹었지만 크게 부작용은 없었다”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또 “고위험군이 철저히 보호된다면 코로나 팬데믹을 궁극적으로 엔데믹이나 독감 수준으로 낮추는 시기가 그렇게 머지않았다”고 말하는 등 그간 정부 차원에서 조심하며 사용하지 않던 표현을 자문위원으로서 막힘없이 구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 같은 소통 방식의 변화가 현 정부의 방역정책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5292명으로 1주 전(1일·4만4689명)보다 1.24배 많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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