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기업 행사 줄줄이 연기.. 일부지역 배송 차질도

김광태 2022. 8. 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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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집중호우 대처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포대로 위에 버려진 차량독자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8일 오후 11시께부터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세브란스 병원 건물 내부에 물이 찼다. 사진은 MRI 검사실 입구에서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있는 병원 직원 모습. 연합뉴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80년 만에 쏟아진 기록적 폭우로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서울이 사실상 마비되고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정부와 기업들의 각종 행사와 회의는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고, 물류는 차질을 빚었다.

9일 윤석열 대통령은 당초 국무회의 주재를 위해 세종청사를 방문하기로 했던 일정을 보류하고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민간 기업들도 각종 회의를 연기한 채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정부는 이날 예정이던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와 '250만가구 이상 주택공급대책' 발표를 잠정 연기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이날 긴급공지를 통해 "호우 상황 대처를 위해 이날 예정이던 모든 발표 일정을 잠정 연기한다"며 "추후 발표 일정 등은 다시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이날 오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윤석열 정부 첫 주택공급대책을 발표할 계획이었다.법무부와 행안부의 회의도 폭우로 차질을 빚었다. 법무부는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사면심사위원회를 예정보다 2시간 늦은 11시로 연기했다. 행안부는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과 기자간담회 일정을 취소했다.

기업들의 피해상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여의도 본사 사옥은 이번 폭우로 일부건물이 침수됐다. 전원 공급 문제로 금융 투자 거래 시스템이 한때 접속 장애를 일으켰지만, 침수와의 상관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의 본사 사옥의 5층과 4층 일부는 집중 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입었다. 6층 외부 정원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대규모 누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5층에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을 담당하는 부서들이 있다. 같은 날 오후 4시께부터 한국투자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접속 장애를 일으키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압이 끊어지는 상황을 대비한 무정전 전원 장치(UPS)를 가동했지만, 접속 불량은 밤새 이어졌다.네이버D2SF는 언론간담회를 연기했다. 네이버D2SF는 당초 9일 밋업 행사를 열고 헬스케어 스타트업 2팀 소개할 예정이었지만 집중 호우로 행사를 돌연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네이버D2SF 측은 "집중 호우로 인해 도로 침수, 누수, 산사태 등 각종 피해가 잇따르고 있으며 계속해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면서 "특히 D2SF@강남이 위치한 강남역 인근의 도로 및 대중교통시설 피해가 매우 큰 상황이라 많은 분들의 안전과 편의를 고려해 D2SF 미디어 밋업을 잠정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도 이번 폭우로 배송 차질을 빚었다. 마켓컬리와 쿠팡, 11번가는 각각 "폭우로 일부 지역에 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는 공지사항을 띄웠다. 또한 "미배송 고객 대상으로 안내를 하고 환불조치를 했다"며 "주문한 상품이 안전하게 배송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대형 병원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전날 오후 11시께부터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세브란스 병원 건물 내부에도 물이 찼다. 침수 피해는 식당과 카페, 약국과 자기공명영상장치(MRI)실 등이 위치한 지하 1층에 집중됐다. 병원 직원들은 MRI 등 물에 민감한 의료기기가 비치된 곳을 침수 피해로부터 지키기 위해 검사실 입구에서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며 사투를 벌였다.

우편물 배달도 불똥이 튀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본부장 손승현)는 이번 집중호우로 우편물 배달이 일부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폭우로 재난이 발생된 지역은 집배원의 안전사고 예방과 우편물 보호를 위하여 우편차량을 이용해 특급 및 시한성 우편물 위주로 배달하고, 일반 우편물은 도로 상황과 집배원의 안전을 고려해 배달이 가능한 지역부터 배달할 예정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집중호우로 우편물 배달이 일시 중지되면서 발생하는 불편을 최소화하겠지만 일부 우편물은 지연 배달될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협조와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부분 건설 현장은 다행히 차질 없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 현장에서 별다른 비 피해 상황은 보고된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을 비롯한 중부권 일부 현장에 자잘한 이슈들은 있었지만, 공정이나 현장 운영에 지장을 줄 만한 피해는 없었다"며 "권역별 현장 지원 담당자가 수시로 현장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는 10일까지 많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 발생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9일 오전 6시 현재 사망 7명(서울 5명·경기 2명), 실종 6명(서울 4명·경기 2명), 부상 9명(경기) 등으로 집계됐다.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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