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까지 빗물 차오른 골목..빌라 반지하층에선 "사람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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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창문에서 빗물이 쏟아져."
전씨는 지상 3층 지하 1층인 ㄱ빌라의 지하층에서 20대 딸 3명과 함께 살고 있다.
전씨가 딸의 전화를 받고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빌라 앞 도로에 물이 차고 있었다.
전씨가 딸을 구한 지 5분여 만에 빌라 앞 도로에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면서 지하층 창문이 물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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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창문에서 빗물이 쏟아져."
전예성씨(52)는 지난 8일 오후 9시쯤 집에 있던 딸의 전화를 받았다. 집에 물이 차고 있다고 했다. 일하러 나가던 전씨는 급히 서울 관악구 신사동의 ㄱ빌라로 뛰어왔다. 이 시각 인근 도림천은 범람했고 서울지역에 폭우가 계속되고 있었다. ㄱ빌라 주변 주민들은 양수기로 물을 퍼내고 있었고 길은 흙탕물로 차오르기 시작했다.
전씨는 지상 3층 지하 1층인 ㄱ빌라의 지하층에서 20대 딸 3명과 함께 살고 있다. 전씨가 딸의 전화를 받고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빌라 앞 도로에 물이 차고 있었다.
ㄱ빌라는 주변 주택에 비해 지하층이 유독 깊다. 지형상 ㄱ빌라 앞 도로에 물이 차기 시작할 땐 ㄱ빌라 지하층은 천장까지 물이 차오른다. 전씨가 도착했을 땐 ㄱ빌라 현관문 반대편에 위치한 지하 주차장 쪽으로 난 지하층의 창문턱까지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전씨는 "2층에 사는 젊은 아기 아빠와 함께 창문을 뜯어 우리집 딸 셋을 밖으로 끄집어냈다"고 했다.
문제는 옆집이었다. 가족을 구한 전씨는 주변 주민들이 옆집에도 사람이 있다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전씨의 옆집에는 A씨(47)가 언니 B씨(48)와 자신의 딸 C양(13)과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었다. A씨의 노모는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2층에 사는 주민과 함께 창문을 뜯어내려고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수압이 강해 창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전씨가 딸을 구한 지 5분여 만에 빌라 앞 도로에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면서 지하층 창문이 물에 잠겼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0시26분쯤 ㄱ빌라 반지하에서 A씨와 B씨, 그리고 C양이 숨진 채 차례로 발견됐다.
전씨는 이날 오전 취재진과 만나 "시간이 5분만 더 있었어도 남자 3~4명만 더 있어도 구할 수 있었을 것 같다"며 "이미 길에 물이 차서 소방차가 들어오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했다.
전씨는 7년 전부터 이곳에 살기 시작했다. A씨 가족 역시 전씨와 비슷한 시기에 이사 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언니 B씨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 주민 D씨는 "그집 어머니는 병원에 입원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주말에 가끔 이야기 나눴는데 B씨는 발달장애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편 A씨는 전날 오후 8시55분쯤 지인에게 "집에 물이 차오른다"며 침수 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5분 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이미 지하층에 물이 너무 많이 찬 것으로 판단하고 소방에 공동대응을 요청해 합동으로 배수·구조 작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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