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보이는 두산, 절망적인 롯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아직 가을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마치 때를 기다렸다는 듯, 또 한 번 '가을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은 9일 현재 10개 구단 중 6위에 올라 있다. 지난달 2일 8위까지 추락했지만, 다시 한 계단씩 위로 올라왔다. 지난달 27일 6위 자리를 되찾은 뒤로는 열흘 째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페이스가 좋다. 후반기 승률 4위(0.583), 최근 10경기 성적 7승 3패다. 5위 KIA 타이거즈와의 게임 차도 4.5경기로 줄었다. 지난달 24일까지만 해도 8.5경기 차가 났는데, 2주 만에 4경기 차를 따라잡았다. 멀어진 듯했던 5강을 향해 다시 나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5~7일 KIA와의 광주 3연전이 분수령이었다. 두산은 5일과 6일 경기를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5일엔 새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이 5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첫 승리를 신고했다. 6일엔 정수빈이 KIA 마무리 투수 정해영을 상대로 동점 2점 홈런을 터트렸다. 7일 경기에선 연장 승부 끝에 4-5로 졌지만, 9회 초에만 4점을 뽑아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뽐냈다. 최근 4회 연속 루징 시리즈로 주춤한 KIA는 두산의 기세에 사흘 내내 진땀을 흘렸다.
두산은 올 시즌 힘겨운 레이스를 펼쳤다. 최근 수년 간 주축 선수가 대거 빠져나갔고, 팀에 남은 베테랑 선수들은 부상이나 부진에 시달렸다. 믿었던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는 부상과 제구 난조로 개점 휴업하다 팀을 떠났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할수록 두산 특유의 끈기와 승부사 기질이 빛을 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두산은 지난해 이미 '후반기의 기적'을 보여줬다. 두산은 지난 시즌 전반기까지 7위로 4위 SSG 랜더스와 4.5경기, 5위 NC 다이노스·6위 키움 히어로즈와 2.5경기 차가 났다. 그런데 후반기에 SSG·NC·키움을 모두 뒤로 밀어내고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쳤다. 이후 한국시리즈(KS)까지 올라 7년 연속 KS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두산이 후반기에 꿈틀대면 어느 팀이든 긴장할 수밖에 없다.
두산은 10일부터 NC 다이노스와 올해 마지막 3연전에 나선다. NC는 7위지만, 후반기엔 SSG 랜더스 다음으로 높은 승률(0.667)을 올린 난적이다. 주말에는 후반기 7할 승률(0.714)을 자랑하는 1위 SSG와 첫 2연전을 치른다. 5강을 향해 고삐를 조인 두산이 넘어야 할 고비다.
롯데 자이언츠는 두산과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KIA에 4경기 차 뒤진 6위로 전반기를 마쳤지만,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희망이 바스라졌다. 롯데의 후반기 성적은 3승 1무 11패(승률 0.214). 그 사이 순위는 8위까지 추락했다. 9위 삼성 라이온즈에도 1.5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다. KIA와의 격차는 7.5경기까지 벌어졌다.
원투펀치인 찰리 반즈와 박세웅이 동반 부진했고, 외국인 투수 교체(글렌 스파크맨→댄 스트레일리) 타이밍은 너무 늦었다. 전준우, 김원중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코로나19 확진으로 전열을 이탈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설상가상으로 롯데는 10일부터 키움 히어로즈와 3연전을 시작한다. 올 시즌 2승 6패로 약했던 상대다. 첫 경기는 지난해 롯데에서 뛰었던 스트레일리의 복귀전인데, 올해 최고 투수 중 한 명인 안우진과 맞서게 됐다. 첩첩산중이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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