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퀄컴, 파운드리스 반도체 '5.5조원' 발주.. 삼성 입지약화 우려

전혜인 2022. 8. 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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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경제적·정치적 수단을 동원해 자국 내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이에 따른 특혜가 미국 일부 기업에만 한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퀄컴 등 미국 팹리스들과 자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간 협업이 강화되는 등 '자국 중심주의'가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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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반도체와 과학법' 통과
美기업간 협업 '자국 중심주의'
현지 설비건설·투자 기업만 지원
삼성·SK '中 사업 축소'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경제적·정치적 수단을 동원해 자국 내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이에 따른 특혜가 미국 일부 기업에만 한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퀄컴 등 미국 팹리스들과 자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간 협업이 강화되는 등 '자국 중심주의'가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간) 퀄컴이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스와 42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추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기존에 양사가 맺었던 공급 계약을 합하면 총 74억 달러 규모로, 퀄컴이 설계한 반도체를 글로벌파운드리스의 미국 뉴욕 공장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내용이다. 반도체 종류는 5G 트랜시버, 와이파이,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전해졌다.

글로벌파운드리스에 따르면 이번 계약 내용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반도체와 과학법 서명을 하루 앞둔 8일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글로벌파운드리스, 반도체 장비 기업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 반도체 주요 수요사인 자동차 기업 포드와 GM 등 반도체 산업 관계사 CEO들이 진행한 회의에서 언급됐다. 이 자리에서 기업들은 이번 퀄컴과 글로벌파운드리스의 계약 내용을 비롯해 구체적인 반도체 투자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측에서도 법안과 관련한 구체적 지원 방안에 대해 언급했을 가능성도 크다.

토마스 콜필드 글로벌파운드리스 CEO는 "퀄컴과의 장기 계약 확대는 미국 내에서 더 탄력적인 공급망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국 의회와 정부의 지원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미국 내 최대 파운드리 기업으로 대만 TSMC,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3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기업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조사한 올해 1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매출 규모에서 글로벌파운드리스는 19억4000만 달러의 분기 매출을 거두며 시장점유율 5.9%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들 간 협업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이 대표적이다. 인텔은 지난해 7월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그간 TSMC와 삼성전자만이 가능했던 5나노(㎚) 이하 첨단공정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하며 미국 대표 기업인 퀄컴과 아마존을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퀄컴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최대 고객사 중 한 곳으로, 퀄컴이 이와 같은 공급처 다변화를 꾀하면 첨단공정에서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미국 반도체와 과학법은 자국 내 반도체 제조·생산 설비를 확장하는 것에 목표를 둔 지원 법안이다. 미국 내 반도체 시설을 건설하는 데에 390억 달러 수준의 지원금을 비롯해 공장을 건설하는 기업에 25%의 세액 공제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해당 법안에 따라 미국 내에 생산 및 연구·개발(R&D) 설비 건설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도 대규모 인센티브를 비롯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지원을 받은 기업이 향후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는 등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견제 내용도 함께 담아 '양날의 검'이라는 우려도 있다.

반면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에서의 사업을 정리하거나 축소하고 있어 이에 대한 부담이 적다. 실제로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지난 2018년 중국 청두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건설했으나 단 한 번도 공장을 가동하지 않다가 2020년 공장 운영을 중단했다. 인텔은 중국에서 운영하던 낸드플래시 공장을 비롯한 사업을 SK하이닉스에 넘겼다.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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