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대중정당화 역할 마다 않겠다".. 당권 도전 공식화

연금개혁 민·당·정 토론회 참석
중도·보수 통합 '실용 노선' 강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 : 청년세대를 위한 연금개혁 방향'에 참석해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이 확정된 9일 차기 당권 도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금개혁을 의제로 열린 '민·당·정 토론회' 모임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저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전후로 아주 일관성 있게 국민의힘은 중도와 보수가 통합해 실용적인 정당으로 거듭나야 된다, 사회적 약자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정당이 돼야 대중정당으로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며 "만약 그런 일을 하는 데 제 역할이 있다면 전 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간 당권주자로 거론돼온 안 의원이 간접적으로라도 당권 도전 의사를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다만 안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 시기를 특정해 주장하지 않고, 공론화 절차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여러 분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니 3개 정도 길이 있는 것 같다. 어떤 분은 9월, 어떤 분은 11월, 아니면 다음 분들은 (내년) 1월에 전대를 해야 한다고 한다"면서 "당원들과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공론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되는 게 옳지 어떤 한사람 주장으로 밀어붙이는 식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 원내인사들 중 김기현 전 원내대표와의 당권 경쟁 구도로 주목받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까지 자신의 공부모임인 민·당·정 토론회를 4차례 열었으며, 김 전 원내대표는 '혁신24, 새로운 미래'를 이끌며 모임 세대결을 벌이는 한편 대야(對野) 강경비판으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4선 중진인 김 전 원내대표는 9월말~10월초 조기전대를 열자는 입장이고, 국민의당 출신인 안 의원은 당내 지지세력 확보 후 내년초 전대를 여는 방안을 선호한다는 후문이다.

한편 안 의원은 출범할 비대위 역할을 두고는 "제대로 선출된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해 여러가지 의견을 수렴해 전대를 차질없이 준비해야 한다"고 '관리형'에 초점을 맞췄다. 직무정지 상태에서 자동해임 수순인 이준석 당 대표가 비대위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전국위 의결절차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할 수 있다는 우려엔 중립인사들과 측근들도 떠나고 있다며 "이제는 멈춰야할 때"라고 촉구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