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다시 띄우는 中..차이나머니로 '美 포위전선' 뚫을까

손일선 입력 2022. 8. 9. 17:51 수정 2022. 8. 9.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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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일보 일대일로 포럼 개최
40여개국 언론인 120명 참석
"세계 발전위한 공공 플랫폼"
아프리카 등서 中 영향력 확대
스리랑카 등 부채 못갚아 부도
"개도국 채무위기 불러" 비판도

◆ 일대일로 포럼 ◆

9일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인민일보가 개최한 `일대일로미디어협력포럼`에서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이 영상을 통해 일대일로 사업과 동북아시아 협력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시안 = 손일선 특파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이후 미국과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간 중국이 '일대일로'를 앞세워 전 세계 영토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중단됐던 일대일로포럼을 오프라인으로 재개하는 등 국제사회 우군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일대일로가 '부채의 덫'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데다 미국 등 서방 세계도 일대일로에 맞선 신흥국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어 일대일로의 미래가 평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9일 산시성 시안에서 '2022 일대일로미디어협력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공산당과 산시성 정부, 인민일보 측 고위 인사는 물론 40개국의 언론인 120여 명이 참석했다.

'상호 연대 강화를 통한 세계 공동 발전 추구'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 공산당은 "일대일로는 글로벌 공동 발전을 위한 공공 플랫폼이자 국제 공공재"라는 점을 강조하며 디커플링을 추구하는 미국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황쿤밍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중앙선전부장은 축사에서 "일대일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세계 발전과 인류 공동의 번영을 위해 내놓은 핵심 구상"이라면서 "일대일로를 통해 세계가 기회를 공유하고 발전을 도모하며, 인류가 그 과실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퉈전 인민일보 사장도 "지금 세계는 100년 만에 큰 변화의 길에 들어서 있다"며 "인류사에 유례없는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는 시점에서 개방·협력을 통한 일대일로의 정신은 세계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대일로는 시 주석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대외 정책 브랜드로, 과거 실크로드를 21세기에 재현하겠다는 목표다. 철도·항만·고속도로 등을 비롯한 막대한 규모의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계획을 뼈대로 한다. 공산당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까지 149개국, 32개 국제기구와 함께 200여 개의 공동 건설에 관한 일대일로 협약을 체결했다.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도 커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이츠코위츠 가족재단'이 지난달 공개한 '2022년 아프리카 청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영향력 부문에서 중국은 77%로 미국(67%)을 제치고 1위 국가로 올라섰다.

하지만 지난 9년간 일대일로의 영토가 빠르게 확장되는 과정에서 파열음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스리랑카다. 스리랑카는 함반토타 항구 건설 과정에서 중국에 진 14억달러(약 18조원)의 빚을 갚지 못해 결국 중국에 항만 운영권을 99년간 넘겨줘야 했다. 함반토타항은 인도양의 주요 항로에 위치한 요충지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함반토타항을 자국 해군기지로 활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에 막대한 빚을 진 스리랑카는 코로나19 대유행,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가 경제가 붕괴되면서 결국 지난 5월 국가부도(디폴트)를 선언했다.

스리랑카 외에 라오스, 잠비아, 몰디브, 지부티 등도 중국에 진 막대한 부채로 신음하고 있다.

이처럼 일대일로 참여국들이 부채의 늪에 빠지는 것은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는 일반적인 국제금융기구와 달리 중국은 보다 쉬운 조건으로 거금을 빌려주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개발도상국 입장에서 채무 함정에 빠지기 쉬운 환경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대출 미상환 리스크가 눈덩이처럼 커지면 결국 중국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로이터 인터뷰에서 "세계 최대 채권국인 중국과 여타 주요국이 신흥국 부채 문제를 감당하지 못하면 '침체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며 "국가 부채 문제가 전면적 위기로 치달으면 중국이 극적으로 큰 손실을 보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안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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