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둔 차에 정체극심..출근길 서초터널서 4시간 고립되기도
483mm '비폭탄' 쏟아진 동작구
경문고 후문 축대붕괴 토사 유입
서울 관악·중구 등 산사태 경보
지하철 9호선 한때 운행 중단
동부간선도로 다시 전면 통제
◆ 중부지방 물폭탄 ◆
직장인 유 모씨(44)는 "회사 차량을 몰다가 차가 침수돼 이렇게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견인하고 있다"며 "지하철로 간신히 출근했는데 사무실 엘리베이터가 멈춰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강남역 일대 일부 빌딩들은 폭우로 한때 전기와 수도가 끊기기도 했다. 인근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이 모씨(29)는 "점심시간이 다 돼가는데 아직 물도 안 나오고 전기도 끊겨 너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동작구 A아파트 옆 축대가 무너지면서 주민들은 주민센터, 체육센터, 학교 등에 마련된 대피소로 이동했다. 주민 강 모씨(60)는 "8일 밤 10시쯤 아파트 옆 옹벽이 무너지면서 지진이 난 것처럼 아파트가 앞뒤로 크게 흔들렸는데 정말 무서웠다"며 "지하에 물이 차면서 전기와 수도도 끊겼고 계단이 있는 쪽은 창문이 깨졌다"고 말했다.
강씨는 "자정쯤 돼서 119 대원들이 아파트 밖으로 나오라고 해 지갑이랑 휴대폰만 챙겨서 대피소로 왔다"고 설명했다.
사당3동에 위치한 일부 빌라와 주택 저층에는 집 안으로 물이 들어차는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사당 3동 주택 지하에 거주하는 김 모씨(59)는 "밤중에 물이 허리까지 들어차서 물을 헤치고 겨우 나왔다"고 밝혔다. 일부 빌라 주민들은 빗물과 함께 토사가 들이닥치면서 나무가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등 아찔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터널에 방치된 침수 차량으로 교통 혼잡이 빚어지면서 운전자들이 고립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부터 서울 사당동과 양재동을 연결하는 서초터널이 차량으로 가득 차 운전자 상당수가 고립됐다. 터널 내 운전자들은 점심 무렵까지 터널에 갇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새벽까지 서울 시내 주요 도로 통제도 이어졌다. 동부간선도로 성수JC~수락고가차도 구간이 침수돼 오전 2시 25분까지 진입이 통제됐고, 올림픽대로 여의상류IC도 침수로 인해 양방향 통행이 불가능했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다시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하면서 서울 시내 주요 도로 운행과 지하철 운영도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서울 동부간선도로가 다시 전면 통제됐고, 지하철 3호선도 일부 구간 운행이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철산대교 하부도로가 이날 밤 9시부터 전면통제됐으며 아울러 노들로 당산역~여의하류IC 구간도 전면 통제에 들어갔다.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경문고 후문 부근에서는 이날 저녁 추가로 내린 비에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축대가 무너져 토사가 유입됐다. 동작구에는 전날부터 9일 오후 8시까지 총 483mm의 비가 내렸다.
한편 기록적 폭우로 피해를 입은 차량은 4072대에 달했다. 추정 손해액만 559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날 오후 2시까지 삼성화재·현대해상 등 상위 4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와 낙하물 피해를 합친 것이다.
업계에선 이들 자동차보험의 시장 점유율이 85% 수준임을 감안하면 전체 보험사 기준 차량 피해액이 658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강남지역에 피해가 집중됨에 따라 차량 가격이 높은 외제차 등의 피해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이번 피해 규모는 단일 재해로는 역대급 수준"이라며 "오후까지 피해 접수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10일까지 중부지방에 최고 350㎜ 이상의 많은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고 있어 앞으로 피해 금액은 훨씬 더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진 탓에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계감도 높아지고 있다. 산림청은 이날 전국 49개 시군 지역에 산사태 예보가 발령됐다고 밝혔다. 가장 높은 수준인 '경보'가 발령된 곳은 서울 관악구와 중구, 인천 남동구, 경기 부천시 등 12곳이다.
[문가영 기자 / 김정석 기자 / 박제완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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